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희망도 없이 밝았습니다. 2009년, 세계금융위기의 실물위기로의 확산이 있을 것이고 이명박정부는 대운하와 부동산경기부양과 같은 시대착오적 정책으로 국민경제를 외통수로 몰아가고 이에 항의하는 시민들은 촛불방지 집시법개정, 사이버모욕죄법 신설, 방송법 개악 등의 민주주의 후퇴로 답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더욱 불행한 것은 민주진영의 무능력과 패배주의입니다. 국회의사당에서 점거농성을 벌이는 민주당이 악법저지에 성공하기를 바라는 마음이야 간절하나, 그들이 미구[未久]에 촛불시민들의 여망을 이어받아 대한민국을 민주국가로 되살릴 것이란 희망을 갖기에는 그 동안 그들의 행적이 너무 무능하고 퇴행적이었습니다.
구제불능 호남정당 민주당
민주당은 아직도 자신들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어떤 점이 부족한지 모릅니다. 전통적 지지층 복원을 표방하는 호남정당이 되면 과거 김대중정당의 위력정도는 가질 수 있다고 오판한 그들은 이미 구제불능집단일 뿐입니다.
최근 사회디자인연구소에서 분석한 자료에 의하면 수도권주민의 호남원적지 비율은 크게 낮아졌습니다. 98년 26.3%로 최대원적지 비율이었던 호남이 2006년에는13.5%로 낮아졌고 상대적으로 수도권이 원적지인 수도권주민의 비율은 98년 19.9%에서 57.9%로 급증했습니다. 그들이 ‘호남정당 민주당’에 무슨 애착이 있고 특별한 관심을 두겠습니까.
중산층과 서민의 정당을 표방하는 민주당의 핵심지지층은 자영업자들입니다. 그리고 실제 민주당에서 열혈당원으로 활동하는 사람은 자영업자가 최대집단입니다. 그런데 지난 대선시기 자영업자군은 한나라당의 세금폭탄 구호에 동조하고 민주당에게서 등을 돌렸습니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첫째 미시적으로는 그들 자신도 세금폭탄을 맞았기 때문입니다. 통계(KOSIS)에 의하면 자영업자의 세금이 1999년 3.5조에서 2006년 12.8조(신고기준)로 362% 폭증했습니다. 이것은 같은 기간 GDP증가분(1999년 GDP 529.5조원-> 2006년 GDP 848조로 160%)과 비교해도 증가분의 두 배를 넘어서는 것이었습니다.
실소득의 증가 없이 신용카드사용 등의 세원투명화로 부담하게 된 세금임을 감안한다면 실부담률은 더욱 컸다고 볼 수 있습니다.
둘째 거시적 측면에서 보면 자영업자군의 축소·퇴출은 이미 시대적 흐름입니다. 2006년 현재 자영업 종사자가 총 취업자의 25.1%로 일반 선진국의 약 2.5배에서 3배정도 많은 실정이고 보면, 고도성장으로 이상 비대해진 자영업부문이 경제가 세계화되면서 급격한 구조조정을 맞게 되리라는 것은 불을 보듯 빤한 일입니다.
따라서 17세기 영국에서 신흥부르주아지의 등장과 함께 절대왕정과 영주제가 몰락하듯 민주당은 자영업자군의 몰락과 함께 그 운명을 다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자영업자군 외에도 300만에 이르는 실업자와 1000만명이 넘는 비정규직을 비롯한 불완전 고용인력, 세계 제1의 대학진학률과 군 복무기간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통계상 낮게 잡히는 청년실업자들에게, 세계가 공황으로 진입하고 나라의 민주주의는 일대 퇴보하며 강마다 삽질을 해대는 이 때 우리는 무엇으로 시대에 응답해야합니까.
민주당 기웃 말고 새 희망 만들어야
선배님, 단순한 절차적 민주주의가 한겨울 온실의 화초처럼 얼마나 연약한 것인지 역행보살 이명박이 절절히 느끼게 해주는 것을 보면서, 독일의 바이마르 공화국이 무너지며 히틀러가 합법적 선거로 등장하는 세계사의 악몽이 떠오르는 것은 비단 저뿐만이 아닐 것입니다.
우리들이 아직도 구시대 공급주의 패러다임인 노동편이냐 자본편이냐를 따지는 미망[迷妄]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연말 보신각 타종행사에서 울부짖는 주권자운동 소비자 패러다임의 의미를 깨닫지 못한다면 우리의 이 어둠은 더욱 깊어질 따름입니다.
개인의 입신양명을 위해 천박한 출세주의자의 의심을 사가며 집권의 희망이 전무한 민주당을 기웃거리는 일은 기회주의자들의 몫으로 넘겨 주십시오. 그리고 광주시민의 새로운 희망을 만드는 일에 한번 더 노력해 주시길 간절히 간절히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