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운동의 방향
미디어운동의 방향
  • 시민의소리
  • 승인 2005.12.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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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대한민국]김우경(미디어 활동가)
지난 12월 2일, 꽤 추울 것이라는 기상 예보와 함께 아침 일찍 부산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 오랜만에 가는 부산행이라 속으로 기대를 하였지만 놀러가는 것만이 아닌 한 해의 미디어 활동을 자신 스스로 돌아보는 길이라서 마음은 이중적이었다.

한 해를 돌이켜 보건대 많은 일을 하지 못했다는 자괴감과 미디어 활동가로서 더욱 분발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교차했다. 부산에 내려 새로 개관한 부산시청자미디어센터(이하 미디어센터)를 찾아가는 길에 황량한 주위 풍경과 매서운 바람 앞에서 시청자들의 참여가 얼마나 이루어질지 기대와 우려가 앞섰다.

미디어센터는 새로 개관하여 새집증후군을 가지고 있었고 고가의 장비와 최신식 시설로 그 모습을 갖추고 있었다. 개관한지 이제 일주일이 되어 아직 풀지도 않은 장비와 정리되지 않은 공간도 남아 있었다. 장비와 시설, 운영 인력이 들어선 미디어센터. 그 시설을 이용하고 체험하면서 자신들의 미디어 수용권과 미디어 참여권, 미디어 커뮤니케이션을 추구하고 누려야 할 시청자 시민들의 참여를 끌어내는 일은 이제부터 시작일 것이다.

내년 광주도 마찬가지로 부산미디어센터와 거의 같은 규모의 미디어센터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그 운영을 어떻게 할지는 부산과 여타 미디어 센터가 참고 모델이 될 것이다. 부산 미디어센터에서는 지난 12월 2일과 3일 이틀 동안 전국 미디어활동가 대회가 열렸다. 제 8회 전국미디어운동네트워크(이하 네트워크) 워크숍 ‘백투더퓨쳐 2005년’라는 주제로 전국에서 70여명의 미디어 활동가들이 모였다. 이 행사의 전체 기조는 2005년의 미디어 활동과 사업을 평가하고 2006년의 활동을 계획하는 것.

이 행사의 주요 프로그램은 활동 사례와 주제 발표, 강좌, 분임 토론, 2005년 미디어운동 평가, 2006년 기조와 계획에 대한 토론으로 진행됐다. 사례와 주제 발표에서는 APEC 반대 미디어문화행동 활동과 지역 미디어운동 진전으로서 비정규직 투쟁과 미디어 활동의 연대가 발표되었다.

디지털 뉴미디어의 등장과 정책, 법제의 변화에 따른 미디어 운동의 전략이 강좌로 진행되었고, 분임 토론은 미디어센터 진보적 운영 모델, RTV와 지역 액세스 운동, 미디어 활동가 양성이라는 주제로 이루어졌다. 네트워크는 2001년 지역 차원에서 미디어센터를 설립하기 위한 시민사회단체 및 사회운동 조직들이 만든 지역미디어센터네트워크에서 출발, 2003년 ‘전국지역미디어센터설립추진협의회’로 조직적 틀을 갖추어 지난 6월말 광주에서 진행된 제 7회 ‘전국 지역미디어센터 네트워크 워크숍’에서 출범하였다.

2005년 10월 현재 총 16개 지역 90개 단체와 개인들이 참여하고 있다. 여기에서는 지역 내부와 지역 사이의 미디어운동의 네트워크를 촉진하며 미디어교육, 퍼블릭 액세스, 독립영화 배급상영, 공동체 라디오, 진보적 인터넷언론, 지역미디어센터 운영 등 영역별 네트워크와 새로운 주제별 네트워크를 횡적으로 연계하여 전국적으로 확장하는 역할을 한다. 조직 운영 원리는 미디어운동과 사회운동 활동가 사이의 자율적이고 수평적인 상호 연계를 통해 미디어운동의 네트워크, 미디어운동과 사회운동의 네트워크, 사회 운동의 네트워크를 지향한다.

이 네트워크의 지속적 발전이 미디어 민주주의 실현과 민주적 미디어 생태계 건설의 새로운 움직임으로 쑤욱 나아가길 바란다.

/김우경 미디어활동가 makemovi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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