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관규 순천시장의 바쁜 일정을 감안하고, 누구나 만나려고 할 때 제제를 가하지 않으면 원할한 업무를 수행할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시민이 시장을 만나는 것이 이렇게나 힘든 일일까?"라는 한탄이 나오는 장면이 3일 오전 순천시청에서 목격된 모습이다.

시장실로 향하는 여성 민원인을 순천시청사 2층 계단에 세워둔 채 공무원과 청원경찰 여러명이 꼼짝 못하게 에워싸고 있다.

순천시 별량면에 사는 민원인 A씨는 1년 전 뒷 땅의 B씨가 주택을 신축하면서 석축을 약 3미터 이상 높게 쌓는 것에 불만과 불안을 갖고 억울함을 호소해 왔다.

A씨의 집과 B씨의 땅은 단차가 원래 2미터 정도 였는데 3미터 석축이 허가가 되면서 5미터 정도로 단차가 커진 것이다. 

또한, A씨는 B씨가 쌓은  담이 자신의 땅에 침범했다며 수차례 민원을 접수했다.

A씨는 이 일로 남편이 스트레스를 받아 위장병이 악화되어 몇 달 전 세상을 떠났다고 말했다.

시민과 시민 사이에 발생하는 민원에 대해 순천시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가 않다.

한쪽을 들어주면 상대가 있기 때문에 어쩔수 가 없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시청 관계자에 따르면 "A씨가 주장하는 토지의 침범은 없다. 경계 측량 말뚝이 그대로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A씨는 B씨에게 석축을 1미터 정도 낮춰라. 주택을 매입해 달라. 아니면 자신의 주택을 허물고 토지를 높혀 새로 건축해달라 등의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들었다"라고 말했다.

A씨는 요구사항이 들어지지 않자 순천시를 찾아 계속 민원을 넣었고, 시장 면담까지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순천시장이 면담에 응해도 누구 편을 들어 줄 수는 없을 것으로 공무원들이 면담을 거절하는 것은 당연한 업무일지 모른다. 

한편, 이처럼 개인간의 다툼에 대해선 행정관서 보다 법정으로 가는 것을 고려해 볼 일이다.

행정에서, 순천시가 명백한 잘못을 했다면 행정소송 등으로 따져야 하며 개인간의 다툼과 피해도 법원의 도움을 받는 것이 스트레스 덜 받고 이익일 수 있다.

따라서 순천시는 법률 고문 등을 통해 이러한 민원을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거나 메뉴얼화 하면 좋겠다는 의견이다.

잘 몰라서, 또는 억지와 막무가내로, 단체로 민원을 넣거나 시장 면담을 요청하는 경우 일정한 요건과 단계를 거치면 이뤄질수 있도록 하는 것은 어떨까 싶다. 

법률 고문 등의 의견이 첨부된 경우, 순천시의회 의장이 추천하는 경우, 해당 부서장이 요청하는 경우, 일정 요건을 갖춘 시민과 사회단체 등의 면담 요청의 경우 등이 조례화 된다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까 싶다. 

한편, 여성 민원인 한 명을 에워싸면서 막고 있는 모습에 민원인과 공무원 모두 수고롭고 안쓰러운 모습이다.

그러나 그림의 모양새는 좋지 않아 한마디 기록에 남긴다.

이종철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