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선 16명 ’딸랑이 의원‘ ’꿀먹은 벙어리‘여론도
송갑석 위원장, 광주시의회 원구성 자의적 개입
강기정 시장의 암묵적 의중 따라 당락 결정 ’관측‘
광주시의장, 견제·감시보다는 ’한통속‘ 벌써 우려
[시민의소리=박병모 대기자] 광주시민들의 대의기관인 광주시의회가 뒤똥거리는 형국이다.
새로 꾸려지는 제9대 원구성을 앞두고서다. 광주시의회는 오는 30일 의장선거를 한다. 이후 5개 상임위원장을 뽑는다.
하지만 벌써부터 광주시의회가 홀로서기를 하지 못한 채 자생력을 잃고 허우적 대고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민주당 광주시당 송갑석 위원장이 지시하는 대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리서라 하면 이리 서고 저리채면 하면 저리서는, 마치 밧줄에 묶인 꼭두각시 마냥 처량한 신세가 된 듯 싶다. 자신들에게 공천장을 준 지역위원장인 국회의원의 말을 듣지 않을 수 없어서다.
이번에 당선된 광주시의원은 23명이다. 이 중 새로 뽑힌 초선의원은 16명이다.
국민의힘 출신을 제외하면 22명 모두가 민주당 출신이다.
광주가 민주당 텃밭이요, 일당 독식구도이기 때문에 이들 초선들은 윗선의 지침대로 따를 수밖에 없다.
아무런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굳이 설명을 하지 않아도 광주시의회 원구성을 보면 담박에 알 수 있다.
지난 16일 송갑석 위원장은 시의원들을 불러 놓고 이렇게 얘기했다.
이번 시의장과 상임위원장 선거는 재선 위주로 하되 후반기에는 양보를 하자고 했다가 말을 바꾼다. 후반기에는 자유경쟁을 하자고 말이다.
특히 초선위원들에게는 부의장 1석과 운영위원장, 그리고 1년짜리 예결위원장은 1년 후에 연장자 순으로 주겠다. 말하자면 별 볼일 없는 자리만 주겠다는 뜻이다.
그러면서 사설 보좌관에 대한 최저임금법을 어겼다는 이유로 피소된 모 의원에게는 의장을 출마하거나 투표권을 줘서는 안된다고 했다가 번복한다. 무죄 추정 원칙과 상대방의 인권을 무시한 처사가 아닐 수 없다.
송 위원장의 오락가락 행보로 인해 리더십에 문제가 있다는 비난이 쏟아지는 것은 그래서다.
송 위원장이 내세운 그럴싸한 명분도 쉽사리 이해가 가지 않는다. 민주당 시당에서 가이드 라인을 정해주지 않으면 과거처럼 돈봉투가 오가고 서로를 헐뜯고, 합숙훈련을 통해 표를 매수하기 때문에 이를 사전에 방지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반문하고 싶다. 이렇게 시의원끼리 합의를 통해 원구성을 제대로 하지 못한 의원나리님(?)에게 공천을 왜 줬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이런 상황에서 30일 열리는 시의장 선거에는 정무창 후보와 조석호 후보가 맞붙는다. 상임위원장은 재선 의원들이 각자 의사를 표명한 상태다.
그런데 문제는 송 위원장의 자의적인 지시도 그렇지만, 이들 두 후보들이 경선에서 떨어지면 상임위원장을 맡겠다고 합의했다는 후문이다.
통상적으로 보면 전반기 시의장 선거에서 ‘떨어지면 2년 뒤 재출마하는 게 관례다. 하지만 이번 후보들이 그런 합의를 했다면 ’꿩 먹고 알도 먹는‘심보가 아닐 수 없다.
그런 고답적인 행태를 보고 있노라면 6·1 지방선거에서 갑질 공천에 자기입맛에 맞는 사람을 공천한 국회의원들을 따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심하게 얘기하면 명색이 시의장에 출마한 의원들의 자질과 역량이 의심스럽다는 얘기다.
