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익범 특검, 친문 적자 김경수 정치 날개 꺾었다
허익범 특검, 친문 적자 김경수 정치 날개 꺾었다
  • 박병모 기자
  • 승인 2021.07.22 14: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법원 “댓글조작 공모”… 징역 2년 확정
허 특검,프랭클린 격언 지킨 뚝심 ‘결실’
​​​​​​​경남지사직 박탈… 만기 출소일 23년 5월

2017년 대선을 앞두고 ‘드루킹 댓글 여론조작’ 사건을 공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경수 경남지사에게 21일 징역 2년이 확정됐다.

김경수 지사
김경수 지사

‘친노·친문의 적자’로 꼽히는 김 지사는 도지사직을 잃고, 앞으로 약 6년 9개월간 대통령 등 공직 선거에도 출마할 수 없게 됐다.
앞으로 여권의 대권 구도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이날 댓글 조작 혐의(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 등으로 기소된 김 지사의 상고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1심과 2심에서 판단이 엇갈렸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는 무죄가 확정됐다.

앞서 허익범 특별검사팀은 김 지사가 ‘드루킹’ 김동원씨 일당과 공모해 2016년 11월부터 문재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민주당에 유리한 방향으로 온라인 여론을 조작하고, 이듬해엔 김 지사가 도움을 준 대가로 김씨 측근에게 일본 센다이 총영사직을 제안했다며 2018년 8월 김 지사를 재판에 넘겼다.

허익범 특검
허익범 특검

문 대통령 최측근의 2017년 대선 댓글 조작 혐의에 대해 유죄를 확정받은 건 특검을 추천한 야당도 놀란 결과였다.
허 특검은 2018년 6월 4일 특검 후보로 추천할 당시 비교적 무명 인사였다. 그는 인천지검 공안부장, 서울고검 검사를 거쳐 2007년 검찰을 떠난 변호사였다.

문 대통령이 허 특검을 임명하자 여당은 물론 야당까지 드루킹 수사 성공을 낙관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많을 정도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 문 대통령의 대선 캠프 대변인 출신 여권 실세를 겨냥한 수사였기 때문이다.

허 특검은 출범 첫날인 6월 27일 “증거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수사하겠다”고 했다. 그에게 주어진 시간은 60일, 2년간 벌어진 ‘드루킹 댓글 조작’의 실체를 밝혀내기에는 촉박했다.

하지만 허 특검은 사무실 칠판에 ‘By Failing to prepare, thats preparing to fail (준비에 실패하는 것은 실패를 준비하는 것이다)’라는 벤저민 프랭클린의 격언을 적었다.
불리한 조건에서 시작했지만 성공을 위해 철저히 준비하겠다는 다짐이었다.

그래서 허 특검은 수사기간  동안 사람 아닌 증거로 승부를 갈랐다.
특검팀은 김 지사가 2016년 11월 9일 매크로 프로그램인 ‘킹크랩’ 시연회에 참석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사전 경찰 수사단계에서 압수수색 전 이미 시연회 당일 김 지사 앞에서 킹크랩을 구동한 휴대전화가 파기되자 대신 디지털포렌식 팀 전원을 투입해 네이버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시연회 당일의 로그기록을 모두 살폈다.

1·2심은 특검이 확보한 증거를 토대로 “김 지사의 킹크랩 시연 참관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됐다”며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 징역 2년을 선고했다.
대법원도 업무방해 혐의에 대한 2심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 판결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결국 특검 측 주장을 받아들여 선거법 위반에 관한 2심 판단에 잘못이 있다고 봤다.

김 지사는 대법원 판결 직후 경남도청을 떠나며 “진실은 아무리 멀리 던져도 제자리로 돌아온다는 믿음을 끝까지 놓지 않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김 지사가 도정과 개인 신변 정리를 할 수 있도록 2~3일가량 시간을 준 뒤 그의 재수감을 집행할 전망이다. 김 지사의 만기 출소일은 2023년 5월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