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광주광역시 광고
서울 지하철 광주광역시 광고
  • 채복희 시민의소리 이사
  • 승인 2011.09.07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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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2000만 인구를 겨냥한 각 지방자치단체들의 광고가 TV 등 비쥬얼에 등장한 지도 꽤 되는 듯하다. 대개 명승지나 특산품 등을 보여주면서 지역경제에 도움을 주고 지역 이미지를 높이고자 하는 목적을 갖는다.

지하철과 도심 공원, 아파트 단지 등지에서는 지역마다 돌아가면서 지역 홍보를 겸한 농산물 시장을 열기도 한다.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 역시 이러한 행사 대열에 동참해 왔고 지역을 알리기 위한 노력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음을 본다.

최근 서울 지하철 내 천정에 부착된 TV용 모니터에서 광주광역시 광고가 방영되고 있다. 특정 상품이나 관광지를 홍보하는 직접광고 방식이 아닌 이미지 광고의 일종으로 키워드를 ‘깨끗한 환경’에 두고 있다.

광주의 공기 청정도나 오염되지 않은 자연환경 등을 내세우면서 살기좋은 도시임을 알리는 것이다. 이미지 광고가 흔히 그렇듯이 특별한 목적을 드러내지는 않는다. 관광을 오거나 상품을 사달라든지, 광주로 이주하면 좋다랄지 이러한 구체적 내용은 전혀 담고 있지 않다. 그저 아름답고 깨끗하며 숨쉬기에 좋은 환경을 갖고 있는 도시라는 내용만을 알리고 있다.

수도권집중화가 지나치게 심한 나라여서 그런가, 비록 5대 도시 중 하나라고는 해도 광주광역시를 알리는 이 TV 화면광고는 무슨무슨 음식점의 그것보다 더 인상적이지 않을 정도로 초라하게 전달된다.

지하철 차량 한 대 속에는 천정TV와 컴퓨터 모니터, 그리고 빽빽할 정도로 게시된 부착광고 등 눈을 돌리는데마다 광고비쥬얼 일색이다. 그 속에서 이 매체는 별 시선을 끌지도 못하는 처량한 처지이다. 하루 이용객만 해도 260만여명에 달한다는 수도권 지하철은 순전히 이동공간이라는 특성 때문에 좋은 광고 영역이 된다.

광고 전문가들은 가장 효과적인 광고를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한다. 물론 광고비용이 중요한 함수가 된다. 그러나 아이디어 하나만 가지고도 수억원 들인 광고보다 훨씬 더 좋은 결과를 낳기도 하고 뜻밖의 사소한 사건 하나가 애써 만들어진 창작광고를 능가하기도 한다.

오늘날 광고시장은 치열하다 못해 처절하기까지 하다. 한방(?)에 잡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렵기 때문에 온갖 형태의 독창적이고 기발한 광고수법이 발달해 간다. 광고홍보학에서는 이 분야를 ‘자본주의 꽃’이라 표현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광고는 그 안에 담긴 진정성이다. 인터넷을 통해 알려진 유튜브에 뜬 동영상 하나가 하루아침에 전 세계 네티즌들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급기야 거대 회사 광고화면으로 팔려가는 사례를 보면 사람들은 ‘진짜(리얼리티)’를 좋아하지 조작된 가짜에는 별 감흥을 느끼지 않음이 확인된다.

광주의 서울지하철 TV광고는 기존 광고의 틀에 그대로 묶여 있는 모습이다. 따져보면 소비자의 지갑을 열게 하고, 경쟁사의 제품을 물리쳐 매출로 이어지게 하는 광고가 아니기 때문에 별 부담도 없이 제작되었을 것이다.

좀 심하게 말하자면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인 편안하기 짝이 없는 성격의 광고다. 총 비용이 얼마나 들었는지 몰라도 이 홍보용 광고를 위해 시당국이 만약 예산 타령이라도 했다치면 시민들로부터 심한 눈총을 받을 일이다.

눈이 휙휙 돌아가게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시대다. 감흥과는 거리가 먼 구태의연하기 짝이 없는 광주광역시 지하철 광고를 보면 광주사람임이 그만 겸연쩍어질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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