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작가의 눈으로 보는 ‘오월 어머니’
5․18 민주항쟁 31주년이 눈앞에 다가왔다. 강산이 세 번이 바뀌고도 남을 시간이다. 하지만 그때의 아픈 기억에서 아직 자유롭지 못한 사람들이 있다. 이름하여 5․18 가족이다.
그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전이 예술의 거리 ‘원 갤러리’에서 열린다.
사진작가 김은주(43)씨, 서울 출신으로 다른 지역에서 살았던, 어린 소녀 시절의 기억으로 남아 있는 5․18, 5월의 어머니는 어떤 모습일까?
김 작가는 지난 4월 28일 막을 내린 ‘2011 서울포토’에 참여한 후, 자신의 첫 단독 사진전의 주제로 ‘오월 어머니’를 삼았다. 5․18 항쟁 때 본인이 다치거나 가족을 희생당한 여인들을 택했다.
그의 시선에서, 5월의 역사 속 영광과 찬사는 어머니들에게 한 번도 돌아오지 않았다. 그는 5월의 어머니들과 촬영 전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당시 계엄군의 총탄에 희생됐던 중학생 아들을 둔 어머니에게서는 “그 아들은 현재까지도 하반신 마비 상태로 진통제에 의지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김 작가는 “어머니라는 이름으로 아들의 고통과 트라우마(외상성신경증)까지 감당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구구절절하고 애통한 사연들에 대한 대화들이 오갔다고 밝혔다. 하지만 누군들 5월의 어머니들의 아픔과 슬픔을 온전히 공감하겠는가. 사진에 그 아픔과 슬픔을 어떻게 담아낼 것인가에 초점을 두고 셔터를 눌렀다.
5월의 어머니들에게는 너무도 깊은 슬픔과 고통을 준 장소이며, 31년이라는 역사성으로 연결되어 있는 곳곳에서 촬영을 했다고 한다. 잠시나마 그 날의 장소는 무대가 되었고, 어머니는 그 장소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중심 인물이 된 것이다.
아픔의 장소에서 오월 어머니들은 평상시와 달리 마치 스스로 의식을 치르듯 진지했다. 이 젊은 작가는 사진작업을 하면서 무거운 긴장감과 그녀들의 눈빛에 압도 되었다라고 소회했다.
그는 깊이 내재되어있는 어머니들의 아픈 상처가 사진으로 모두 재현되기를 바라지 않았다. 사진에서 나타나는 어머니들의 눈빛을 통해 살풀이가 이루어지길 원했다. 전시는 오는 12일부터 18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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