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들 삶의 현장인 북교동 예술인 골목길에서도 펼쳐져
문학을 주제로 전국 최초로 열리는 ‘목포문학박람회’의 막이 7일 올랐다.
이날 평화광장 해상무대에서 열린 개막식에는 황희 문체부장관, 김영록 전남도지사, 장석웅 전남도교육감, 김종식 목포시장, 황지우 문학박람회 자문위원장, 황정산 문학박람회 집행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행사는 김 시장의 기념사를 시작으로 황 장관과 김 지사의 축사, 주요 인사의 개막 축하 서명 세리머니, 축하공연, 목포해상W쇼 등이 이어졌다.
7일부터 시작된 ‘2021 목포문학박람회’가 문학인들이 삶을 일군 공간에서도 진행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목포, 한국 근대문학의 시작에서 미래문학의 산실로’라는 슬로건으로 진행하는 목포문학박람회는 10일까지 목포문학관을 주 무대로 목포 전역에서 펼쳐진다.
문학박람회는 목포문학관 일원, 평화광장 뿐만 아니라 유달산 자락에 위치한 ‘북교동 예술인 골목’에서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북교동 예술인 골목은 우리나라 근·현대 문학인들의 삶이 진하게 묻어난 곳이라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갖고 있다.
북교동 예술인 골목은 우리나라 최초로 신극운동을 일으킨 연극운동가로서 48편의 시와 5편의 희곡과 20여 편의 평론을 쓴 김우진(1897~1926/북교동 160번지), 한국 근대 수필문학의 이론적 토대를 구축한 수필문학의 선구자인 김진섭(1903~사망 미상/남교동 135번지 출생), 우리나라 최초 여성 소설가로서 한국 근대문학의 선구자인 박화성(1903~1988/죽동 9번지 출생), 한국사실주의 연극을 완성한 극작가 차범석(1924~2006/북교동 184-3번지 출생), 평론을 독자적 인문학 장르로 끌어올리며 240여 편의 문학평론과 저서를 남긴 문학평론가 김현(1942~1990/북교동 127번지 ) 등 다수의 유명 문학인들을 배출한 공간이다.
박화성 생가부터 김우진이 활동한 성취원(현 북교동 성당)까지 이어지는 1km 정도의 골목인데 전국적으로도 찾아 볼 수 없는 다양한 장르의 문학 거장들의 삶이 묻어나는 공간이다.
주변에는 근대 문화예술의 산실인 무안감리(구 신안군청)를 비롯해 차범석 작은 도서관, 이난영&김시스터즈 전시관, 목포애국청년의 활동지인 목포청년회관, 가수 이난영 생가, 화가 남농 허건 활동지, 김대중 대통령 신혼집과 과외하던 곳 등 문화적 자원이 즐비해 북교동 에술인 골목은 가히 목포문화예술의 심장부라 할 수 있다.
이 같은 문화예술자원을 바탕으로 문학박람회는 차범석길과 김현길을 중심으로 41개의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골목길 문학 아카이브에서는 북한 새터민과 목포문학인들이 그린 ‘목포문학인 거장 그림전’, 주민들이 써내러간 ‘옥단이 골목길 우리가 그리고 쓰다’ 등을 진행한다.
화가의 집에서 진행되는 문학인 가족 토크에서는 극작가 차범석 장녀 차혜영씨, 문학평론가 황현산 동생 황정산씨, 소설가 최인훈 장남 최윤구씨 등이 참여해 가족에 대한 추억과 문학 정신 등을 소개한다.
시민 참여 프로그램으로는 목원동 주민 등이 참여하는 김우진 작품 ‘이영녀’ 시민연극, 골목길 사람들의 품앗이 이야기, 문학 도깨비 장터 및 문학 체험 등이 다채롭게 펼쳐진다.
또한 시와 음악이 만날 때, 문학이 미술을 만날 때, 문학과 퍼포먼스가 만날 때 등 문학과 다른 예술이 협연하는 프로그램이 진행되는데 모든 노래는 시로 작사된 공연으로 진행된다.
마지막 날인 10일에는 17시부터 안치환 가수와 정호승 시인을 초청해 ‘시를 노래하다’라는 주제의 콘서트가 열려 북교동 예술인 골목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시 관계자는 “북교동 예술인 골목에서 열리는 박람회는 문학인들의 삶의 현장에서 진행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특별하다. 주민과 시민이 기획·연출하고, 스탭으로도 참여하는 시민 주도형 박람회라는 점에도 의의가 있다”면서 “골목 문학 박람회는 일제 강점기 김우진부터 2006년까지 활동한 차범석까지 이어지는 북교동 예술인 골목의 역사적인 정체성을 조명해 새로운 문화 컨텐츠를 모색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