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7주년을 맞이한 <시민의소리>는 오는 6월 13일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광주광역시시장 후보’로 거론되고, 출마가 예상되는 후보들에게 공통된 질문을 통해 후보자의 포부를 듣는 인터뷰를 마련했다.
이번 기획은 광주시장 후보자들의 기본적인 소양 등 면면을 알려 유권자들의 판단에 도움을 주기 위해 특집으로 준비했다.
한편, ‘광주광역시 시장 후보자에게 듣는다’ 기획으로 강기정 더불어민주당 북갑 지역위원장, 이용섭 전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에게 직접 전화로 동일한 인터뷰를 사전 요청했으나 공식 출마선언 이후 응하겠다고 답변해 이번 특집에서는 누락되었음을 알린다. 글 싣는 순은 가나다 순. <편집자주>
공통질문1) 왜 자신이 광주광역시장이 되어야 하는가.
광주시민들과 함께 변화의 깃발을 치켜들고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 나가고, 시민이 주인이 되는 참세상을 열기 위해서 입니다.
광주의 현실을 냉정하게 봤을 때 달라진 것은 없습니다. 광주경제는 여전히 침체기인데다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특히 지역에 기반을 둔 기업들의 사업장이 앞 다퉈 해외로 이전하는 상황이며, 일자리가 없어 지역을 등질 수밖에 없는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동안 우리 광주는 지난 1995년 지방자치가 시작된 이후로 23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획기적으로 발전하거나 변화하지 못했습니다.
인구 규모가 비슷한 경쟁도시인 대전에 밀려난 지 오래됐고, 영남과 호남의 인구 격차는 800만 명 이상으로 벌여졌습니다.
더 안타까운 것은 민주주의 본산이자 대한민국의 정치를 주도해 왔던 호남에서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로 우리 지역을 대표하는 호남의 대표 정치인이 없다는 점입니다.
광주는 항상 정의를 외쳐 왔습니다. 많은 분들께서 이제부터라도 채찍질을 해서 지역의 정치인을 유능한 재목으로 키워내야 한다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16살 나이로 시민군과 함께 싸웠던 최영호입니다. 그리고 80년대 대학 시절에도 학생운동 최선두에 나서 민주화를 위해 이 한 몸을 받쳤고, 이후 기초의원과 광역의원을 거쳐 현 남구청장까지 지방자치 역사와 궤를 같이 해왔습니다.
본격적인 지방분권 시대를 맞아 이제는 지역에서 좋은 정치인이 발굴되어야 합니다. 오직 광주 발전을 위한 절박함과 애정, 열정을 가진 사람만이 해낼 수 있습니다.
광주발전을 위해 그동안 착실하게 준비해 온 만큼 우리 시민들이 어느 부분을 가장 가려워하는지를 명확히 꿰뚫고 있습니다. 세대교체를 뛰어 넘어 시대교체로 더 젊은 광주를 만들어 나가야 할 때입니다.
공통질문2) 지방분권, 자치분권에 대한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견해에 대해 말씀해 주신다면.
2018년은 지방분권 개헌 원년입니다. 문재인 대통령께서도 지방분권의 중요성을 누차 강조하고 계십니다. 의지 또한 확고합니다.
지방분권이 중요한 이유는 행정 분야에서 중앙정부가 가지고 있는 권한을 지역으로 되돌려 주다보니 지방자치단체가 주민을 위해 힘을 쓰고, 그 혜택이 고스란히 지역 주민들에게 돌아가기 때문입니다.
또 중앙집권적 정치 풍토를 개선하고, 지방 선거를 통해 발굴된 지역 정치인이 주민자치와 풀뿌리 민주주의 활동을 통해 더 튼튼한 지방정부를 만들 수 있어서입니다.
우리 광주는 세계에서 지방자치가 가장 발달한 스위스 사례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스위스는 2016년 기준 명목 GDP가 6,625억 달러로 세계 19위, 1인당 GDP는 7만9,578 달러로 세계 2위에 올라 있습니다.
이 작은 국가의 성장 동력은 스위스 정치의 기본 단위인 ‘게마인데’에서 비롯됩니다. 주민 개개인이 모여 만든 협의체인데, 일상생활 및 정치에 관한 모든 것들이 이 협의체를 통해 논의되고 결정됩니다.
주민들이 총회를 열어 마을버스 도입이나 초등학교 추가 건립 등을 결정하곤 합니다. 스위스 내에만 이러한 조직이 2,300여개나 됩니다.
