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지.민주인사가 'DJ에 드리는 고언'
동지.민주인사가 'DJ에 드리는 고언'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0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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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늦지 않았다, 초심으로 돌아가라 -민심은 정도를 걸을 때 따르는 것 강신석(무진교회 목사) 김대중정권이 권력의 속성을 너무 몰라 답답하다. 국정홍보처를 없앤거나 사직동팀을 폐지한 것이 그렇다. 홍보처 폐지는 30년동안 자신을 빨간색(빨갱이)으로 덧칠해온 보수 언론의 요구 때문 아니냐. 사직동팀도 문제가 있으면 과감히 개선하고 사정활동을 강화했어야 했다. 측근 인사 중용 등 인사문제, 언론 개혁, 부패문제 등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된게 없는데 좋은 기회를 놓쳤다. 우리나라 정치인치고 DJ만한 인물이 없는데 그래서 더욱 안타깝다. 이제라도 옳다고 생각하면 끝까지 이뤄내는 자세가 절실하다. 민심은 그럴때 따르는 것이다. -자치와 분권으로 사회쇄신을 서명원(반부패연대 광주전남본부 대표) 작은 정부를 만들려면 제도부터 바꿔야 하나 실천을 못하고 있다. 중앙정부의 구조조정 못지않게 지방정부에 권한을 주지 않는 것이 문제다. 왜 중앙으로 사람이 몰리는가. 지방분권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중소기업, 병무, 원호, 노동, 등기사무 등 업무를 과감히 이관하고 기구 통폐합 등으로 실질적인 자치와 분권이 이뤄지도록 해야한다. 사정기관이 중심을 잡는 일도 중요하다. 이들 기관이 무뎌있으니 정치바람에 모두들 우왕좌왕하고 나라 기강이 해이해지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사회를 쇄신하지 않으면 퇴임후 처지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 이는 어려운 일이 아니다. 법이 정한 바대로 실행하기만 하면 된다. -거짓말하는 대통령이 되지 마시라 문병란(전 조선대교수·시인) 자기가 약속한 공약에 대해 책임을 지는 대통령이 돼야한다. 출범 당시 작고 효율적인 정부를 내세우며 행정부 구조조정을 강하게 내보였으나 '벼슬자리 느는 정부'로 전락했다. 한마디로 여론에 밀리고 권력유지에 급급해 다시 세를 부풀리고 권력 안전책으로 몸집 커진 정부가 되었다. 다이어트 후에 병적으로 살이 찌는 불건강 증상인 '요요현상'을 보고 있는 것 같다. 개혁법안인 국가보안법 개·폐정 및 5.18관련 법안은 오리무중인 채로 남아 있다. 애초의 공약을 제대로 실천했는지가 의심스럽다. 특히 대통령의 국가경영 철학인 '신자유주의'는 재벌 구조조정은 미흡한 채 노동자와 서민들을 더욱더 어렵게 만들었다. 후반기에는 정권 재창출 우선이 아닌 당선의 '초심'으로 돌아가라. 그래서 꼭 할 수 있는 것부터 잘 마무리하는 대통령이 돼라. 특히 남북관계 풀어나가는데서 대미 자주성을 슬기롭게 발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5.18관련법.교육개혁 임기중 실천해야 윤영규(5.18재단 이사장·전 전교조위원장) IMF위기 극복, 남북관계 물꼬형성 등은 전반기 정권의 성과라고 본다. 그러나 교육개혁과 5.18문제 해결 등에는 미진했다. 