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의없는 초동 대처도 도마
정치권·시민단체, 책임 규명 촉구
광주에서 두 차례나 후진국형 대형 참사를 낸 현대산업개발에 대해 광주시와 정당, 시민사회단체들이 나서 한목소리로 비난의 강도를 높였다.
17명의 사상자를 낸 광주시 동구 학동 재개발구역 철거건물 붕괴사고에 이어 11일 아파트 외벽 등이 무너져내린 광주시 서구 화정동 ‘아이파크’ 건설공사 시공사도 현대산업개발로 밝혀지면서 부실시공에 따른 안전 의식 부재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현대산업개발은 우리(광주) 시민들에게는 참 나쁜 기업”이라고 강력히 비난했다.
그러면서 이 시장은 “지난해 6월 9일 현대산업개발 공사현장에서 학동참사가 발생한 지 217일 만에 또 다시 화정동 공사현장에서 있을 수 없고, 있어서도 안될 붕괴사고가 발생했다”면서 “‘또 현대산업개발 붕괴사고냐’라는 뉴스에 나는 말할 것도 없고, 온 시민의 충격과 분노가 너무나 크다”고 덧붙였다.
이 시장의 이러한 발언은 특히 사고 이후에도 성의 없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시민여론을 겨낭한 것으로 이번 사고에 대한 책임을 엄격히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배어있다.
현대산업개발의 성의 없는 대처도 도마에 올랐다.
이 시장은 “(11일 오후 사고 발생에도) 12일 0시가 다 돼서야 대표이사가 광주에 도착했고, 이날 오전 10시 한 장짜리 사과문 발표가 전부였다”며 “언제까지 이런 어처구니없는 건설현장의 참사가 반복돼 시민생명과 안전이 위협받아야 하는지 분노스럽고 답답하다”고 강도높게 비난했다.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도 이날 성명을 내고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은 분명하고도 응당한 책임을 져야 하며 피해 보상과 함께 법적 책임도 피해갈 수 없을 것”이라며 “행정당국도 조속한 사고 수습과 함께 주위 건물의 안전진단, 피해복구 지원에도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민의힘 광주시당은 논평을 통해 “이번 사고는 매년 반복되고 있는 부실시공에 의한 건설사고이며, 지자체와 시공사의 관리 감독 소홀로 인한 전형적인 인재”라고 지적했다.
정의당 광주시당도 논평에서 “현대산업개발은 학동 참사에 대해 사과만 했을 뿐, 지금까지 직접 책임이 없다고 부인해왔다. 제대로 된 반성과 책임을 지지 않고 참사가 단지 운이 없어서 발생한 사고로 치부한 결과가 이번 사고로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시민사회단체의 비난 성명도 이어졌다.
광주 학동 철거건물 붕괴사고 진상규명을 위해 결성한 ‘학동 참사 시민대책위’는 이날 ‘현대산업개발은 광주에서 떠나라’란 제목의 성명서에서 “이번 사고 역시 안전은 도외시한 채 이윤만을 좇아 공사기간을 단축하기 위한 무리한 시공 과정에서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대산업개발이 안하무인으로 행동하다 사고를 낸 데에는 봐주기 수사로 일관했던 경찰의 책임도 크다. 경찰은 이번에야말로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로 사건의 진상을 명명백백하게 밝혀내, 부실 수사의 오명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