우리 남구에는 스위스의 ‘게마인데’와 유사한 사례 및 제도장치가 마련돼 있습니다. 주민결정 행정시스템을 통해 주민들께서 옛 봉선동 남구청사 이전을 결정했고, 옛 보훈병원 일대 부지 활용방안 등에 대한 의견을 주셔서 주민들의 뜻이 정책에 반영되기도 했습니다.
주민 개개인이 참여정치를 통해 지역 공동체의 살림살이를 운영하고, 공동체 가치 지향을 통해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를 배우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이 참된 지방분권, 지방자치입니다.
공통질문3) 광주시장으로 당선된다면 꼭 펼치고 싶은 자신만의 정책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현 정부에서 약속한 대통령 공약사업을 지역현실에 맞춰 확대하겠습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대한민국 에너지 신산업 메카 육성사업’입니다. 이 사업은 제가 대통령 공약사업으로 건의했던 5조5,000억 원 규모의 ‘영산강 에너지 융·복합 클러스터 조성사업’을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에너지 신산업 메카 육성사업은 광주·전남의 산업이 아닌 국가산업으로, 국가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는 산업으로 만들어 가야합니다.
이를 위해 정부가 관련 특별법을 제정토록 해야 합니다. 특별법을 속히 만들어 산업자원부에서 에너지 산업을 총괄하고, 한전 및 광주시·전남도가 지원하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합니다.
신재생 에너지와 가장 연관이 큰 분야는 배터리를 비롯한 친환경 자동차 산업입니다. 이 산업 역시 광주만의 부분적 산업으로 볼게 아니라 에너지 산업과 연계해 광주·전남이 상생 발전하도록 해야 합니다.
대통령 ‘문화수도 광주’ 공약사업도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에 구상했던 2조7,000억 원 정도의 사업이 아니라 3조5,000억원 규모로 확대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광주가 명실상부하게 아시아의 문화중심도시로 자리매김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와 함께 4차 산업 시대를 맞아 준비가 필요합니다. 인공지능과 로봇기술이 핵심이 되는 산업혁명으로, IT기술을 통해 산업 전반에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하는 시대인데 우리 광주는 에너지 저장장치와 자동차 기술, 정보통신기술이 결합해 만들어지는 친환경 자율주행차 분야에 강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재 육성도 반드시 필요합니다.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과 로봇 기술, 정보통신의 융합이 주도하는데, 과거처럼 한 분야의 전문성만으로 성공하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공통질문4) 광주광역시의 군 공항 이전, 도시철도 2호선 건설, 어등산 관광단지 등 지역 현안을 풀어나갈 대안, 대책이 있다면 무엇인가.
우선 지역현안 문제로 지역사회가 갈등을 겪게 된 이유를 살펴 볼 필요가 있는데, 근본적인 원인은 광주시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숙의 민주주의 절차가 매우 미흡했다는 점입니다.
군 공항 이전이나 도시철도 2호선, 어등산 관광단지 등 지역 현안 문제는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누구를 위해, 어떠한 절차와 방법을 거쳐 결정할 것인지’ 이에 대한 기준점만 명확히 하면 되는 겁니다.
아쉽게도 그동안 광주시와 우리 지역사회에서는 이 문제를 놓고 광주시민 전체가 참여할 수 있는 소통의 자리를 마련하는데 소홀해 왔습니다.
정책결정의 권한을 광주시민들의 몫으로 되돌려 줬다면 갈등도 반복되지 않고, 시민들의 충분한 공감 속에 처리할 수 있었던 것이라 판단됩니다.
이제는 국민들이, 지역의 시민들이 중심이 돼 결정해야 할 사업들이 갈수록 많아질 것입니다. 광주시민의 일원으로서 저는 지역사회 현안문제와 관련해 시민 대표, 각 분야 전문가, 시민사회단체 대표, 광주시 및 지방의회 대표 등으로 구성된 원탁회의를 개최해 지역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협의안을 만들어 최적의 대안을 만들 것을 제안합니다.
군 공항 이전은 광주·전남 상생의 중요한 계기가 되는 부분입니다. 기피시설 인식이 남아 있어 전남 지역민들을 설득하는 게 쉽지 않겠지만 대구 군 공항의 사례에서 보듯이 민간공항과 함께 옮겨 이전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고, 서로의 열린 마음이 중요합니다.
도시철도 2호선 역시 광주시장과 몇 사람의 전문가, 시민단체 일부만 고민하다보니 정작 광주시민들은 어떤 장·단점이 있는지를 모르고 있습니다. 자율주행 자동차 및 드론의 시대 등 앞으로 20~30년 뒤에 미래 교통환경이나 흐름이 바뀔텐데 이에 대한 시민들의 전반적인 공감대가 없는 상태에서 추진하는 것은 섣부른 감이 있다고 봅니다.
