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욱의 한국탈출]노무현 대통령 취임사 유감
[천주욱의 한국탈출]노무현 대통령 취임사 유감
  • 시민의소리
  • 승인 2003.03.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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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대통령이 될 것 같은 다섯 가지 이유


   
▲ 노무현 대통령 취임식 ⓒ청와대
아래 다섯 가지 이유로 노무현 대통령은 성공한 대통령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1. 그는 상대적으로 젊고 천성이 부지런해서 현장을 많이 누비는 <현장 우선의 국정 >을 펼칠 수 있을 것 같다.
2. 그는 빚진 정치인도 거의 없고, 계파를 만든 일도 없어 정치계와 거리를 두고 초연하게 <의지의 국정>을 펼칠 수 있을 것 같다.
3. 그는 원래부터 재산도 없고, 풍족하게 살아오지도 않았으며, 또한 법조계 출신이라 재물을 탐하지 않는 <무탐욕의 국정>을 펼칠 수 있을 것 같다.
4. 그는 대중목욕탕에도 갈 정도로 격식을 싫어하며, 밤 세워서라도 토론을 할 성격이라 <형식타파의 국정 >을 펼칠 수 있을 것 같다.
5. 그는 역대 대통령 중 처음으로 눈물 섞인 보리밥을 먹어본 사람이라 서민의 어려움을 마음으로부터 이해하는 <서민 이해의 국정>을 펼칠 수 있을 것 같다.
어쨌든 대한민국의 21세기 최초 대통령이자, 최초의 해방 후 세대 대통령으로서 그가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를 바란다.

취임사에 아쉬운 점

그런데 솔직히 나는 노대통령 취임사에 아쉬운 점이 있었다.
뭐냐하면 일본 수상과 중국 부수상 및 러시아 상원의장이 참석한 취임연설에서 그는 우리 나라가 동북아의 물류와 금융의 중심지가 되겠다는 것을 공공연하게 언급한 것이다.

즉, 적장(敵將)을 불러다 놓고 우리의 전략을 알려줘 버린 것이다. 중심국가 즉, 허브라는 것은 인근국과 치열한 경쟁을 통해서 되는 것인데 인근국 수상과 부수상이 있는 자리에서 그들을 자극한 것이다. 장수로는 하수(下手)가 아닐까?

우리가 동북아의 중심국가가 되면 중국과 일본은 우리의 변방국가로 전락하는 것인데 취임식 때처럼 적장들은 가만히 앉아 있을까?
일본은 아직도 세계 최대의 금융자산을 갖고 있는 금융대국이다. 그래서 97년 외환위기가 생겼을 때도 그랬고 지금 현재도 우리나라의 외화차입금이나 국내에 들어와 있는 달러 중 많은 것이 일본계자금이다.

일본이 지금이라도 그 돈 중 일부를 빼기라도 하면 금리가 오르고 주식시장이 요동을 치고 많은 기업들이 초비상에 걸릴 지경이 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그런데 그 일본 수상을 뒤에 앉혀 놓고서 우리가 금융에 있어서 동북아의 중심이 된다니!

“아니, 우리 돈 가지고 동북아 금융중심국이 되겠다고?
우리가 추진하고 있는 세계 3대 금융시장 건설에 차질이...?”이렇게 생각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중국은 또 이렇게 생각하지 않았을까?
“산동성의 반도 안 되는 조그만 나라가 동북아의 물류와 금융의 중심국가가 된다고? 그러면 우리는 뭐야?

이번에 돌아가면 중국에 있는 외국계은행 중 서울에 동북아 Main Office를 두고 중국에는 Main Office 산하의 지역지점을 열고 있거나, 열려고 하는 외국계 은행은 아예 중국에 발을 못 붙이도록 해야지!

그리고 인천공항이나 부산항을 동북아의 허브기지로 지정하여 미주나 유럽에서 중국에는 오지 않고 인천이나 부산으로만 가는 외국 항공사나 해운회사 및 중국으로 오는 항공편과 선박편이 한국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적은 외국항공사나 해운회사는 아예 중국에 취항을 못 하도록 해야지!”

중국이 이렇게 외국은행, 외국항공사 및 외국해운회사에 독을 품어도 이런 외국회사들이 그래도 우리 나라를 동북아의 허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며, 우리 나라는 순조롭게 동북아 중심국가가 될 수 있을까?

이런 이유로 나는 노대통령 취임사가 좀 아쉽다는 것이다.아니, 유감이며 다소 실망했다는 것이다.


그래도 동북아 중심국가전략은 추진해야 한다

중국이 세계 최대의 생산공장이 되면 우리나라 거의 모든 제조업은 몇 년 내 경쟁력을 잃고 문을 닫거나 중국 등 해외로 공장을 이전해야 할 것이다.

