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건너 불구경이나 이웃집 싸움구경은 무척 재미있다고 한다. 선거 뒤 끝이 씁쓸하기 짝이 없는 가운데 부산과 포항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태가 -천박스런 취향이라는 비난을 받을지라도 널리 용서하시라- 흥미진진하다. 새누리당 국회의원 당선자 문대성과 김형태 문제가 수그러들기는커녕 시간이 갈수록 더욱 확산돼가고 있다.
사안 자체가 대충 넘길 수 있을 성질로 보이진 않는다. 선거전 이미 해당 지역에서는 두 후보의 부적절한 행위가 지적됐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밀어부친 결과가 이 지경까지 이른 것이다.
두 사람이 모두 각 분야(?)에서 전대미문의 행태를 저질렀다고 봐야할까, 아니면 늘쌍 일어나던 일인데 하필 ‘지엄한 권력자’ 국회의원을 하겠다고 나서서 불거진 것일까. 전자라면 그동안 한번도 겪지 않았던 일이라 국민들이 용서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부터 고민스런 부분이어서 한참 시간이 걸릴만도 하겠다.
그러나 후자라면 진즉에 결론이 날만한데 시간을 끌면서 국가적 에너지만 낭비하고 있는 꼴이다.
이따위 일에 시간을 질질 끌며 온 나라가 혼란스럽게 된 원인의 제공자도 참 여럿 꼽힌다. 그 세력집단 수장 박근혜의 비호인지 결단력 박약증인지부터 언론사 기자라는 작자들의 궤변과 당사자들의 끝까지 버티기 배짱 등 한데 어우러져 아주 진흙탕을 만들고 있다.
이 가운데 궤변을 무슨 명분이라도 되는 것처럼 제공하는 몇몇 언론집단과 그러한 요설을 글이라고 쓰는 장본인들은 후안무치의 정도가 도를 넘어 있다.
문대성의 복사된 논문을 놓고 조선일보의 김대중은 “그가 학자가 아니고 체육인 출신이라는 점 등이 확인되고 고려돼야 한다”고 썼다는 것 아닌가. 이제 체육인 출신으로 대학 강단에 서왔던 다른 이들은 제자들에게 뭐라고 말해야 할까.
심지어 당사자인 문대성을 포함해 모든 체육인 출신 교육자들까지 전체가 다 모욕감을 참을 수 없을 것만 같다. 또 김형태 건은 “선거 전에 기사화되면 판세에 영향을 미칠까봐 보도하지 못했다”는 동아일보 기자의 고백도 나오고 있다. 이들 매체들은 이미 우리 사회에서 언론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음에도 오랜 관행에 길들여진 독자층에 의해 아직도 유력한 매체처럼 행세하고 있으니 대관절 언제쯤 바로잡아질 것인가 답답하기 짝이 없다.
이번 선거에서 광주 전남 지역에서는 이따위 수준 미달의 추문, 추행을 가진 당선자란 없었다. 그런 인물이라면 게임 시작 전 진즉 사라져갔을 것이다. 혹은 ‘늘쌍’까지는 아니어도 복잡다단한 인간사에서 일어날 수도 있는 그러한 일을 저지른 인간이었다면 국회의원 출마라는 것은 언감생심 마음먹었을 리가 없다.
하지만 선거가 과열되었던 동구지역에서 한 사람이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그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응징이 없다면 저쪽 동네보다 더한 도덕적 윤리적 수치심(허리상학적?)을 가져야 한다. 왜냐면 식욕이나 성욕같은 1차적 욕구가 정치, 사회적인 2차적 욕구에 비해 더 격이 낮으며 하등하지 않다는 사실이 이미 입증됐기 때문이다.
오히려 2차적 욕구는 지능화되어 더욱 교활하고 무서운 범죄로도 연결된다는 이른바 ‘사이코페스’ 확산이 우려되고 있는 현재, 경상도에서 일어난 불이 마냥 강건너라면서 팔짱끼고 구경만 할 일은 결코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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