하기야 민선 8기때 전반기 의장을 한 김동찬 의원이 임기내내 집행부를 견제하고 감시하기 보다는 광주시장의 비위를 맞추느라 안간힘을 쓴 뒤 그 댓가로 광주상생일자리 재단 대표에 취임을 하는 어처구니 없는 사태가 벌어졌다.
그는 자신을 뽑아준 북구 주민들의 의사를 내팽개치고 자신의 잇속을 챙기는 ’나쁜 선례‘를 남겼다는 점에서 두고두고 회자될 게 뻔하다.
그러다 보니 광주시의장 출신들이 자신의 지역구 구청장에 출마했다가 매번 판판이 깨지는 낙선 사례가 연이어 지고 있음이 대표적인 사례다.
시의장 선거 결과야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항간에 떠도는 소문은 지난 지방선거때 시장으로 당선된 강기정 캠프를 도왔던 후보로 쏠리는 분위기다.
그도 그럴 게 상대후보는 이용섭 후보를 밀었었다.
광주의 시장 권력이 바뀐 상황에서 지역구별 시의원 수와 지역위원장의 면면을 들여다 보면 쉽게 알성 싶다.
가장 의원수가 많은 북구의 경우 6명이지만 지방선거 때 이용섭을 심정적으로 밀었던 이형석 의원의 표가 전부 가라는 법이 없다. 상대적으로는 강 시장 라인인 조오섭 후보가 절반을 가져갈 수 있어서다.
다음으로 수가 많은 광산구 5명은 지난번 꼼수탈당을 했다가 무소속으로 남은 민형배 의원이 경선 때는 이용섭을 암묵적으로 지지했다가 본 선거에선 강기정 캠프를 찾은 점을 감안할 때 시장권력이 이동한 쪽을 택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문제는 서구가 4명인데 송갑석 위원장이 어떤 선택을 할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시의장 선거는 강 시장과 송 위원장의 의중이 어디로 쏠리느냐에 따라 당락이 결정된다.
만에 하나 강기정 시장은 시의장선거에 개입할 수 없다고 손사래를 치겠지만 혹여 강 시장의 의중이 시의장 선거에 투영된다면 시의회와 집행부는 한통속이 됨으로써 광주시의회는 유명무실한 대의기관으로 전락할 게 뻔하다.
시의원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지난 4년 동안 6명의 시의원들이 하자가 있거나 음주운전, 산하기관을 상대로 한 불법 수의계약을 넘어 최근에는 뇌물수수를 했다가 경찰 수사를 통해 해외로 도피하는 사례가 발생했다.
더욱 광주시민을 슬프게 하는 것은 이들 중 한 사람은 또 다시 민주당 공천을 버젓이 받아 재선에 성공했다. 시의장 출마를 고려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자 최근에는 상임위원장을 먙겠다고 나선 상황이다.
무투표 당선으로, 물밑거래를 통해 공천장을 받았는지는 확인할 길이 없지만 그런 의원의 행태를 보면 광주시의회는 시민여론을 수렴하기 보다는 ’그들만의 놀이터‘가 된 셈이 아닐 수 없다.
이번에 당선된 초선의원들의 행태를 보면 수적 우위에도 불구하고 윗선에서 시키는 대로 하는 이른바 ’딸랑이 의원‘ ’꿀먹은 벙어리 의원‘을 보는 것 같아 광주시정의 앞날도 그리 밝아 보이지 않는다.
이쯤에서 강 시장은 반면고사로 삼아야 할 게 있다. 광주시의장이 이용섭 시장과의 긴장관계 보다는 밀월관계를 보였다가 이 시장의 재선 꿈이 사그라지는 그런 전철을 밟지 않았으면 한다.
광주뿐만 아니라 전국이 다 민주당이 아닌 지역위원장의 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