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축제, 기획사 돈벌이하는 축제돼선 안 돼”
“김치축제, 기획사 돈벌이하는 축제돼선 안 돼”
  • 강성관 기자
  • 승인 2009.04.06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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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김치축제에 쓴 소리…변화 이끌지 관심
▲ 김성훈 전 농림부장관은 2009년 광주김치축제추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지난 3월 31일 첫 추진위원회 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김 전 장관은 "김치축제가 기획사만 돈벌이하는 축제가 돼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김성훈 전 농림부장관이 지난 3월 31일 ‘제16회 광주김치축제’ 추진위원장을 수락하면서 한 일성은 “2009년 광주김치축제는 지역주민들에게 실질적인 이익이 되는 축제가 돼야 한다”는 것이었다.
  
김 전 장관은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광주김치축제에 대한 구상을 밝혔다. 김 전 장관은 “지역주민에게 이익을 주는 광주김치축제를 만들기 위해 우선 집안마다 다르고 젓갈마다 다른 전라도 김치 콘테스트를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발효 김치의 정수는 누가 뭐라 해도 전라도 김치”라며 “전라도 김치가 가가호호마다 어떤 젓갈을 쓰고 어떤 소금을 썼는가에 따라 맛이 각기 다르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콘테스트를 통해 김치 뿐 아니라 젓갈에게 스토리를 입히고 상품화하자는 제안이다. 김 전 장관은 “김치 축제가 이벤트나 하는 기획사가 돈벌이를 하는 축제로 돼선 안 된다”면서 “젓갈을 파는 어민, 김치 만들 채소를 파는 농민, 광주의 맛깔난 김치를 만들어 손님상에 내놓는 식당 주인 등 지역주민이 축제의 주인공이자 혜택을 받아야 하는 사람들이다”고 강조했다.
  
김 전 장관은 “가장 지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고 국제화가 외국의 것을 흉내 내는 것이 아니다”면서 “전라도의 김치 맛은 집안 대대로 이어져 오는 김치 맛이 있다.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김치를 전시하고 그 집안의 내력을 스토리텔링해서 이를 상품화하는 길을 마련하면 국제적 축제가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김 전 장관은 ‘대량 생산과 유통’이 아닌 가정식 김치의 소규모 생산과 판매가 가능하도록 하는 조례의 필요성도 역설했다.
  
김 전 장관은 “지금의 식품위생가공법에 따라 공장 설비와 기준을 맞추려면 8∼10억 정도를 투자해야 하는데 가난한 농민이나 종가집이 큰돈을 들여 공장을 살려놓고 김치를 생산할 엄두를 내겠느냐”며 “조례를 만들어서 일정한 위생조건만 합격하면 김치를 만들어서 지역 내에서는 맘대로 김치를 팔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전 장관은 “조례로 길을 터주지 않으면 가난한 농민들은 아무 것도 가공할 수도 없고 유통할 수도 없다”며 “결국 재벌기업들이 만든 천편일률의 맛도 없고 특색도 없는 김치만 판을 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례를 제정해 각기 다른 집안에서 만든 다양한 맛을 가진 김치를 소규모로 생산하고 판매 할 수 있는 길을 열어야 한다는 것이다.

“유럽에서처럼 일정한 위생조건만 통과하면 그 지역에서는 맘대로 김치를 팔수 있게 해주면, 서울사람이 와서 사고 일본 사람도 와서 사고, 결국 그것이 농민을 살리는 길이다”고 강조했다.
  
김 전 장관은 김치의 맛을 결정하는 다양한 젓갈 원료, 배추, 무 등 원식자재부터 김치에 이르기까지 집마다 각기 다른 맛의 김치를 스토리텔링과 함께 보여줄 수 있는 전시를 제안했다. “채소와 생선, 곡물을 모두 발효식품으로 만드는 나라는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 밖에 없다는 것을 전시를 통해서 알려내야 한다”며 “문화를 팔아야 식품을 팔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전 장관의 구상과 제안처럼 올 광주김치축제가 지역민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주고 국제적 축제로 발돋움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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