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국회앞에는 국가보안법 연내 철폐를 요구하며 1천명이 넘는 사람들이 목숨을 건 천막 단식농성을 하고 있다. 광주에도 이유와 방식은
달라도 수 개월씩 농성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한해가 저물어 가는 세밑 이들을 찾아 봤다.
"늙고 병들었다고 버림받은 청소부 인생..."
하루종일 상여소리를 울리고 하얀 소복을 입고 목에는 '시민을 위한 예술을 꿈꾼 죄'라고 쓰인 칼을
쓰고 컨테이너에서 생활하는 '예술쟁이'(?)들이 있다기에 광주시청 앞을 찾았다. 그러나 시청앞에는 컨테이너도 소복을 입은 사람도 상여소리도
없었다.
민주노총 광주전남본부 사무실에서 지난 21일 그들을 만날수 있었다. 지난 12월 16일 광주시장과의 면담에서 '내년
1월말까지 해결하겠다'는 시장의 약속을 받고 7개월여의 농성을 해제하고 광주시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광주시립예술단 8명은
2003년 12월 30일 광주시로 부터 아주 특별한 선물(?)을 받게된다. '황망함'으로 기억하는 선물은 다름아닌
'해고통지서'였다.
해고통지서를 받아든 해고자 4명은 지난 5월 "진실은 승리한다"는 하나만을 믿고 부당해고 철회를 요구하는 농성에
돌입했다.
시립국극단 한진희씨는 "그러나 현실의 벽은 높기만 했다. 1인시위로 주거침입죄, 사실을 말했다고 명예훼손, 소음측정으로
집시법, 해고에 대한 행정소송 등... 힘없는 우리에게 법은 너무나 큰 벽이었다"며 진실찾기의 험난한 1년을 회상했다.
시립예술단 노조원의 진실찾기가 시민을 위한 예술로 꽃피워질수 있기를 바란다.
감옥아닌 곳에서의 감옥살이
▲ "매주 집사람과 아이들이 면회를 온다"며 감옥같은 수배생활을 하고 있는 전공노 광주전남본부 박형기 본부장 ⓒ박상은 | ||
전공노 총파업은 국민들로 부터 큰 지지를 받지 못했다. 그 이유에 대해 전공노 전남본부 박형기 본부장은 "정부의 언론을 이용한 국민기만극"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에 덧붙여 "왜 '철밥통' 공무원이 징계될지 뻔히 알면서도 파업을 할 수밖에 없었겠는가"며 "총파업은 노동 3권 쟁취를 위한 노동자의 권리찾기이며, 국민을 위한 선택"이었음을 강조했다.
총파업과 관련해 수배중인 박 본부장은 지금 한달여 동안 감옥아닌 곳에서의 감옥살이를 하고 있다. 농성이라 부를 수도 있겠으나 감옥살이와 같았다. 박 본부장은 "매주 한번씩 집사람과 두 아이가 '면회'를 옵니다"며 쓴 웃음을 지었다.
법의 논리가 아닌 사람의 논리로
이들이 바라는 것은
최소이고 상식이며, 기본이다. 일 할수 있는 최소의 권리, 인간에 대한 상식적 대우, 더도 덜도 아닌 먹고 살만큼의 기본일뿐 그 이상의 것은
없다.
부당해고에 대한 복직요구가, 노동 3권 보장의 요구가 결코 상식적이지 못하고 기본을 넘어서거나 더많은 것을 요구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경직된 법의 논리가 아닌 사람을 위한 사람의 논리로 바라볼 때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