이런 급변할 동북아 경제 여건을 예상하여 생존차원의 국가경영전략으로서 물류와 금융과 컨벤션과 연구개발과 IT산업과 디지털산업과 바이오산업과 영화산업에 있어서는 우리 나라가 동북아중심국가가 되자는 것은 옳은 국가경영전략이며, 또한 필연의 국가경영전략이다.

아니, 다른 어떤 것보다도 중요한 경영전략이다.
재벌을 개혁하고 분배를 중요시 하는 것들은 뒤에 해도 되지만, 동북아 중심국가가 되는 것은 시간을 다투는 문제다. 시간을 놓치면 될 수 없는 것이다.

지금 이 시각에도 상하이 푸둥공항은 세계적인 항공사들을 유치하는데 혈안이 되어 있으며, 상하이 외항 대소양산군도(大小洋山群島)에는 연간 2000만TEU의 세계 최대 컨테이너항구가 건설 중에 있다.

또한 지금 중국에는 전 세계의 자금들이 몰려들어 중국 내 투자 할 곳을 물색하고 있으며, 상하이 포동지역에는 세계적인 금융기관들이 지점을 열었거나 열 계획으로 있어 미국 월가를 방불케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게 일분 일초를 다투는 상황을 맞아 우린 전 국력과 최고의 인재와 모든 가용자금과 선진경영기법과 국민적인 관심을 총집결하여 동북아의 중심국가가 되는 전략을 펼쳐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국가적인 중대사를 적장이 참석한 공개적인 자리에서 이야기 해도 되는 것일까?

국가 최고의 경영목표는 동북아 중심국가에 두되, 은밀히 추진하여 몇 년 후 지나고 보니 중국과 일본이 깜짝 놀랄 정도로 우리 나라가 동북아의 중심국가가 되어 있는 그런 전략 전개는 할 수 없을까?

국제감각이 부족한 젊은 참모들이 취임사를 만들어서 그럴까, 아니면 우리 나라 국민들만 생각하고 대국민용으로 그런 취임사를 만든 것일까?
이 번 해프닝(?)을 거울 삼아 동북아 중심국가가 되는 전략은 은밀히 추진해 나가길 바란다.

나는 이런 대통령을 바란다

3월 중 어느 날 대통령이 경제부총리, 산자부장관, 정통부장관, 건교부장관, 해양수산부장관 및 항만청장과 인천공항사장을 은밀히 불러 이렇게 이야기 했으면 어땠을까?

“본인 취임사에는 동북아 중심국가가 된다는 내용이 전혀 없었습니다. 이는 의도적으로 그렇게 한 것입니다.

일본과 중국이 우리와 똑 같은 전략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본인은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동북아 중심국가 건설이 본인 본인 중 최대의 국정목표이면서도 전혀 언급을 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특히 물류와 금융에 있어서 동북아 중심이 되는 것은 본인이 직접 끌고 갈 국정 최대 관심사입니다.

경제부총리는 차관에게 많은 업무를 이양한 후 본인이 직접 하거나 차관에게 전권을 주어서라도 외국 금융기관들의 동북아 허브지사를 유치하는데 최선을 다 해주기 바라며, 항만청장과 인천공항 사장 역시 많은 외국 해운회사와 항공회사들을 유치하여 부산항과 인천공항을 동북아 모항(母港)으로 하는데 최선을 다 해 주기 바랍니다.

1년의 반 이상을 해외 출장을 나가더라도 외국의 은행장과 해운회사 및 항공사 오너들을 직접 만나서 유치를 설득하여 좋은 결과를 가져 오길 기대합니다.

그리고 그런 협상과 설득을 하는 과정에서 타부처의 협조를 받아야 할 사항이나 우리 제도를 고쳐야 할 것이 있다면 여기에 모인 장관들 및 비서실과 상의하면 최선의 협조가 되도록 해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본인의 해외출장이나 해외 인사 면담이 필요한 경우에는 전화나 이메일로 요청하면 모든 일에 우선하여 그렇게 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비서실에서는 매 월 말 우리 나라에 동북아 허브지사를 두고 있는 외국은행, 선박회사, 항공회사 및 일반 외국기업의 숫자와 회사명을 일본과 중국 현황과 함께 보고해 주기 바랍니다.

또한 외국은행의 경우에는 동북아 3개국에서 운영하고 있는 각국의 금융한도, 선박회사와 항공회사의 경우에는 동북아 3개국의 대형 항구와 공항의 화물 취급량과 승객 숫자도 함께 보고해 주길 바랍니다.

매분기 초에는 그 동안의 실적과 다음 분기 실행계획에 대한 회의를 이 자리에서 갖도록 하겠는데 그 때는 모두 웃 옷을 벗고 자유로운 토론식 회의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모든 것은 조용하고 은밀하게 해주기 바랍니다.중국과 일본을 자극하면서 해서는 절대로 안 됩니다.여러분들의 솔선수범과 상호협조를 기대합니다.”

나는 노무현 대통령이 이런 대통령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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