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 언론은 권력을 만들어 내는 마술사다. 교육은 사람을 키워 권력을 만들어 내고, 언론은 말과 글의 여론몰이로 권력을 만들어 낸다. 교육이 만들어낸 권력의 사슬고리는 끈끈한 인간관계까지 보태 거대한 자기 완결구조를 만든다. 언론도 사람들의 귀와 눈을 묶으며 또 다른 마법을 걸고 자기 논리를 가진다.
교육과 언론은 위선으로 단련된 철면피다. 교육은 아이들에게 깊고 넓게 보고 살라하지만 오로지 한 방향의 경쟁으로만 내몰고 있다. 언론은 세상의 진실과 양심의 붓이라고 하면서 수사적 말 바꾸기로 자가당착에 빠져 있다. 누가 칼보다 펜이 강하다고 했던가. 누가 교육이 백년대계를 책임진다고 했던가.
우리는 여기서 개혁의 칼날 위에 교육과 언론을 다시 올려보아야 한다.
학교와 언론은 부끄러운 과거사를 모두 다 안고 있다. 교육과 언론은 시대가 바뀔 때마다 정권의 나팔수 노릇을 서슴없이 해왔지 않는가. 교육은 공정해야 한다고 하면서 권력의 위선을 은폐하는 데 앞장섰고 언론은 사실보도라는 이름으로 오히려 세상의 진실된 관계를 속여왔다.
교육과 언론은 심지가 곧아야 한다. 카멜레온처럼 변덕스러워서는 안 된다. 사회적 교양을 만들고 대중들의 바른 판단력을 형성해야 할 교육과 언론이 너무 뛰어난 변신술을 갖고 있다. 비굴하리만큼 나약한 모습으로 권력의 해바라기가 되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은 학교와 언론이 민주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학교는 다양한 삶을 이야기하고 언론은 바른 삶을 찾아 노래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삶의 대안을 제안하는 학교가 아니고, 굴절된 삶을 강요하는 세력들을 제거하고 진실을 밝히는 언론이 아니다. 미래의 삶을 만들어가고 더불어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어 가려면 경쟁을 앞세운 성적지상주의를 물리치고 폭로와 한건주의를 청산해야 한다.
권력의 언저리는 음습해지기 쉽다. 닫힌 곳은 늘 그렇듯 고이면 썩는 법이다. 우리 사회가 얼마나 민주적이냐는 언론과 교육이 얼마나 변하는가가 가늠해 줄 것이다. 교육과 언론의 참세상은 변신술에 능한 야누스적 기질을 넘어설 때이다.
언론과 교육이여! 개혁의 화두를 던지소서.
교육이 자라나는 아이들을 가르친다면 언론은 다 큰 어른을 가르치지 않는가. 교육이 미래를 이야기한다면 언론은 현실과 미래를 이야기한다. 편가르식 논법이 아니라 함께 아우르는 논법으로 가르치고 써야 한다.
우리는 이제 학교와 언론이 변한 세상을 꿈꾸자. 특히 말 길을 여는 언론계는 자기 과오를 묻어두고 식탁의 하이에나처럼 교육을 헐뜯어서는 안 된다. 학교는 목동의 거짓 외침 앞에 침묵하는 교육이어서는 안 된다. 언론이 참교육을 지적하고 교육이 참말을 가르칠 때 민주주의의 그 날은 완성될 것이다. 말의 권력으로 군림하려는 언론의 겸손함과 지식의 오만함으로 권력화하는 잠자는 세상이 아닌 대동세상을 말이다.
/노 영 필 (철학박사, 금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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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지역 사람들은 현실속에서 전혀 실감을 못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주 사람들은 24년전부터 자칭 민주성지 인권성지 광주라는 자화자찬을
해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노무현 후보의 선거공약 시절부터 하나
더 보태서 문화수도라는 수식어까지 붙게 되었습니다.
작금의 패트리엇 미사일 광주배치 반대 농성을 주도하는 사람들의 구호에는,
그리고 그들의 주장에 지지 동조 합류의사를 표명하는 대학교수 67명 성명은
"세계적 민주-인권 도시의 정체성"이라는 용어도 등장함을 볼 수 있습니다.
민주주의의 완성을 지향하기 위해 교육과 언론이 개혁되어야 함을 희구하는
이 글의 기본 개념에 동의를 표하면서, 한 가지만 질문을 드립니다.
광주의 민주주의 수준이 세계적인 수준인지, 아니 대한민국 최고 수준의
완성도를 구비한 민주의식 및 민주적 절차와 관행 수준인지에 대해
과연 노 선생님께서는 몇 점을 주시겠는지요 ?
어느 집단의 일방적인 성명서가 관철이 안되면 무조건 거리로 몰려나가
꽹과리 춤판을 벌이면서, 모든 대화와 토론을 거부하고, 길을 가로막고,
가수들 불러다가 노래판을 벌이고, 촛불시위를 형성하고 하는 일련의 과정이
광주가 자랑하는 민주성지 인권성지 문화수도의 성적표인지가 궁금해서요...
광주의 민주주의는 일방적인 성명서 및 보도자료 내는 걸로 얘기가 다
끝나는 민주주의라는 개념으로 세계 최초라서 "세계적" 민주-인권 도시
구분 칭호를 스스로 붙이는 것인지요... ?
추상적 관념적 이념적 비실제적 모호한 개념들 속의 철학적 사변이 아니라
일상 시민들의 실제적 삶의 현장에 연관되는 인권 개념이 되어야 하고
민주적 절차와 과정의 개념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용보마을 주민들의 삶의 터전을 가로막고 훼방하는 결과를 수반하는
민주도시 인권도시 광주의 정체성 수호를 위해 길바닥으로 나서는 일단의
군중들의 집단 농성과 시위 문화를 노 선생님의 이상향으로 보시는 100점
짜리 민주주의 수준에 비해 볼 때
지금의 광주 민주주의는 몇 점이나 주시겠는지 하는 질문입니다.
이렇게 공개적인 언론의 마당에다 답변을 올려주시리라 기대하진 않지만,
그냥 이런 질문을 한번은 읽어보실 수 있으시지 않겠나 싶어 드리는
혼자만의 독백입니다.
목동의 거짓 외침 앞에 침묵하지 않는 교육은 어떤 것이어야 하나 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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