공통질문5) 후보자에게 ‘정치’란 무엇인가? 마지막으로 유권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정치의 주인은 국민입니다. 따라서 정치의 근본은 국민을 위하고, 국민을 편안케 하는 것이어야만 합니다.
불행하게도 이명박, 박근혜 정부로 이어진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국민이 없었습니다. 국민들로 채워져야 할 자리에 소수 특권층의 사욕이 대신했습니다.
국민을 대변하지 않는 정치, 힘 있고 돈 있는 특권층만을 위한 정치로 우리 사회에서 ‘갑’이라는 이름의 기득권 정치가 성행하기도 했습니다.
올바른 정치는 국민의 뜻이 정치에 직접 반영될 때 시작되는 것입니다. ‘민주주의의 가치는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리는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주권재민(主權在民)이 국민을 위한 정치이고, 국민에 의한 정치가 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1980년대 독재타도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20대 청춘시절을 보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전기 고문과 물 고문 등을 당하면서도 끝까지 신념을 지키며 살아왔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정치적 파트너로써 그 영광의 길을 함께 걷고 싶습니다. 그리고 크고 작은 권력을 주민들에게 돌려 줄 때 진정한 참여정치가 시작되듯이 소통과 화합으로 더불어 잘 사는 광주를 만들겠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당선으로 모처럼만에 우리 광주·전남이 어려운 여건을 극복하고 발전할 수 있는 호기를 맞고 있습니다. 정치인으로서 20년을 살아오면서 호남의 발전과 지역사회를 위해 제가 어떠한 일을 해야 할지 충분히 고민했고, 준비도 부단하게 해왔습니다.
이번 6·13 지방선거를 통해 능력 있는 지역 정치인이 광주시정을 이끌 수 있도록 광주시민들께서 힘을 보태주셨으면 합니다. 위대한 광주시민의 저력을 기대합니다.
개별질문) 지난 2015년 양림동 플라타너스 나무를 청장님 집을 짓기 위해 베었다는 의혹이 있다. 구청은 민원으로 인해 베었다고 했지만 아직까지도 시민들은 의심을 품고 있는데 해명을 한다면.
당시 언론에서 양림동 자택을 짓기 위해 플라타너스를 벌목했다는 의혹을 제기했고, 한 시민단체에서 성명서를 발표해 제가 잘못한 것처럼 일이 커졌던 겁니다.
그래서 성명서 발표 다음 날 해당 시민단체에 플라타너스가 베어지게 된 과정을 조목조목 설명했고, 시민단체에서 구청 주장을 수용하며 더 이상 문제 삼지 않기로 결론이 났습니다. 언론에서도 더 이상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습니다.
의혹이 확산됐던 배경은 두 가지였습니다. 먼저 언론과 시민단체에서는 잘린 플라타너스가 김현승 시인의 시 ‘플라타너스’에 직접 영감을 준 나무라고 했는데, 실제 연관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현승 시인 기념사업회 관계자는 “김현승 시인이 플라타너스를 좋아한 것은 맞지만 이는 아버지 김창국 목사께서 교회에 심었던 플라타너스를 어릴 적부터 껴안고 놀던 것에서 비롯된 것이며, 그 나무는 이미 10년 전에 베어졌다”고 밝혀 문제가 일단락됐습니다.
또 한 가지는 플라타너스를 꼭 베어야 했는지 인데, 양림동 주민들께서는 2013년부터 수차례에 걸쳐 안전을 위해 나무를 베어 달라고 민원을 제기했습니다.
그 이유는 실제 사고로도 이어진 전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강풍을 동반한 폭우로 인해 나뭇가지가 부러져 주차된 차량이 파손됐고, 나뭇가지가 전봇대를 건드려 정전사고도 발생해 주민들이 불편을 겪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지난 2014년 10월과 2015년 1월에 양림동에서 현장 민원실인 ‘찾아가는 구청장실’을 운영했는데, 이때도 나무를 베어달라는 민원이 제기됐습니다.
사유지에 심어진 나무인지라 제거를 위해서는 주인 동의가 필요했는데, 소유주가 당시 양림동에 거주하지 않아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이후 해당 부지를 매입하면서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부득이하게 잘라내게 된 것입니다.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도 매우 소중하지만 그 보다도 주민안전이 더 우선시 되어야 한다는 게 제 판단이며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