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자 © 시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수의학과 문제 빙산의 일각...."이익위해 파벌 형성"
96년 97년 교수들간 법정소송사태로까지 비화
전남대에서 불거진 이번 교원임용 불공정 시비는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 비단 수의학과에만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라는 시각 때문이다.
한 교수는 "수의학과는 그나마 내부 반발이라도 있기 때문에 파문이 외부로 확대됐을 뿐, 대부분 학과에서는 '내사람 심기'가 관행화돼 있을 정도로 도덕적 불감증이 뿌리깊다"고 털어놨다.
전남대에서는 지금까지 교원 임용과 관련, 크고 작은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수의학과는 지난 1995년부터 97년까지 해마다 교수공채문제로 파문을 일으켰다. 교수회의에서 확정된 공채과목이 본부로 올라간 서류에서는 임의로 변경돼 있는 등 공문서위변조가 확인되기도 했다. 이로 인해 1996년과, 97년에는 교수들간 법정 소송사태로까지 비화됐다.
또 최근에는 치과대학 치과약리학분야 임용과정에서 전공적부심사가 잘못됐다는 청원이 제기돼 심사위원 전원이 교체됐고, 신문방송학과에서는 임용탈락자가 '불공정 심사'라며 대학본부에 청원을 제기하고 나아가 신방과 인터넷게시판에 자신의 입장을 피력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의과대학 공채과정에 대해 의혹이 제기돼 교육부가 조사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특히 연고주의에 기반한 '자기 제자' '자기 사람' 심기가 얼마만큼 관행적인가는 올 1월 27회 교원임용사례를 통해서도 시사가 되는 한 단면을 살펴볼 수 있다. 인문대는 이번 교수임용에서 모두 3명의 신임교원을 채용했다. 이 가운데 서울대 출신은 1명, 나머지 2명은 전남대 출신이다.
이에 대한 교수들의 반응은 "영문과에서 서울대 출신을 뽑은 것만으로도 80%정도의 공정성을 확보한 것이다"고 자부한다. 그 근거는 이렇다. 심사위원 7명 가운데 1명만이 서울대 출신이고, 응모자 가운데 전남대 출신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서울대 출신이 합격됐다는 것이다.
'자기사람 심기'가 얼마나 심하면 '심사위원'과 '응모자'의 출신학교를 따져 '공정하다'고 자부했을까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교원공정임용을 위한 모임의 송경안교수는 "학연, 지연 등 연고주의에 의한 '자기사람 심기'가 만연돼 있는 것이 사실이다"며 "동료교수들도 대부분 별다른 문제의식을 못느낀다"고 말했다.
이같은 '자기사람 심기'는 교수사회의 지적 건강성과 대학의 경쟁력을 좀먹는 강도에서 금품수수같은 검은거래보다도 더 위협적이다.
편법으로 관행화된 자기사람 심기. 오죽했으면 법원이 판결문을 통해 '우리대학에 척결해야 할 중대한 부조리의 하나'라고 적시했을까.
송교수는 "공정성을 저버리면서까지 자기사람을 심기에 나서는 이유는 교수사회 내부에 일종의 파벌을 만들어 선거나 학사행정에서 자신들의 이익을 보장받고 확대하려는 것에서 비롯된다"며 "이는 결과적으로 견제와 균형을 통한 학문의 질적 도약을 막는 병폐"라고 지적했다.
최신 HOT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