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는 얼마 전에 ‘러시아 이주 150년’ 고려인들의 취재를 위해 연해주를 다녀왔고, 또 고려인 130여명이 모국을 방문하는 일정에 참가하였고, 또한 광주를 3박4일간 다녀갔다. 그래서 그런지 유독 그들의 이야기 프로에 관심을 가지고 방송을 지켜보면서 먹먹한 가슴이 내내 편치 않았다.
조선인이 1864년에 최초로 러시아 연해주에 이주하여, 이들은 연해주에 한인 사회를 만들고 살던 중 1937년 스탈린에 의해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당했다. 갖은 역경을 이기고 지금은 러시아 모스크바, 연해주, 중앙아시아 등 유라시아대륙 20여 개국에 50만 명이 살고 있다. 이들을 고려인, 카레이츠, 카레이스키라고 부른다고 방송의 에필로그는 시작한다.
취재진은 지난 1년간 러시아 전역과 중앙아시아 5개국 및 폴란드, 체코, 독일 등의 기밀문서 및 영상 자료들을 발굴했다. 이를 통해 외국의 수장고 속에 깊숙이 숨겨져 있던 한국 근현대사 보따리를 풀어내고 고려인들이 우리 근대사에 얼마나 밀접한 관련이 있는지를 보여주었다,
1편 ‘디아스포라–이산’에서는 고종의 시종무관 김인수 참령의 후손 100년 만에 이르쿠츠크에 살고 있는 것이 확인 되었다. 대한제국의 참령이자 고종황제의 시종무관이었던 김인수는 황제의 통역관으로 근무하던 중 러일 전쟁이 터지자 러시아로 탈출했다.
또 하나의 아픈 사연은 100년 세계1차 대전 당시 러시아군으로 폴란드 탄네베르크 전투에 참가하여 독일군에게 포로가 된 고려인들의 자료를 독일 훔볼트 대학에서 찾아냈다. 이들은 세계1차 대전 당시인 1914년 8월 러시아군이 독일군에게 치욕적인 패배를 당했던 폴란드 탄넨베르크 전투에서 독일군 포로가 되었고, 1916년 3년 째 독일 포로수용소에서 생활하던 중 이 기록을 남겼다.
생생한 자필 신상카드, 군복차림의 각종 사진들, 더구나 100년 전 우리의 노래와 수수께기 등을 담은 음반도 무더기로 발견되었으며, 그들의 노래는 100년 전 우리 노래가락을 생생히 들려주는 소중한 자료들이었다.
이들은 연해주의 짜레찌예 출신의 고려인이며 구한말 일본군에 맞서 두만강 변에서 의병투쟁을 벌이다 나라가 망하자 러시아 시베리아 보병사단에 몸을 의탁했던 베테랑 전사들이었다.
이들 외에도 4,000명의 고려인은 세계1차 대전 당시 러시아군에 입대하여 독일전선에 참전한 기록들도 찾아냈다는 내용도 있었다.
이제는 이런 고려인에 서글픈 역사를 찾아내는 사업을 해야한다, 너무 늦었다 왜 우리는 옛 소련 땅에서 벌어진 일들을 남의 일로 치부해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