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 5만원권이 넘친다. 2년만에 발행규모가 2배를 넘어섰으나 은행으로 환수되지는 않는다. 이렇게 넘치는 5만원권이 어디에서 잠자는 지 알 길이 없다.
상당수는 선거 때 뿌려진 것으로 추정되나 집안 금고에서 잠자는 것인지 불법 게임사이트에서 잠자는 것인지, 아니면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이 뇌물로 받은 수십억원처럼 우리 지역에서도 뇌물로 뿌려진 돈이 어디에 숨겨져 있는 것인지 굼긍증이 더해간다.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가 발표한 '2012년 상반기중 광주·전남지역 화폐수급 동향'에 따르면 올 상반기중 발행된 화폐 총발행액은 1조6천279억원으로 이 가운데 5만원권이 54%로 8천788억원을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쉽게 시중에 도는 돈의 절반 이상은 5만원권이라는 얘기이다.
그렇다면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돈은 필요에 따라 은행에 예금도 하고 주식에 투자도 하고 보험에 들기도 하면 금융권에서 다시 한국은행으로 환수가 되어야 한다. 중요한 사실은 환수되는 화폐 가운데 5만원권은 그만큼 환수도 낮다는 계산이다.
5만원권 발행 비중은 발행 이후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10년 상반기에는 37.3%, 하반기에는 38.2%로 소폭 상승하더니 2011년 상반기에는 43.8%, ㅘ반기에는 50.7%로 이때부터 50%를 넘기 시작했다. 그리고 올 상반기에는 54%를 차지한 것이다.
더욱이 화폐 총발행액이 2010년 2조4천423억원(상반기 1조1천373억원), 2011년 2조7천878억원(상반기 1조3천849억원)에 이어 올해 상반기중 1조6천278억원이 발행된 추세로 보면 5만원권의 발행액은 금액규모로 크게 증가한 것을 알 수 있다.
즉 올 상반기 5만원권 발행액 8천788억원은 2010년 상반기 4천245억원에 비해 발행 규모가 2배를 넘어섰다. 물론 환수액도 크게 증가하고 있으나 전체 발행 규모에 비하면 갈수록 그 비중이 낮아지고 있어 시중에 도는 5만원권이 급증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결국 5만원권의 화폐수급 규모는 2009년 6월 최초 발행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반면, 1만원권은 5만원권으로의 대체가 반영되어 발행 규모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양상이다.
아무래도 올 상반기중 5만원권 급증 현상은 국회원 총선거 때 뿌린 선거비용과 관련성이 있어보인다. 또 연말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있어 얼마나 5만원권이 시중에 돌지 더욱 관심이 모아진다.
한때 5만원권으로 거액의 뭉칫돈을 조성해 은닉하던 유명 병원 등이 세무당국에 잇따라 적발되면서 국세청 쪽은 “계좌추적으로 은닉자산을 쉽게 찾았던 과거와 달리 요즘은 자택은 물론 제2, 제3의 비자금 은닉처를 찾아야할 때가 많다”며 “5만원권의 낮은 환수율은 그만큼 검은돈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