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1층에 유명 명품관을 운영해 온 광주신세계백화점이 시민단체로부터 도시계획법 위반 등의 혐의로 사법당국에 고발됐다.

‘시민이 만드는 밝은세상’(대표 이영선 월산동 성당 신부. 이하 밝은세상)은 12일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신계계백화점 1층은 광주시 도시계획시설 내의 터미널 부지 일부분으로 자동차정류장 용도로 정해진 곳”이라며 “비도시계획시설인 명품매장을 차려 도시계획시설 내에 영업하는 것은 명백한 불법”이라고 밝혔다. 불법영업으로 부당한 이익을 얻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당초 시민들과의 약속을 저버린 행위라는 것.

‘밝은세상’은 11일 도시계획법 위반과 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금호터미널(주) 대표이사, (주)광주신세계 대표이사, 광주시 서구청장을 각각 광주지검에 고발했다. 아울러 광주신세계백화점에 대해 ▲1층 영업중지 및 부당 이익금 환원, (주)금호터미널에 대해 ▲신세계 백화점 1층 임대 중단 및 시민들을 위한 공간 조성 ▲터미널 영화관 사업 취소를 촉구하는 한편, 서구청과 광주시에 대해서도 필요한 행정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 쟁점은 무엇인가?

(주)금호터미널은 지난 1995년 종합버스터미널 조성 당시 서구 광천동 49-1 일대 일부 사유지를 도시계획시설로 묶어 강제 수용한 바 있다. 현행 도시계획시설의 결정, 구조 및 설치기준에 관한 규칙에 의하면 자동차정류장의 편익시설은 식당·다방·매점·약국 등으로 제한하고 있으며, 이와 유사한 시설로서 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를 거친 시설만 입점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터미널 사업주인 금호터미널 역시 1995년 지상 9층, 지하 3층의 이 터미널 부대건물을 광주신세계백화점에 임차해 줄 당시, 백화점 건물 1층을 시민편익시설로 제공하겠다고 약속하고 용도 변경한바 있다.

그러나 광주신세계는 2003년부터 편익시설로 운영해온 백화점 1층의 미용실·약국·사진관·서점 등을 철수한 뒤, 서구청 도시계획심의위에서 의류?피혁제품 판매를 허용해 달라는 내용의 업종변경을 신청한 바 있다.

밝은세상 측은 애초 서구청 도시계획심의위가 의류·피혁제품으로의 업종변경이 불가능한데도 불구하고 ‘도시계획심의를 거친 시설은 가능하다’는 단서조항을 악용하고, 편익시설의 하나인 매점에서 잡화류를 취급할 수 있다는 것을 악용해 업종변경을 허용했다는 주장이다.

광주신세계는 서구청 도시계획심의위의 결정에 따라 유명 해외명품 브랜드를 입점 시켜 지금까지 영업해 오는 한편, 도시계획시설 기준의 부대·편익·유사 시설이라 할 수 없는 백화점의 이벤트 행사장 등으로 지금까지 1층 공간을 활용해 왔다.

밝은세상 측은 “루이비통, 버버리, 페라가모, 크리스찬 디올 등이 과연 일반 시민들을 위한 편익시설로 볼 수 있느냐”며 “당시 도시계획심의위의 결정도 잡화를 취급할 수 있도록 한 것이지, 지금처럼 해외 명품관을 운영하라고 한 것이었느냐”는 주장이다.

◆ 신세계 “터미널 복합시설 개념으로 변화, 적법 절차 거쳐”

광주신세계 측은 1층의 명품관 유치는 서구청 도시계획 심의 등의 적법한 절차를 거쳤다는 주장이다. 당시 심의 위원들은 터미널이 단순 여객 기능에서 다중이이용하는 복합 시설 개념으로 변화되고 있는 시대적인 추세와 함께 전국 터미널 편익시설에 의류, 잡화, 화장품 등 다양한 업종이 운영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해 결정했다는 것.

광주신세계 측은 “이미 지난 문제를 다시 문제 삼고 있다”며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음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