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마당극이다”
“이것이 마당극이다”
  • 최유진 기자
  • 승인 2010.01.15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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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북구문화의집 극단 ‘갯돌’ 초청
“관객과 배우 어우러진 ‘소통의 장’”

‘밥’이 지닌 생명적 가치를 질펀한 사투리가 넘치는 남도 특유의 맛으로 풀어낸 마당극<남도천지밥(연출 손재오)>이 지난 14일 저녁 북구문화의집 공연장에 올랐다.

 

▲남도 특유의 맛으로 풀어낸 마당극<남도천지밥(연출 손재오)>이 지난 14일 저녁 북구문화의집 공연장에 올랐다.

공연은 마당극 배우들의 익살스런 연기와 농악의 흥겨움이 어우러졌다. 또 공연 중간마다 배우들의 작품 해설과 관객 참여 시간까지 마련돼 있어 그야말로 마당극의 진수를 보여줬다.

 

북구문화의집 근처 공원에 운동하러 왔다가 홍보 플랜 카드를 보고 공연장을 찾은 고광영(62·오치동)씨는 “혹시나 해서 왔는데 의외의 횡재수를 만났다”며 “도시에 살면 농악을 듣기가 어려운데, 오랜만에 흥겹고 신나게 놀아봤다”며 어깨를 들썩였다.

공연을 주관한 북구문화의집 정민룡 팀장은 “미술관, 공연장, 박물관 등 한정된 공간의 공연을 탈피하고자 했다”며 “넓은 의미로 보면 공원, 아파트 옥상, 마을 정자, 놀이터 등 일상 공간도 얼마든지 문화의 향유지가 될 수 있다”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시민 김기수(55·문흥동)씨는 이날 공연에 남다른 감동을 느꼈다. 김 씨는 “딱딱한 인간관계와 무관심이 팽배한 사회에서 공연을 통해 잠시 여유와 웃음이 넘치던 고향 생각이 나서 좋았다”며 소감을 전했다.

마당극 <남도천지밥>은 씨를 뿌려 거두기까지 한해 농사일을 주요 소재로 한다. 이 과정에 흥겨운 잡색놀음, 전래 민담 흥부와 놀부를 각색한 극, 격렬한 춤판 등 다양한 요소가 삽입된다. 현대 문화에 대한 풍자도 빼놓을 수 없다.

관객들은 1시간가량 진행되는 극을 통해 밥(쌀)이 나눔과 생명의 가치로 전환되는 사유의 과정을 체험하게 된다.

 

▲배우와 관객이 한데 어우러져 마당극을 즐기고 있다.

이날 공연은 관객뿐 아니라 배우에게도 새로운 경험이었고, 발전의 과정이 됐다.

 

극단 ‘갯돌’ 배우 문관수씨는 “관객의 단순한 관람이 아닌 직접 참여를 이끌어 내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소통’에 중심을 두고 무대를 준비했다”며 “어린아이부터 어르신들까지 모두가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뿌듯하다”고 말했다.

한편, 북구문화의집은 아시아문화중심도시조성 사업의 일환으로 앞으로도 시민의 일상 공간을 무대로 한 또 다른 공연을 기획 중이라고 전했다. 문의는 전화 (062)269-1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