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국제영화제가 시작된 지도 벌써 10년이 되는 해이다. 한국에서 국제영화제라면
부산국제영화제라는 아시아 최고의 영화제로 인정받고 있는 한국의 대표적인 영화제와 판타스틱이라는 장르를 특화시켜 영화 매니아로부터 각광을 받아온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먼저 떠오를 것이다. 그리고 전주, 광주, 대전의 국제 영화제와 서울국제노동영화제, 서울여성영화제,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
등 다양한 영화제가 생겨 관객들과의 즐거운 만남을 가져오고 있다.
현재 전주국제영화제(JIFF 이하 전주영화제)가 지난 4월
28일에 전주영화제의 상징이 된 디지털삼인삼색을 개막작으로 하여 5월 6일 폐막작 남극일기의 상영을 향하여 순조로운 항해를 하고 있다.
전주영화제는 자유, 독립, 소통이라는 정신을 견지하면서 시민과 함께하는 대중성의 성격을 강화하였다는 평가를 받으며 지난해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영화보다 낯선’ 이라는 전위적인 섹션에서 실험영화와 관련한 작품이 많이 포진했으나 소수의 작가와 작품으로 한정을 짓고 ‘영화
궁전’이라는 대중을 배려한 섹션을 배치시켰다. 또한 극장도 여러 군데로 나누어져 있었으나 영화의 거리에서 모든 영화를 상영하는 전략을 취해
관객을 집중시켰다.
메인 무대와 산발 공연등 여러 부대
행사도 영화의 거리에서 이루어져 발품을 크게 팔지 않고서도 행사를 관람할 수 있는 이점을 가져오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보다 적은 좌석수로
영화를 볼 수 없는 상황, 셔틀 버스를 없앰으로써 타 지역에서 오는 관람객들이 버스보다는 택시를 이용해야하는 불편함, 터미널에서 영화제에 관해
전혀 홍보가 이루어지지 않은 점은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전주영화제도 이제 6회를 들어서면서 대중성에 대한 많은 고민으로서
‘영화궁전’ 섹션을 두었지만 전주영화제가 가지고 있었던 디지털과 독립, 대안의 성격은 전체적으로는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영화제의
성격의 하나인 지역의 축제로서의 기능도 루미나리에(빛의 터널)와 같은 많은 시설물의 설치와 임시 주차장 배치 등 지역 내의 유관기관의 협력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국제영화제로서의 위상에 걸맞지 않은 행사진행과 음식물의 반입을 포함한 규정상의 혼란, 지역민의
참여 저조는 전주영화제가 아직도 세련됨이 부족한 측면이 남아있음을 반증하고 있다.
전주영화제의 변화를 지켜보면서 광주영화제가 많은 것을 배웠으면 한다. 하지만 현재의
집행위원회가 내놓은 계획안에 따르면 ‘Let's enjoy the film festival’이라는 주제와 내용이 말해주듯이 대중성에 너무 무게가
치우쳐져 있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전주영화제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전주영화제는 문화시장을 표방하는 조직위원장이 집행위원회에 많은
자유를 불어넣어 현재의 상황을 낳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물론 광주영화제의 집행위단위에 대한 논란이 있지만 그럼에도 집행위단위에 많은 자유가
주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이제 광주영화제가 전주영화제의 변화를 지켜보면서 계속 논란이 되어온 영화제의 컨셉과 프로그램에
대해 철저한 검토와 벤치마킹의 지혜를 가져가야 할 시점으로 보여진다.
/김우경 영상운동가makemovie@hanmail.net
[야!대한민국]김우경 영상미디어운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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