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 정치인, 국민이 표로 심판해야 한다
막말 정치인, 국민이 표로 심판해야 한다
  • 김범태 정치학박사, 한국투명성기구광주전남본부 상임대표
  • 승인 2019.04.22 15: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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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정치학박사
김범태 정치학박사

우리 속담에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 ‘말로 입힌 상처가 칼로 입힌 상처보다 깊다.’ 그리고 ‘삼사일언(三思一言), 삼사일행 (三思一行)’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이 속담과 사자성어는 말, 즉 언어의 중요성을 그대로 보여준 대표적인 것들이라고 할 수 있다.

요즘 일부 정치인의 막말이 논란이 되고 있는데, 이처럼 정치인의 막말은 그들이 내뱉은 말이 곧 엄청난 파장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또 심각하다 못해 사회적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막말 정치인에 대한 자정이 요구된다.

‘막말’의 사전적 의미는 “나오는 대로 함부로 하거나 속되게 말함”, “또는 그렇게 하는 말” 그리고 “뒤에 여유를 두지 않고 잘라서 말함”이라고 국어사전에서는 기술하고 있다.

말은 자기 사고의 표현 방식이자 자신의 마음을 겉으로 드러내 보이는 언어의 다른 표현이요 거울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사람의 말이라는 것이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그럴 수도 있겠다는 말이 있는가 하면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수준 낮은 말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공인이 내뱉은 말이 전달하는 효과는 매우 크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특히 요즘처럼 정치인의 막말이 파장이 큰 이유는 전파성이 강하고 그만큼 영향력이 크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인의 막말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그들이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거나 입지를 다지기 위한 수단으로 막말을 사용하는 경향이 짙은데, 이는 지지자들을 향한 결속력 강화와 정치적 이득을 노리고 막말을 의도적으로 내뱉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 자유한국당의 김순례 국회의원은 “5.18 유공자는 괴물집단”이라고 했는가 하면, 가장 악의적인 막말은 차명진 전 국회의원(현 자유한국당 경기 부천 소사구 당협위원장)의 세월호 관련 망언으로 그가 사과를 했다지만 그의 뇌구조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차명진 전 의원의 망언은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입에 담기조차 어려운 극언이라 할 수 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세월호 유가족들 자식의 죽음에 대한 세간의 동병상련을 회쳐 먹고, 찜쪄 먹고, 그것도 모자라 뼈까지 발라 먹고 진짜 징하게 해 처 먹는다”고 했다가 거센 반발이 일자 글을 삭제했다. 차명진 전 의원이 자신의 아이가 세월호에서 사망했다면 과연 이런 식으로 막말을 할 수 있었을까?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도 막말 논란에 휩싸이기는 마찬가지다. 그는 지난 16일 페이스 북에 “세월호 그만 좀 우려먹으라 하세요…죽은 애들이 불쌍하면 정말 이러면 안 되는 거죠…이제 징글징글해요'…오늘 아침 받은 메시지”라는 짤막한 글을 올렸다가 삭제했다.

우리는 정치인의 막말이 주는 파급력이 두려워서가 아니라 공인으로서 해야 할 말과 해서는 안 될 말을 구분하지 못하는 인간 이하의 저급한 정치인을 선택하여 동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는 점에서 한없는 자괴감을 느낀다.

정치인의 막말이 심각한 것은 막말의 내용이 사실의 부합 여부를 떠나서 상대방이 피해를 입든 말든, 모든 언론에 이름 석 자 오르기를 기대하는 천박한 정치인의 의식에 기인한다는 점이다. 이른바 ‘노이즈 마케팅’을 노리는 정치인들이 있기 때문에 한국의 막말 정치가 끊이지 않고 있다. 망언과 막말, 그리고 말실수는 그 사회의 공동체에 엄청난 해악을 끼치고 더 나아가 사회의 암적 존재로서 공동체 사회에 독약을 뿌리는 일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런 점에서 말, 즉 언어의 품격을 지키는 게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 막말은 사람들을 분노케 하는 막말에서부터 혐오가 담긴 차별적 막말을 비롯한 정치적 계산이 깔린 정략적 막말까지 여러 형태의 막말로 인하여 사람들은 분노와 좌절감을 경험하며 화병 등 정신적 질환을 얻기도 한다.

이처럼 저급한 정치문화의 현상인 막말정치는 또다시 광기와 야만의 시대를 부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생명에의 외경이라고는 눈을 씻고도 찾아볼 수 없는 인간 이하의 정치인에게서나 들을 수 있는 막말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304명의 생명을 앗아간 세월호 참사를 두고 교통사고 정도로 여기는 정치집단이 존재하는 한 우리나라의 정치는 희망이 없다. 오직 정치인을 심판할 수 있는 표를 가진 이성적‧합리적 국민들만이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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