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을 기다리는 즐거움 '연금복권'
일주일을 기다리는 즐거움 '연금복권'
  • 김다이 기자
  • 승인 2012.03.30 10: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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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권기금 소외계층 및 다문화 가정 등 지원

누구나 복권에 당첨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은 한번쯤은 해봤을 것이다.
해마다 올라가는 물가상승으로 서민들의 가계가 점점 어려워져가는 실정에 최근 ‘제 2의 로또’로 불리면서 연금복권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해 7월 초 처음 발매를 시작한 연금복권은 1등으로 당첨되면 월 500만원을 20년간 받을 수 있어 안정적인 생활을 지속할 수 있다는 점에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복권은 서민들이 정체된 현실에서 한줄기 빛처럼 여겨져 은퇴를 앞둔 40~50대 이상의 세대들에게는 불안한 노후를 책임져 줄 동아줄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평균수명 연장으로 노인인구가 급증하면서 노후생활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연금복권의 인기는 아마도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연금복권 당첨확률은 315만 분의 1

한국연합복권에서는 스피또 등의 인쇄복권 4종과 파워볼 등 전자복권 7종, 온라인 복권 1종 등 총 12종을 판매하고 있다. 최근에는 라이프스타일 변화로 인해 소비자들이 안정적인 생활 보장을 추구하는 이들이 많아져 ‘연금복권520’이 사람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한 장당 1000원에 판매되는 연금복권의 당첨 확률은 로또(약 814만분의 1)의 2배 이상 높은 315만분의 1이어서 심리적으로 더 끌린다. 여기에다 떼어가는 세율도 로또(33%)보다 한참 낮은 22%여서 큰 메리트를 갖고 있다.

한국복권연합회 조사에 따르면 20개 소매점 3,290명의 구매자를 분석한 결과 연령대별로는 40대가 34.2%(1,124명)로 가장 높았고, 50대가 25.2%(830명)로 그 뒤를 이었다.

일주일에 한번은 꼭 연금복권을 구매하는 박충준(대인동·47)씨는 “주로 로또를 구매할 때 연금복권도 같이 구매하지만 로또를 할 때는 신중을 가해서 번호를 선택해야 되는 부담이 있지만 연금복권은 그렇지 않아 편하다”며 “당첨금액을 한꺼번에 수령해 생활 파탄이나 대인관계 혼란을 일으킬 로또에 비해 연금복권 당첨은 고정적으로 안정된 수입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계속 하게 되고 장점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는 복권 구입을 단순한 ‘인생역전의 기회’로 평가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실제 구매자들은 ‘일상적인 생활의 활력소’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복권기금으로 다문화 가정 등 소외계층 지원

복권기금법 제 23조에 따라 복권판매액에서 일정한 비율(65%)을 공익사업과 법정배분사업(35%)로 적립해 복권위원회에서 선정한 소외계층을 위해 사용된다.

한국복권위원회 통계에 따르면 2011년 말 기준 총 인쇄복권은 2천483억원이 판매됐으며, 그 중 연금복권520의 발행매수는 총 164백만 매로 1천749억원의 판매를 기록, 인쇄복권 중 무려 70%를 차지했다.

이에 복권위원회는 작년 총 복권판매수익금 3조805억원 중 법정배분사업으로 3천580억원을 각 지방자치단체에 지원했으며, 공익지원 사업으로 8천442억원을 지원해 서민주거안정 및 다문화가족지원, 취약계층 소비자 교육 및 피해구제사업 지원 등 총 13개 기관에 22개의 사업부분에 지원했다.

복권위원회 기금사업과 김형광 과장은 “기본적으로 복권기금은 사회적 약자에게 지원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며 “기부문화에 대해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본인이 직접 기부하기 힘든 사람들은 복권을 통해 나도 기부문화에 동참했다는 생각을 갖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편이다”고 말했다.

이처럼 복권은 꼭 자신만을 위한 일이 아니라, 복권판매금액의 상당부분이 공익자금으로 저소득층과 소외계층에게 유익하게 쓰이는 면이 있다.

인식의 변화 복권이 있어 좋아요(?)

동구 충장로 복권 판매점주인 김복례씨(53)는 “주로 40~50대 소비자들이 주축이며, 하루에 20여명 가량 구매하러 온다”며 “경제가 어려워질수록 복권을 구매하러 오는 손님이 많은 편인데 연금복권은 작년 7월부터 변함없이 계속 인기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복권위원회에서 올해 1월 13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1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복권인식도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10명중 6명(61.9%)은 복권이 있어 좋다고 답변했다.

이 중 복권구입자의 △75.6%가 삶의 흥미·재미로 △72.1%가 나눔 행위로, △71.1%가 당첨이 안 되어도 좋은 일로 인식하는 긍정적인 답변을 해 복권이 어느 정도 사행성은 있으나 국민들 사이에서는 카지노·도박보단 훨씬 건전한 오락문화로 탈바꿈돼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복권수익금으로 발생하는 복권기금이 시급하게 지원되어야 할 분야는 저소득층 주거안정이 66.7%, 소외계층 복지가 23.1%, 재해재난 등 지원이 4.9%, 국가유공자 복지가 2.8%, 문화/예술 지원이 2.4%로 나타났다.

반면에 복권을 한 번도 구매해 본적이 없는 강준희(37)씨는 “사람들은 누구나 불로소득을 꿈꾸지만 열심히 사는 것이 제일 인 것 같다”며 “복권을 어쩌다 재미삼아 하는 사람은 거의 없고, 발표날짜만 전전긍긍 기다리는 사람이 많은 편인데 이들은 중독증세가 아닌가 싶다”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서민들은 요즘같이 하루가 다르게 올라가는 물가와 아이들이 커가는 빡빡한 가계사정으로 인해 나의 안정적인 노후를 위해 희망을 걸 수 있는 천원의 연금복권 매진행렬은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김다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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