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광주공장 노사가 62만대 증산이라는 장밋빛 프로젝트를 발표한 뒤 추가 인원 채용을 놓고 일정이 지연되자 책임 공방을 벌이는 등 갈등을 빚고 있다.
기아차 광주공장과 기아차노조 광주지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광주1공장 카렌스 후속모델 2012년 말 투입, 2공장 생산 현행 42UPH(시간당 생산대수)에서 66UPH로 증산, 3공장 21UPH에서 23UPH로 증산 등을 골자로 한 62만대 증산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광주시도 기아차의 증산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며 환영과 함께 대대적인 홍보에 나서기도 했다. 62만대로 증산하면 20%대였던 지역경제 기여도가 30% 중반으로 올라가고 지역 총수출액의 37%, 연간 매출 10조를 달성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발표 이후 4개월째 접어든 가운데 노사는 겨우 2차례 인원 채용 등의 문제를 놓고 자리를 했지만 별다른 논의가 진척되지 않아 향후 증산 일정 자체가 차질을 빚고 있는 실정이다. 더더욱 기아차 광주공장의 증산일정은 협력업체의 라인 증설 등이 맞물려 있어 증산계획이 지연될 경우 협력업체 어려움을 가중시킬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에 대해 기아차 광주공장 관계자는 "지역경제에 큰 희망을 주었던 62만대 증산 프로젝트가 심각한 일정 지연으로 좌초 위기에 빠졌다"라며 "1월부터 1,2공장의 공사 진행이 예정되어 있지만 노사 협의가 지연되면서 아무 것도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기아차 광주지회 박병규지회장은 "지난해 12월 첫 상견례 이후 본사의 노조지부를 상대로 한 사업계획 설명회가 늦어지면서 최근에야 사실상 첫 노사협의를 가졌다"면서 "노조지부와 광주지회 대의원 대회가 잇따르고 실습생 사고가 발생한 것도 노사협의가 늦어진 배경이 된다"고 밝혔다.
일부에서 제기하고 있는 노-노갈등 주장에 대해서는 박 지회장은 이어 "50만대 증산에 찬성했던 사람들이 62만대 증산은 반대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면서 "세부적인 쟁점사항은 없으며 앞으로 본격적인 노사협의가 이뤄질 것이다"고 말했다.
기아차 광주공장은 2년 전 42만대에서 50만대로 8만대 증차하는 과정에서 인력 증원 없이 오히려 인력 조정으로 노동강도가 높아졌는데 이번에도 62만대로 증산한다면 당연히 인력 채용이 중요한데도 이에 대한 논의 자체가 진전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인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