후반기에는 전 민족의 염원인 남북문제에 대해 자주적인 외교력을 발휘, 역사에 부끄럼 없는 대통령으로 남아주기를 바란다. 부도에 빠진 국가경제를 살려내고 얼어붙었던 남북관계를 평화적인 관계로 잇게 한 것과 노벨평화상 수상은 21세기 '희망의 신호탄'으로 지구상 마지막 냉전지역인 한반도에 평화를 바라는 7천500만 한민족과 세계인들의 의지가 DJ를 통해 나타난 결정체였다. 그러나 5.18관련법은 묘지 앞에서 직접 약속한 국립묘지 승격, 5.18 관련자의 국가 유공자 대우 등의 관련 법안을 더 이상 미뤄서는 안된다. 그리고 5.18 저항정신을 우리민족의 정신적 자양분으로 함양할 수 있는 방안에도 힘을 기울여야 한다. 초.중.고 교육과정에서 일제 잔재가 청산되지 않고 있다. 신자유주의 바람은 교육을 '출세지향주의'와 '황금만능주의'가 판을 치게 하고 있다. 교육개혁을 바라는 일선 교사들의 여론을 겸허하게 수용하고 '남북공존교육'에 대한 비전이 제시돼야 한다. 미국과의 관계도 심부름꾼에서 벗어나 자주적인 역량을 펼쳐야 한다. -과감한 개혁으로 역사부채 갚아야 정동년 (광주시 남구청장) 80년 5.18 당시 신군부에 의해 'DJ로부터 500만원을 받은 내란 수괴'로 몰렸다. 정권 교체직후 호남인은 과거 어느 정권보다 도적적 우월성을 기대했다. 그러나 정권의 자기 희생적인 개혁의지와 실천이 보이지 않았다. 이는 개혁의 주체가 되는 세력들을 포진하지 않고 구체제 관료들에 의지를 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개혁 실종'이다. 성과로는 '남북문제'를 획기적으로 전환시킨 것을 꼽을 수 있다. 지금은 이를 더욱 진전시키기 위한 국가보안법 개정 등 결단이 필요한 때다. 지역차별은 갈수록 더 악화되고 있다. 호남인의 한과 응어리는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는 것이다. 바로 개혁세력을 제대로 꾸리지 못한 결과이다. 집권 후반기에는 역사의 부채를 갚는 마음으로 정권을 운영해야 한다. -빈부격차 최소화에 진력해야 이돈명(전 조선대 총장·변호사) 76년 3월 명동성당 시국사건 변호를 시작으로 25년째 인연을 맺어오고 있다. DJ를 지지하는 입장은 변함이 없으며 개혁부문도 큰 방향에서 애쓰고 있다. 우리 역사 이래 다수의 국민들의 민의에 의해 탄생된 첫 정권에 거는 기대가 너무 컸다고 본다. 그러나 소수정권으로서 구체적인 정치현실의 벽이 높았다. 개혁의 발목을 잡았던 야당은 정치 정도가 아닌 모습들로 일관해 와 실망스럽다. 또 잘못된 여론에 일부 국민들이 곧이곧대로 받아들인 점도 원인이 있다고 본다. 협조와 비판이 제자리를 찾아야한다. 정권 내부적으로는 '옷로비 사건'은 국가 운영주체로서 사사로움을 벗어났어야 했는데 잘못됐다. 국가보안법 폐지문제만 해도 그렇다. DJ를 지지하고 비판하는 측면에서 벗어나 분명히 반대하는 세력이 엄연하게 존재하고 있지 않는가? 경제부문은 국가부도위기에서 어렵게 이 지점까지 끌어 올려놓은 것만 해도 엄청난 성과이다. 경제도 서서히 풀릴 것으로 본다. 현정부는 갈수록 커지는 빈부격차의 최소화에 진력해야 한다. 후반기 가장 중요한 과제로는 남북한의 실질적인 접근을 좀더 이뤄내 민족 동질성 회복과 통일기반 구축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래서 성과가 차기정권까지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 -소수 정권 탓 이젠 그만 하세요 배은심씨(고 연세대생 이한열군 어머니) 지난해 김대중 대통령의 초청으로 노르웨이 노벨평화상 시상식에 동행했을 때 일이다. "상 받고 돌아가면 국민들이 선물을 바랄텐데, 선물을 가져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러면서 보안법, 인권법, 부패방지법 등 3대 개혁법안 가운데 하나라도 해결해줄 것을 간청했다. 