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이루어지는 마법같은 시간
사랑이 이루어지는 마법같은 시간
  • 최유진 기자
  • 승인 2010.01.25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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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연극 <70분간의 연애 He&She>
2월 7일까지, 상무지구 우체국보험 광주아트홀

▲ 연극 <70분간의 연애 He&She> 주인공 지수(좌)와 준식.

남자의 말에 “어머머 웬일이니?”를 되풀이하는 여자와 여자의 말에 “아우~아우~(늑대울음)”만을 되풀이하는 남자. 연극을 시작하는 주인공들의 대사는 다소 생소하지만, 어디서 한번 봄직한 의사소통의 모습이다.

사랑에 서툰 이들이 서로의 감정을 확인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상대의 감정을 확인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 역시 쉬운 일이 아니다. 심지어 자신 본연의 마음까지도 알 수 없는 무아지경의 상태가 되기도 한다.

여성과 남성의 미묘한 성격 차이는 사랑을 더욱 어렵고, 복잡하게 만든다. 사랑이 완성되기 위해서 ‘소통’이 중요한 이유다.

감정의 표현 방법은 대화가 될 수도, 몸짓이 될 수도 있다. 때로는 눈빛만으로도 가능하며, 설명할 수 없는 느낌으로 알아채기도 한다.

15년간 우정을 지켜온 이준식(김찬형 분)과 송지수(유지연 분)는 사랑의 감정을 과거 서로에게 남겨놓았던 추억의 장소(석봉의 카페)에 붙여 놓은 메모를 통해 확인한다.

70분은 15년간 표현하지 못했 던 두 남녀의 감정을 확인하며 극적으로 사랑이 이루어지는 시간이다.

15년지기 절친이었던 준식과 지수는 그들이 오래전부터 즐겨 찾던 석봉의 카페에 마주 앉아 있다. 상기된 표정으로 대화를 이어나가는 둘. 어젯밤 함께 잠자리를 했던 사고(?)를 서로의 잘못이라 추궁하고, 책임을 전가하기에 바쁘다.

만취로 인한 ‘심신상실’ 상태였던 어젯밤을 차량접촉 사고에 비유하며 차분하게 이야기 하지만, 서로의 잘못을 추궁하는 도중에 과거의 오해와 서운함까지 이야기하면서 말싸움까지 벌이게 된다.

그 과정에서 준식과 지수는 석봉의 카페에 지난 시간 남겨놓았던 상대방의 메모를 발견하게 되고, 우정과 사랑의 경계에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를 하던 서로의 본심을 확인하게 된다. 우정 뒤에 꽁꽁 숨겨놨던 ‘사랑’이 표출되는 순간이다.

단순한 스토리에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결말이다. 하지만, 지루하기 보다는 70분 내내 유쾌하다. 후반부에는 팽팽한 긴장감까지 느껴진다.

‘로맨틱 코미디’라는 타이틀을 내 건 연극은 공연 내내 관객들에게 끊이지 않는 웃음을 선사한다. 단순한 스토리이지만 남녀 배우의 코믹한 단어사용과 능청스런 연기력은 관객들로 하여금 유쾌한 웃음을 계속해서 이끌어 낸다.

‘접촉사고’, ‘진입신호’, ‘쌍방과실’ 등 어젯밤의 사고를 차량사고에 비유한다. 또 한 쌍의 인형으로 어젯밤 일을 직접 재연하는 장면 역시 웃음을 참을 수 없게 한다.

“아무리 친구라지만 너 나 만날 때는 화장도 안하고, 그 스카프는 웃기려고 한거냐? 결정적으로 머리 정도는 감아야 하는 거 아니야?(준식)”

“여자 나이 서른 둘. 결혼하기에는 늦고, 죽기에는 너무 이르다고?(지연)”

배우들의 대사는 작품의 성격상 객석을 채운 많은 커플 관객들의 정곡을 찌른다.

연극은 공연 전 관객들에게 받은 사연이 담긴 메모를 소개하고, 선물을 증정하는 코너를 끝으로 훈훈하게 마무리 된다.

한편 연극 <70분간의 연애 He&She>는 문화공간 디케이비(주)가 기획하고 차근호 씨가 극본을, 지영 씨가 연출을 맡았다.

공연은 오는 2월 7일(일)까지 평일은 오후 7시 30분(월요일 공연 없음), 주말은 오후 4시와 7시 30분 상무지구 한국은행 옆 우체국보험 광주아트홀에서 열린다.

입장료는 3만원. 다음 카페 기분 좋은 극장(http://cafe.daum.net/goodfeeltheater) 회원, 케냐 에스프레소 회원 및 당일 구매 영수증 제시, 헤어캇또 회원은 각 20% 할인된다. 문의전화는 1544-5010, (062)372-3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