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투자유치 현장을 가다 6- 쑤저우공업원구(苏州工业园区)
해외투자유치 현장을 가다 6- 쑤저우공업원구(苏州工业园区)
  • 정인서 기자
  • 승인 2014.08.08 17: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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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싱가포르 정부간 국제합작 개발구역
산업단지가 광주시 면적 절반 넘는 신도시 규모
▲ 쑤저우공업원구관리위원회 빌딩 전망대에서 바라본 산업단지 전경이다. 마치 신도시가 들어서듯 하다.

중국이 개방한 이후 우리나라에서 가장 각광받는 관광지 가운데 가장 많이 찾는 곳 중의 하나가 상하이를 거쳐 쑤저우, 항조우를 들리는 코스다. 비용도 저렴하면서 현대도시와 고도시를 함께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쑤저우는 한국 사람들의 인식에는 관광지 정도로 인식되고 있었다.
그런데 쑤저우(苏州)가 최근 최첨단 산업도시로 변했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쑤저우공업원구는 우리말로 하면 산업단지이다. 취재진 일행이 찾아간 쑤저우공업원구는 입구에서부터 관리위원회 빌딩이 있는 곳까지 버스로 30여분 가까이 걸렸다. 신도시가 되었다.
이곳 공업원구 면적은 쑤저우시 전체 면적(8,488㎢)의 약 3.4%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 면적이 288㎢로 광주시 면적의 57%에 이르렀다. 이곳에는 현재 삼성과 히타치, 지멘스, 파나소닉, 노키아 등 세계 500대 기업 가운데 46개, 71개 계열기업이 입주해 있는 등 전체 외국 기업은 5천여개, 중국기업은 2만여개가 등록되어 있다. 인구도 30만여명에 달한다.

▲ 쑤저우공업원구는 24시간을 쉬지 않고 화물차량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삼성전자 등 세계적 기업 앞 다퉈 투자

취재진 일행은 버스 안에서 이러한 기본적인 정보를 듣는 동안 그저 놀라움의 극치를 경험하는 것 같았다. 버스가 관리위원회 빌딩 입구에 도착하자 김명철 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처장 일행이 마중 나와 있었다. 우리 일행은 곧바로 빌딩에 마련된 쑤저우공업원구 현황 전시실로 향했다.
김명철 부처장은 현황전시실에서 삼성전자가 이곳에 투자한 것에 대해 자주 언급했다. 전시실 말미에는 이곳에서 생산되는 제품들이 진열되어 있었는데 노트북과 갤럭시 휴대폰 등이 취재진의 눈길을 끌었다.
쑤저우공업원구는 1992년, 당시 중국 최고 지도자였던 덩샤오핑(鄧小平)이 산업단지 개발에 대해 싱가포르의 경험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한 이후 1994년 2월에 중국-싱가포르 양국 정부가 쑤저우 동쪽에 현대적인 산업단지를 공동개발하기로 결정하면서 개발되었다. 중국 측은 부지를 제공하고, 싱가포르 측은 개발프로젝트 기획 및 자본 투자를 실시한 중국 유일의 국제간 정부합작 개발구이다.
당시 싱가포르는 자국기업을 위한 좋은 환경의 해외공단을 필요로 했고, 개혁개방 이후 경제발전을 꾀하던 중국은 외국인 투자유치 등에 경험이 있던 싱가포르의 노하우를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생각했다.
쑤저우공업원구 김명철 부처장은 “쑤저우공업원구의 기업지원제도 중 입주기업들이 가장 최고로 꼽는 것은 건물 2층에 위치한 원스톱 서비스 센터”라며 “투자상담부터 용지 알선, 인력 확보, 수출입 통관 등 인허가에 필요한 모든 절차가 2주 정도면 끝난다”고 말했다.

▲ 쑤저우공업원구 안에는 대형 호수가 있고 지역민들이 즐길만한 레저시설까지 함께 갖춰 산업단지의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
원스톱 민원해결 독자적 결정권 가져

이는 중앙정부 기능의 직접적인 위임이 없더라도 모든 인허가 관련 부처 사무실을 공업원구 내에 설치하여 기업 관련 업무를 실질적으로 돕는다는 것이다. 다만 세제혜택은 외자기업에 대한 법인세 15%가 내국기업과 동일한 25% 체계로 전환되어 국내외 기업의 세제혜택 차별이 거의 없어진 상황이다.
보통 중국의 다른 성이나 시는 투자금액제한 규정을 적용받아 외국인의 투자금액이 3천만달러가 넘어가면 중앙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쑤저우공업원구에서는 대규모 투자에 대해서도 위원회의 독자적인 결정만으로 투자가 가능하다. 공단 운영의 실무를 맡고 있는 관리위원회가 투자 유치, 비준, 해외 투자자에 대한 비자 발급 등 주요 사항에 대한 독자적인 결정권한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황해경제자유구역(평택·아산·당진)의 송악·안주지구, 대구경북자유구역의 구미디지털·국제문화산업지구를 비롯한 14개 지구를 지난 5일자로 지정 해제했다. 이들 지구의 면적은 92.53㎢로 전체 경제자유구역(428.37㎢)의 21.6%에 이른다. 안타까운 일이다.
외자 유치에 실패한 것이 주요 원인이다. 우리나라의 경제자유구역 역시 모두 세계적인 허브가 되려 하기보다는 인근 대도시와의 연계성 및 지역 역량을 최대한 고려한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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