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적으로 상당한 성공, 우주개발국 진입 계기”
“내용적으로 상당한 성공, 우주개발국 진입 계기”
  • 강성관 기자
  • 승인 2009.08.28 19: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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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재수 조선대 우주항공학과 교수

8월 25일 ‘한국 최초 우주 발사체’인 나로호(KSLV-I)가 전남 고흥군 봉래면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됐다. 과학기술위성 2호를 궤도에 무사히 진입시켜야 할 발사체인 나로호의 1단과 2단 로켓 점화와 분리는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인공위성을 싸고 있던 덮개(페어링) 2개 중 1개가 분리되지 않아 위성이 정상 궤도 진입에 실패해 소멸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를 두고 ‘절반 성공’, ‘절반 실패’, ‘완전 실패’ 등 논란이 일고 있다. 김재수 조선대 우주항공학과 교수는 27일 <시민의소리> 인터뷰에서 “최종적으로는 완전한 성공을 못했고 절반 성공이라는 것은 없다”면서도 “그러나 내용적으로는 상당한 성공이다”고 말했다.

‘상당한 성공’이라는 긍정적 평가는 나로호 발사가 한국이 본격적인 우주개발국으로서 발돋움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란 기대와 우리가 건설한 우주센터에서 전체 시스템 등에 우리 연구진이 참여했다는 점에 더 큰 의미를 두고 있다.

김 교수는 “나로호 발사 과정에서 엔진(1단 발사체 개발) 기술은 배워지 못했지만 발사 전체 시스템에 대해서는 많이 배웠다”며 “우리나라가 본격적 우주개발국으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고 기대했다. 김 교수는 1995년부터 조선대 교수로 임용됐으며 이전에는 8년 여 동안 한국항공주주연구원에서 우주항공 분야 연구를 해왔으며, 연구원에서 로켓그룹 그룹장으로 재직하기도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나로호 발사를 두고 ‘절반의 성공이냐, 절반의 실패냐, 완전 실패냐’하는 논란이 있다. 이런 논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나로호 발사를 두고 ‘절반의 성공이냐, 절반의 실패냐, 완전 실패냐’하는 논란이 있다. 이런 논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나로호 발사를 두고 ‘절반의 성공이냐, 절반의 실패냐, 완전 실패냐’하는 논란이 있다. 이런 논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최종적으로 완전한 성공을 못했으니 논란을 여러 번 해봐야 한다. 1단 로켓과 2단 로켓 분리는 성공했지만 결국 페어링 분리가 실패하면서 과학기술위성 2호가 궤도 진입에 실패하게 됐다. 이에 대해 많은 검토를 해봐야한다. 그래도 절반 이상은 성공한 것으로 봐야한다. 여러 분야의 기술이 종합적으로 응축된 사업이 절반 성공이라는 것은 없다. 최종적으로는 실패한 것이지만 내용적으로 봤을 때 상당한 성공이다.

 

▲ 우주 발사체 역할은 위성을 궤도에 진입시키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실패 아닌가.
- 최종 목표를 보면 그렇다. 우주 발사체와 인공위성은 과학기술이 종합된 것이다. 일단은 러시아가 개발한 로켓 1단과 2단 분리는 성공했다. 2단 연소도 정상이었고 위성 분리하는 절차에서 페어링 분리가 되지 않았는데 다른 파트에서는 이상이 없었다. 이런 면에서 상당한 성공을 거둔 것이다.

▲ 언론보도에서 카이스트 한 교수는 “페어링만으로는 (궤도 진입 실패가)납득이 안 간다, 2단 로켓 점화 등에서 다른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 무궁화 위성 발사 할 때도 델타-2호 고체 로켓을 발사했는데 8개의 페어링이 부착돼 있었는데 60초 이상 더 붙어 있어서 목표했던 만큼 추진력을 얻지 못했다. 계산상 위성의 4배 가까운 무게인 한쪽 페어링이 분리되지 못해 중심이 맞지 않았다. 이단 추진체가 점화돼 발사돼도 중심을 찾지 못해서 목표한 방향을 찾지 못한다. 속도도 떨어진다. 2단 추진제는 제 때 연소가 됐고 속도가 당연히 붙어야 하는데 제대로 안됐다.

▲ 페어링은 한국이 제작했다. 러시아는 총괄적인 기술 책임을 맡았는데 이에 대한 책임 논란이 불거질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다. 어떻게 봐야하나.
- 페어링 분리가 되지 않아서 위성이 궤도에 진입하지 못한 것인데, 페어링은 한국이 제작하고 러시아는 총괄책임을 맡았다. 러시아 기술진은 전체 시스템에 대해서 자문도 하고 검토 회의를 함께 했지만 책임 논란은 심각할 것은 아니라고 본다. 책임을 따지기는 어렵다.

▲ 7차례 연기한 끝에 발사를 했다. 일부에서는 너무 조급하게 추진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 궁극에는 언젠가 시도해야 하는 것이다. 준비 과정에서도 시스템 등에 조금이라도 이상이 있으면 정지시키고 했다. 페어링 때문에 최종적으로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조급하게 한 것 같지는 않다.