그랬더니 대통령이 또 "국회의원 숫자도 적고…."하시더라. 그래서 "이제 정권기반이 약하다는 얘기는 그만하십시오"라고 말씀드린 적이 있다. 솔직히 김대통령을 생각하면 서운함 이상의 감정이 든다. 50년 독재정권으로 인한 아픔을 2~3년만에 치유하기란 무리일 것이다. 그러나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된 많은 사람을 생각하면 국정 전반에 과감한 개혁을 했더라면 지금처럼 모든 국민들로부터 원성을 사지는 않았을 것이다. 가신들은 '쓴소리'를 해서 김대통령이 역사에 남을 부분을 만들어줘야 한다. 근본적으로는 정치가 '국민들을 무서워하는 정치'로 바뀌어야 한다. -눈귀 가리는 측근은 가려내세요 정해숙(전 전교조위원장) 국내 문제중 가장 시급한 것은 분단의 극복, 즉 통일문제다. 한국사회 부정부패, 가치관 혼란 등 모든 모순의 근원이 분단에 있다. 지난해 남북정상회담은 철벽보다 두꺼운 분단의 벽을 허물고 통일의 물꼬를 튼 역사적 사건이다. 이를 해낸 김대통령의 업적은 높이 평가해야 한다. 그러나 여타 개혁이 지지부진하고 국민의 기대에 못미친 것도 사실이다 이는 기본적으로 기득권을 지키려는 일부 언론과 수구세력들의 강한 저항에 기인한 바 크지만 일부 대통령 측근들의 그릇된 철학과 가치관에도 원인이 있다고 본다. 소수정권의 한계를 탓하지만 말고 국민을 바라보고 국민의 소리를 제대로 담아내는 정치를 펴나가는데 주저함이 없어야 한다. -정치인 아닌 역사적 인물로 남으라 강민조(고 명지대생 강경대군 아버지) 김대통령 당선직후 "이승만같은 대통령이 아닌, 김구같은 선생님이 되십시요"라는 말씀을 드린 적이 있다. 민족에 영원히 남는 사람이 되어달라는 뜻이었다. 현재의 각종 사건들을 보면 군사정권시절, 아무리 정권이 감추려고 했던 일들도 결국 모두 드러났다는 사실을 현 정권도 망각하고 있는 것 같다. 잘못은 시인하고 국민에게 비판받는 모습을 보여야 하나 현 정권도 감추려 하고 있다. 지금 우리는 국민들이 (정부 말을) 전혀 믿지 않는 암울한 시절을 '다시' 살고 있는 것이다. 모든 것이 투명해야 한다. 역사는 항상 바른 것을 이야기해준다는 명제를 새겨들어야 한다.정치인으로선 모든 것을 다 이뤄봤으니 이젠 정치인으로 남지 말고 민족의 지도자, 민족의 양심으로 남아달라. 정권 재창출이 중요한 게 아니다. 역사를 두려워하는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경제 살리기 김상윤(54.비엔날레 사무처장) 누구나 못한다고 말은 하지만 사실 잘하고 잘못하는 부분은 본질적인 부분을 구분해야한다. 김대통령 정부는 역대 타 정권과 획기적인 차별성을 갖고 있다. 남북문제와 관련, 50년동안의 냉전 대결고리를 푼 것과 재벌중심의 경제구조를 해소한 것은 아주 잘한 일이다. 남북문제와 경제구조, 외환문제 해결에 다른 정권과 다른 데 너무 몰아가는 것은 그동안의 기반마저도 무너뜨리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그러나 지역감정문제를 이른바 '동진정책'이란 방식으로 풀어나가려 했던 것과 인사정책에 있어서는 분명히 문제가 있었다. 지난친 욕심은 버려야 한다. 지금까지의 성과를 잃지 않기 위해서라도 경제살리기에 우선 치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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