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재배면적의 29% 차지···'아열대 작물 메카'부상
애플망고, 파파야,과채류 등 주요 소득원으로
전남농협본부도 '오매향' 공동 브랜드 내놔
세상이 빠르게 돌아간다. 그러다 보니 ‘변신은 무죄’가 됐다.
고답적이고 구태의연한 옛날 방식으로는 6차 산업이라 불리는 농업을 선점할 수 없음을 표현한 말이 아닐까 싶다.
녹색의 땅 전남이 아열대 과일의 맛과 향으로 농정의 역사를 새롭게 쓰고 있다.
농도 전남의 변신은 기후 변화에 대응하면서 특화작물 생산을 통해 주요 소득원 개발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과거 어떤 작목을 심어 돈이 됐다네 하면 너나없이 덩달아 나섬으로써 홍수 출하로 인한 가격 폭락이 문제가 되곤 했었다.
하지만 이제 그러한 천수답식 농정에서 벗어나 이제 과학적이고 계획적인 영농의 시대가 열어나갈 계획이다.
기후변화에 따른 과학영농 시대에 발맞춰 전남도는 이미 10여 년 전에 아열대 과일이라는 틈새시장 공략에 나섰다. 경작지가 좁은 제주도의 단점을 보완하면서 대한민국 최남단에 위치한 지리적 잇점을 살리고 다양한 맛과 향기를 바라는 소비자들의 입맛을 겨냥했다.
다양한 미각이 일상의 행복을 가져다준다는 의미를 누구보다 잘아는 김영록 전남지사는 지난해 고흥에다 스마트팜 혁신밸리를 유치했다.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국비 1천 56억원의을 지원받아 첨단농업 융복합 단지를 조성함으로써 과학영농의 변곡점을 맞게 된다.
이어 올해도 350억 짜리 ‘국립 아열대작물 실증센터’를 장성으로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아열대작물 신품종 개발과 기후변화 대응하는 연구개발이 진행됨에 따라 장성군은 고용창출과 경제 유발 효과는 물론이고 전남, 아니 대한민국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할 수 있게 됐다.
이러한 쾌거는 이미 널리 알려진 것처럼 전남의 아열대 과일 재배면적이 전국에서 가장 넓어 이미 ‘아열대 작목 메카’로서 작동했음을 의미한다.
전남은 우리나라 재배면적의 29%를 차지하고 있다. 아열대 과일 8품종 중 망고·백향과·올리브·파파야·구아바 등 5개 품목이 담양·영광·고흥·고흥· 장흥 등지에서 쑥쑥 자라나고 있다. 전국 재배면적 74.6㏊의 29%에 달한다. 전국에서 가장 넓은 수치다.
여기에 바나나, 레몬, 포포, 마프랑, 미하야, 용과, 체리, 백향과 등 다른 아열대 작물까지 포함하면 면적은 물론 생산량도 전국에서 수위를 차지한다.
게다가 아열대 과채류도 전국에서 20%를 차지하고 있다. 삼채, 오크라, 얌빈, 아티초크, 인디언시금치, 공심채, 차요태 등 이름은 그리 친숙하지 않지만 오래전 우리네 식탁에 오르내리는 채소들이다.
전남도가 기후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지리적 잇점을 살려 나간 데는 물론 전남도 농업기술원 연구진들의 공이 컸다.
2010년부터 시작한 시범사업이 이제부터 결실을 알알이 맺게 됐다는 점에서다.
이제 도내 3천348개 농가에서 1천514ha에 아열대 과일을 재배하고 있다는 게 농업기술원의 설명이다.
품종도 무화과나 참다래, 석류, 비파, 한라봉, 망고, 파파야 등 20여종에 이른다.
전남도의 변신은 뭐라해도 아열대 식물의 대표주자로 불리는 애플망고로부터 시작된다.
길쭉한 사과모양의 애플망고는 처음 여수 4농가에서 재배가 시작됐다. 출하량이 많지 않아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지금은 광양, 고흥, 보성, 강진, 장성 등지로 확산되면서 해당 지자체 농가의 소득원으로 자리하고 있다.
최근 광양지역에서는 애플 망고가 본격 출하됐다. 2013년부터 지역 브랜드 실용화사업으로 애플 망고를 심은 광양에서는 5년 만에 애플 망고가 소비자 식탁에 오르게 됐다. 기후가 따뜻하고, 일조량이 풍부한 곳에 자란 탓에 당도가 높고 향이 좋다.
달걀모양에 노란빛을 띤 붉은색 열매로, ‘천사의 열매’라고 불리는 파파야도 곡성, 구례, 화순 등지에서 인기리에 재배되고 있다.
일찌감치 재배를 시작한 한라봉과 블루베리, 비파는 이미 전남지역 농가소득의 효자가 됐다.
한라봉과 백향과는 고흥에 이어 일조량이 좋은 강진, 나주가 재배의 중심지가 됐다. 담양과 화순에서 주로 키우는 블루베리는 재배면적이 늘어나면서 과잉 출하될 정도다. 살구와 비슷한 비파는 완도군이 대표과일로 키우고 있다.
올들어 해남과 강진에서 본격 출하가 시작된 바나나와 망고 등 일부 품목의 경우 외국산보다 2배가량 높은 가격임에도 수요가 꾸준하게 상승하고 있다. 외국산 아열대 과일을 덜 익은 상태로 수입해와 후숙 등 강제 숙성기간을 거치는 것보다 국내산은 재배상태에서 충분히 맛이 든 상태로 출하되기 때문에 맛이나 향이 뛰어나다는 점이 소비자들을 파고들고 있다.
가격은 약간 비싸지만 맛이 빼어나고 향긋해서 이른바, '틈새시장'공략이 먹혀든 셈이다.
여기에 더해 전남농협본부도 공동 브랜드로, 아열대 과일의 다섯 가지 매력을 담은 '오매향'을 출시해 소비자들의 입맛을 공략하고 있다. 전라도의 감탄사 '워메'에다 오묘하고 달콤한 맛과 향을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김경호 전남도 농림축산식품국장은 "아열대과일은 과학영농과 기후변화 시대가 도래 한 만큼 체계적인 연구 개발을 통해 경제성을 가진 특화 작물로 키워나가야 한다“며 "앞으로 생산에서 유통·판매에 이르기 까지 농가의 소득원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