"실패 없이 성공도 없다... 인내가지고 추진해야"

▲ 나로호를 ‘한국 최초 우주 발사체’라 칭한다. 그런데 한국이 자체 개발한 발사체가 아니다. 이 때문에 ‘최초’라는데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 나로호를 ‘한국 최초 우주 발사체’라 칭한다. 그런데 한국이 자체 개발한 발사체가 아니다. 이 때문에 ‘최초’라는데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 나로호를 ‘한국 최초 우주 발사체’라 칭한다. 그런데 한국이 자체 개발한 발사체가 아니다. 이 때문에 ‘최초’라는데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한국이 자체적으로 발사체를 개발한 것은 아니지만 이전과는 달리 우리 땅에 우주센터를 건설해 발사한 것이고 전체 시스템에 우리 기술진이 참여했다는 의미에서 ‘한국 최초 우주 발사체’라고 하는 것이다. 우리 우주센터에서 발사함으로써 전채 시스템을 테스트하고 설계에 우리 기술진이 참여한 것이고 기술을 배웠다는 것이다. 한국을 ‘자동차 강국’이라고 하는데 엔진을 자체 기술로 만든 것은 얼마 안 된다.

 

▲ 우주 발사체 발사 추진에 부정적 시각도 없지 않다. 
-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국방 측면에서도 기술적 파급효과가 크다. 적극 투자할 것이다. 실패 없이 성공할 수는 없다. 정부도 충분히 인식할 것이다.

▲ 나로호 발사가 갖는 가장 큰 의미는 무엇인가.
- 우선 우리나라가 우주개발국으로서 본격적으로 진입하는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한국이 스스로 우주센터를 건설해서 발사한 것은 우주개발국으로 본격적으로 참여하는 계기를 만든 것이다.

▲ 나로호 발사를 두고 ‘우주시대 열었다’고 환호하고 있지만 독자적 기술 개발과 더불어 정작 우주과학 교육 수준은 너무 미비하다는 지적도 있다.
- 우주과학은 시스템으로는 발사체와 위성체이지만 기계, 항공, 전자 등 과학 기술이 종합적으로 결합된 것이다. 그래서 우주과학 교육이라는 것이 부족하다고 말하기는 그렇다. 정부 투자 예산 측면이 더 필요하다. 우주개발 사업이 교육과는 상관이 없다. 발사체 개발하는 사람(민간 기업 등)들도 처음부터 사업을 했던 것이 아니고 가지고 있는 기술을 하나씩 맡아서 하는 것이다. 교육적 측면은 아니다.

▲ 정부가 러시아와의 계약을 공개하지 않고 나로호 1단 로켓 개발과 시험 등에서 한국 연구원이 철저히 배제된 것에 대한 비판이 있다.
- 그런 논란이 있지만 일반적인 세계 기술 시장에서는 국가 간 교류를 하는데 대등한 관계에서 할 수 있다. 그러나 우주 발사체 개발 기술은 미사일 기술과 연계된 것이다. 그래서  일본이나 미국은 많은 비용을 지불한다고 해도 전혀 교류를 하지 않는 것이다.

러시아와의 계약은 러시아 경제가 어려울 때 한 것이다. 재수가 좋아서 러시아를 잡은 것이다. 러시아 의회에서도 우주 발사체 계약을 승인하는데 1년이 걸렸다. 그 만큼 엔진(발사체)  개발 협정은 잘 안 된다. 엔진 기술을 포함하면 교류가 안 된다. 군사적 측면도 있고 핵심적인 기술이기 때문이다.
이번 나로호 발사 과정에서 엔진(1단 발사체 개발) 기술은 배우지 못했지만 발사 전체 시스템에 대해서는 많이 배웠다. 다음 사업에서는 우리 보다 앞선 국가들과 계약을 맺지 못할 것이다. 앞으로는 우리가 독자적으로 개발을 해야 한다.

▲ 항공기술은 지식경제부, 우주기술은 교육과학기술부에 할당해 담당하고 우주 개발은 별도의 예산으로 지원해 왔다. 항공기술과 우주기술 개발을 통합 관리할 수 있는 독립 기관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우주항공청을 만들거나 현 정부 기관을 우주항공 분야에 맞춰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인데 구체적으로 논의가 진행된 내용이 아니다. 그래서 이야기를 진척시키기가 쉽지가 않다. 모든 일이 그렇지만 장점과 단점이 있을 것이다. 우주항공 관련 연구소와 연구원이 통합적인 기관에 귀속되면 효율적이지 않느냐는 것인데 이들의 신분이 공무원화 된다. 그러면 연구소가 유연성이 떨어진다. 물론 사업 예산을 확대할 수 있는 측면도 있을 것이다.

▲ 한국형 발사체 개발을 위해 과제가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
- 우선 나로호 발사를 하는 과정에서 전체적인 시스템에 대한 공부는 되었다. 1단 로켓 개발이 관건이다. 1단 로켓을 자체적으로 개발하기 위해서는 여러 차례 지상 시험을 하고 검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기술 자체를 모르는 것이 아니다. 자체 개발을 위해서는 많은 시간도 걸리고 실패도 여러 번 해야 할 것이다. 인내를 가지고 추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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