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봄날 지키기 보험
따뜻한 봄날 지키기 보험
  • 박상은
  • 승인 2009.05.15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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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은 광주푸른길가꾸기운동본부 간사

아롱아롱 아지랑이 피어오르고 연인의 손길처럼 보드라운 산들바람이 낯을 간질이는 봄날. 파릇파릇 돋아나는 잔디밭에 한 가족이 봄나들이를 나왔다. 아이들은 처음 만나는 또래들과 나비를 쫓으며, 봄꽃의 향기와 나뭇잎의 싱그러움을 한껏 즐기며 땀에 흠뻑 젖도록 뛰어논다.

아이는 금새 나른한 봄 햇살에 잠이 졸음이 몰려온다. 어느새 아이는 엄마의 치맛폭을 파고들고, 금새 쌔근쌔근 잠이든다.  엄마는 조심스레 무릎에서 아이를 내려놓고 아빠와 흩날리는 꽃잎을 맞으며, 두 손 꼬~옥 잡고 오랜만에 데이트를 즐긴다.

아빠는 너른 잔디에 누워 엄마에게 베개를 하며 가리킨다. 엄마는 부끄러운 듯 주변을 둘러보더니 아빠의 팔을 베고 나란히 누워 따뜻한 봄 햇살 만큼이나 포근한 행복에 빠져 든다.

너무나 평화롭고 행복한 봄날의 아름다운 풍경이다. 누구나 한번쯤 꿈꿔보는 봄날의 로망일 것이다.

아름다운 봄날, 추억 속에 잠기나

그러나 현실은…. 안타깝다 못해 참혹하기까지 하다.

우리의 봄날은 자동차에 누렇게 내려앉은 황사먼지를 짜증내며, 연신 차를 닦고 있는 아빠, 흡사 ‘알 카에다’ 무장단원같이 얼굴을 가리는 자외선 차단모자와 황사방지 마스크로 무장한 엄마, 봄볕에 엄마도 알아보기 힘들만큼 검게 탄 새까만 아이.

이런 모습에서 봄날의 행복이나, 평온함 따위는 그저 우리들의 아름다운 추억 속에나 있는 듯 하다.

우리들에게 이제 더 이상 행복한 봄날은 없다. 그저 황사와 성급한(?) 날씨밖엔 없다. 아름답고 행복한 봄날은 이제 우리의 추억 속에나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저 우리의 행복한 봄날을 추억으로만 회상하고 아쉬워 할 수만은 없지 않은가.

‘기후변화’, ‘온실가스’, ‘빙하가 녹고 있다’ 등등. 그저 남의 얘기로만 알았다. 먼 나라 얘기인줄 알았다. 그러나 조금만 주의 깊게 생활주변을 둘러보면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의 생활이 조금씩 변하고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우리의 고정관념(?)에 있는 우리들이 일상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기후의 변화로 인해 조금씩 바뀌고 어긋나고 있음을 눈치 챌 수 있을 것이다.  아직은 참을 만하고, 이런 우려를 방정맞다고 할런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더 이상 늦어서는 안 되지 싶다.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 소중히 하자

아름다운 봄날이 추억이 아닌 우리의 생활이기 위해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가만 생각해보자. 답은 수 만 가지 이상이다. 누구나 그 답은 알고 있다. 초등학생 아이도 알고 있다. 굳이 얘기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그중 한 가지 방법을 굳이 얘기하자면 나무를 심고 가꾸자는 것이다.

특히나, 멀리가지 말고 일상의 생활공간 속에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를 소중히 하자는 말을 하고 싶다. 생활을 변화시키는 것이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다. 가까이 있는 것이기에 가까이에서 찾아보자는 것이다.

우리가 혹시나 모를 사고를 위해 다달이 몇만 원에서 몇십만 원의 보험을 내듯이.
혹시나 가 아니라 실제로 우리의 일상을 위협하는 실존하는 기후의 위협으로부터 우리를 지키기 위한 보험으로 내 집에 작은 나무하나씩 보험으로 심는 것은 어떨까. 이것에 굳이 이름을 붙이자면 ‘행복한 봄날 지키기 보험’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다.

‘나무 한그루가 당신의 행복한 봄날을 지켜드립니다!’가 광고 카피로는 어떨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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