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전환기 서막 알린 2008년을 돌아보며
大전환기 서막 알린 2008년을 돌아보며
  • 이신
  • 승인 2008.12.26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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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 (통일사회연구회 회장)

2008년은 역사가 대전환기에 접어들고 있다는 사실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던 한 해였다. 대전환기의 특징은 낡은 질서가 허물어지고 새로운 질서가 생기면서 매우 복잡하고 역동적인 드라마를 연출하는데 있다.
  
먼저 미국에서 시작된 경제위기는 자본주의 최후단계인 현대제국주의가 허물어지는 필연적인 과정으로 세계사적 대전환기를 예고하고 있다. 미국경제가 허물어지고 있는 이유는 경제의 군사화, 금융화 시스템이 더 이상 작동하기 어려운 처지로 내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경제는 끊임없이 외부로부터 먹이를 물어와 자신의 입에 넣어야만 신진대사를 하는 Hunting Economy(사냥경제)다.
  
super hunter 지위 흔들리는 미국
  
미국은 전쟁과 투기금융을 수단으로 지구촌 곳곳을 사냥터로 삼아 마음대로 먹잇감을 챙길 수 있었다. 그러나 사냥터 곳곳에서 저항과 경쟁이 심해지면서 미국의 힘도 무력해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이라크 사냥터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요 ‘최고의 비즈니스’인 전쟁이 승부를 내지 못하고 길어지자 하루 전쟁비용이 5천억씩 들어가면서 황금알은커녕 재정적자의 화근이 되고 있으며 이는 곧바로 미국경제의 중심축인 군수산업을 생존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그리고 군수산업에 투자하느라 소홀히 한 민간산업의 상징인 자동차 산업 또한 동반몰락의 길을 가고 있다. 미국의 군사력이 막강했을 때는 전쟁을 벌여 배터지게 이익도 남기고 덩달아 투기금융자본도 그 덕을 톡톡히 보았지만 지금은 여러 곳에서 뛰어난 사냥꾼들이 나타나 미국의 무제한적인 욕망을 제어하고 반대하고 있어 Super Hunter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
  
그런데 염려스러운 일은 우리의 정치 경제 군사 문화 등 국가시스템이 미국과 지나칠 정도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어 마치 소련이 무너지자 동유럽 국가들이 연쇄적으로 무너지듯이 미국 경제위기의 충격이 한국경제를 강타하면서 국민들의 삶을 고통으로 몰아세우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경제위기가 시작일 뿐이며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불안과 두려움이 국민들의 마음을 얼어붙게 하고 있다.
  
다음으로 2008년은 6·15시대 걸림돌을 제거하며 민족사적 대전환기의 추진동력을 키운 해였다. 6·15시대가 활짝 열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북미관계가 정상화되어야 한다.

그런데 정상화의 양대 걸림돌이던 테러지원국 해제가 지난 10월에 풀리고 이제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는 일이 남아 있다. 아마도 이는 오바마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하여 김정일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통하여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정부 허상 무너진 한해
  
최근에 주목해야 할 언론보도가 있었는데 미국은 어떻게든 북이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 보유국임을 숨겨야 할 판에 스스로 나서 밝히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오바마 정부가 핵보유국인 북과 군사적인 방법이 아닌 외교방식으로  접근하겠다는 입장을 굳힌 것으로 해석된다.

이렇게 북미관계는 근본적인 변화를 준비하고 있는데 불행히도 남북관계는 10년 전으로 뒷걸음치며 충돌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마지막으로 2008년은 촛불을 통하여 오만과 독선, 탐욕과 어리석음으로 가득 찬 이명박 정부에 대한 국민의 뜻과 의지 그리고 민주주의의 저력을 과시한 해였다.
  
한국 민주주의의 상징으로 떠오른 촛불집회는 후퇴하고 있는 역사의 수레바퀴에 브레이크를 걸었으며, 수십년 동안 축적해온 우리 국민들의 정치역량을 세계에 보여준 자랑스럽고 감동적인 드라마였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촛불에 담긴 민심을 바로 읽지 못하고 교사 파면과 해임, 대운하 추진, 국회 날치기에서 보여주듯이 더욱 더 깊은 오만과 독선의 길로 빠져들고 있다. 국민의 마음에서 멀어지고 있는 정부의 미래가 참으로 걱정스럽다.
  
허물어지고 있는 현대제국주의 시스템, 녹아내리고 있는 한반도 냉전의 벽, 황금만능주의가 빚어낸 이명박 정부의 허상(虛像)이 무너진 2008년은 세계사적으로나 민족사적으로 대전환기의 서막을 열면서 앞으로 더 큰 변화를 예비하며 저물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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