# 보티첼리, 『신곡』 삽화를 그리다.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태어난 단테(1265∽1321)가 1321년에 죽은 지 160년이 되는 1481년에 피렌체의 인문주의자 란디노는 『신곡』의 주해서를 출간하였다.

란디노의 뒤를 이어 시인 피치노는 다음과 같은 내용의 글을 발표했다.
“거의 2백 년이나 지속된 오랜 애도의 기간이 끝나고, 마침내 피렌체 시민들은 살아서 다시 고향에 돌아온 단테 알리기에르를 기쁘게 맞아들여 영광을 베풀고 환대했다.”
이는 메디치 가문의 추종자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 시기 피렌체는 ’위대한 자 로렌초‘ 주도 아래 신플라톤주의가 꽃을 피우고 있었다.
보티첼리 역시 단테의 『신곡』에 대하여 무한한 찬사를 보내면서 1480년부터 1500년 사이에 『신곡』의 삽화 102점(9점은 소실되었고, 4점만 채색되었다)을 그렸다. 이 삽화들은 오늘날 독일 베를린에 있는 두 곳의 박물관과 바티칸의 로마 교황청 도서관에 나뉘어 소장되어 있다.
# 단테의 지옥 여행
단테가 묘사하고 있는 지옥(地獄)은 제1옥(獄)에서 제9옥까지 있으며 역(逆)피라미드의 원추형(깔때기) 모양을 하고 있다. 제1옥은 림보, 제2옥은 음욕(淫慾), 제3옥은 식탐, 제4옥은 탐욕, 제5옥은 분노, 제6옥은 이단, 제7옥은 폭력, 제8옥은 사기, 제9옥은 배신이다.
아래로 갈수록 죄가 무거운데 죄가 가장 무거운 곳이 제9옥이다. 따라서 폭력보다 사기나 배신이 더 죄가 무겁다.
보티첼리는 지옥도를 그렸는데 2016년에 개봉한 톰 행크스 주연의 인페르노(Inferno) 영화에도 나온다.
그러면 단테의 지옥 여행을 살펴보자.
단테는 베르길리우스의 안내를 받아 숲을 통과하여 지옥의 문에 이른다. 지옥의 문 꼭대기에는 어두운 글자들이 새겨져 있다.
“나를 거쳐서 길은 황량의 도시로
나를 거쳐서 길은 영원한 슬픔으로
나를 거쳐서 길은 버림받은 자들 사이로
나의 창조주는 정의로 움직이시어
전능한 힘과 한량없는 지혜
태초의 사랑으로 나를 만드셨다.
나 이전에 창조된 것은 영원한 것뿐이니
나도 영원히 남으리라
여기 들어오는 너희는 모든 희망을 버려라.”
이 글을 보면서 단테는 ‘말뜻이 무섭다’고 말했다.
그러자 베르길리우스는 “여기서는 네가 가진 모든 불신과 두려움을 버려야 한다.
너는 지성의 선(善)을 잃은 자들, 그 비참한 무리를 보게 될 것이다” 라고 대답하였다.
‘지성의 선’은 진리를 아는 인간의 통찰력이란 뜻으로 아리스토텔레스 (BC 384-322)의 글귀이다. 단테는 이 글귀를 인용하면서 ‘하느님을 아는 인간 지성의 능력’으로 확대 해석하였다. (윌리스 파울리 지음, 쉽게 풀어쓴 단테의 신곡 –지옥편, p 54)
(한편 프랑스 미술가 오귀스트 로댕(1840-1917)은 ‘지옥의 문’ 조각상을 제작했는데, 이는 단테의 『신곡』 ‘지옥편’을 주제로 하였다.
높이 6미터, 너비 4미터, 깊이는 1미터 이며 180개 인물을 포함한다. 지옥의 문에서 가장 유명한 조각은 ‘생각하는 사람(원제는 시인)’이다. ‘생각하는 사람’은 아마도 단테를 모델로 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윽고 한숨과 울음과 고통의 비명들이 별 하나 없는 어두운 하늘에 울려 퍼졌다. 이 소리를 처음들은 단테는 울음을 터뜨렸다.
조금 있다가 두 사람은 아케론강을 건너 제1옥 림보(Limbo)에 도착했다.
# 제1옥 림보 (『신곡』 ‘지옥편’ 제4곡)
베르길리우스가 말했다.
“단테, 이곳은 림보라네. 여기 있는 자들은 아무런 죄를 짓지 않았고 업적도 있지만, 아주 중요한 일을 이루지 못했지. 바로 세례라네. 그리스도 이전에 살면서 그들은 하느님을 올바로 대하지 않았어.
나도 그 중 한 사람이네. 다른 잘못은 없어. 그 죄 하나 때문에 우리는 버림받았어. 언제까지라도 희망 없는 희망 속에서 살고 있지.”
베르길리우스와 단테는 숲을 지나 꼭대기에 있는 성으로 걸어갔다. 그때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고귀한 시인을 드높여라!
이곳을 떠났던 위대한 영혼이 돌아왔다.”
조금 있다가 단테는 네 개의 커다란 그림자가 다가 오는 것을 보았다.
베르길리우스가 말했다.
“세 사람 보다 앞서서 오는 사람은 시인들의 왕 호메로스이고 그 다음에 풍자시인 호라티우스가 오고 있다. 세 번째는 오비디우스, 마지막은 루카누스구나.
단테는 이들에게 인사했으며, 시인들은 단테를 6번째 시인으로 지목했다.
이어서 단테는 학문의 성이라는 커다란 성곽 밑에 이르렀고, 아름다운 강을 건너서 7개의 정문을 지났다. 그 안에는 많은 위인과 철학자, 과학자들이 거닐며 이야기하고 있었다.
거기에는 헥토르와 아이네아이스, 카이사르 등 많은 위인들이 있었고,
아리스토텔레스, 소크라테스, 플라톤, 데모크리토스, 디오게네스, 탈레스,키케로, 세네카, 히포크라테스 등의 모습이 보였다.
( 참고문헌 )
o 단테 지음 · 박상진 옮김, 신곡 지옥편 - 단테 알리기에리의 코메디아 민음사, 2007
o 윌리스 파울리 지음 이윤혜 옮김, 쉽게 풀어쓴 단테의 신곡 –지옥편, 예문, 2013
o 바르바라 다임링 지음·이영주 옮김, 산드로 보티첼리, 마로니에북스, 2005
o 도미니크 티에보 · 장희숙 옮김, BOTTICELLI, 열화당, 1992
o 실비아 말라구치 지음 · 문경자 옮김, 보티첼리, 마로니에북스, 2007
o 키아라 바스타외 지음 · 김숙 옮김, 보티첼리, 예경,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