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갑수의 아름다운산행]영취산(510m, 전라남도 여수)
지천에 핀 봄꽃들이 눈부신 햇살을 받아 화사하다. 호남고속도로를 달리는 차창 너머로 꽃들이 축제를
벌이고 있다. 도로변에서는 왕벚꽃이 화려함을 뽐내고, 산비탈에서는 산벚꽃이 요염한 자태를 드러낸다. 양지바른 밭에 핀 분홍색 복사꽃은 우아하다.
여기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진달래다. 산비탈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는 진달래가 연분홍 꽃을 피우기 시작하면 봄은 무르익을 대로
익는다.
붉은
색을 띤 영취산 능선이 한눈에 바라보인다. 복숭아밭에 은은하게 핀 복사꽃이 우리 식구를 맞이한다. 흐드러지게 핀 진달래 너머로 바다가 출렁인다.
진달래에 물든 바다물결은 이미 붉은 색으로 변하였다.
암회색 바위와 붉은 진달래의
조화


진달래가 물들인 405봉의 풍광이 나그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가파른 경사를 이룬 비탈에 붉은 물감을 툭툭 뿌려놓은 듯한 진달래꽃이 아름다운 수채화를 그리고 있다. 진달래 군락 사이사이에는 무뚝뚝한 바위들이 자리 잡아 진달래의 붉은 색상을 돋보이게 한다. 진달래에 취한 사람들의 행복한 표정 또한 꽃물결의 일원이 된다.
우리는 405봉으로 통하는 진달래꽃밭에서 나비가 되어 훨훨 날아간다. 무뚝뚝한 바위들도 부드럽고 예쁜 진달래와 함께 춤추는 무희가 되었다. 진달래 꽃밭에서 아이들의 손을 잡고 부르는 노래는 꽃 속의 가족음악회다.
청정공간으로 남아있는
흥국사


여천공단에서 뿜어내는 각종 공해 속에서도 청정한 공간으로 유지되고 있는 흥국사는 매연에 찌들려 사는 이 지역사람들에게 청량제 역할을 한다. 천왕문을 벗어나자 화사한 벚꽃이 일주문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일주문 앞 계곡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규모가 큰 무지개다리가 있다. 반원을 그린 무지개다리는 언제 보아도 그 솜씨가 정성스럽고, 그 모습이 우아하다.
“아빠, 얼른 가요.”
아이들이 부르는 소리를 듣고서야 발길을 돌린다.
*산행코스
-. 제1코스 : 상암초등학교(50분) → 450봉(30분) → 정상(20분) → 봉우재(40분) → 439봉(40분) → 흥국사 (총소요시간 : 3시간)
-. 제2코스 : 예비군훈련장(40분) → 450봉(30분) → 정상(20분) → 봉우재(40분) → 439봉(20분) → 절고개(50분) → 호랑산(20분) → 여도초등학교 (총소요시간 : 3시간 40분)
*가는 길
호남-남해고속도로 순천교차로에서 17번 국도 여수방향으로 달리다보면 여천공단 입구인 석천사거리가 나오고, 여기에서 5분 정도 달리면 둔덕삼거리가 나온다. 흥국사는 석천사거리에서, 상암초등학교는 둔덕삼거리에서 좌회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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