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6기 2년 윤장현호 시정평가>
참여자치21은 지난 27일 오전 11시 광주시 의회 기자실에서 ‘첫 시민시장’임을 선언하며 출발한지 2년이 된 민선 6기 윤장현호에 대해 “시민도, 혁신도 없는 ‘시민시장’ 2년, 선언과 이미지만 난무했다”면서 “위기를 인정하고, 특단의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시민시장’으로서의 정체성은 의심을 받았고, 외척 측근 정실인사 논란은 혁신 동력을 쇠잔하게 하고, 리더십을 실종시켜 버렸다”며 “민선 6기 핵심정책인 ‘광주형일자리’사업은 실체가 애매해 실현가능성이 의문이고, 청년시책은 선언과 홍보, 실적쌓기에 밀려 위태로워 보인다”고 평가했다.
또한, “지난 2년 동안 제대로 뿌려진 씨앗이 별로 없어 2년 후 무엇을 수확할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며 “윤장현 시장은 이러한 위기를 인정하고,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 남은 2년 동안 광주시민에게 약속했던 ‘시민의 시대’, 시민중심 시정을 펼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참여자치 21은 총 22명의 ‘민선6기 2년 광주광역시 시정평가단’을 꾸려 4월 25일부터 6월 27일까지 두 달여동안 자료를 분석하고 관련단체와 전문가를 면담하면서 평가를 진행했다. 2년 평가에 활용된 주요 자료는 윤장현 시장의 후보시절 공약집과 정책자료집, 인수위원회 보고서, 더불어 사는 광주 4개년 계획,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확보한 부서 주요업무계획과 추진상황 및 언론보도 등이다.
▲ 시민시장의로서의 정체성 부재
민선6기 2년차를 평가하면서 윤장현 시장은 광주정신에 걸맞은 정체성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윤장현 시장은 중앙정부가 불편해 하는 민감한 이슈를 대할 때 광주의 시민시장으로서 당당한 태도를 보여주지 못했다. 홍성담 작가의 ‘세월오월’ 광주비엔날레 특별전 전시 논란, 시 공무원노조의 전국공무원노조 가입을 방해하기 위한 청사내 경찰 투입, 2015년 5.18 전야제 관련 지역성과 배타성, ‘옥의티’ 언급, 구 도청건물 원형이 훼손되는 역사지우기에 대한 무반응, 아시아문화전당 개관식에서의 ‘박근혜 대통령 선물’ 발언 등은 정체성을 의심받기에 충분했다. 시민시장으로서 광주시민을 믿고 당당하라고 주문했다.
▲ 인사시스템의 부재
광주시민은 시민시장을 선언한 윤장현 시장이 인사만큼은 전임자들과 다르게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취임 첫날부터 터진 인사 논란은 지금도 여전히 진행형이다. 더 심각한 것은 이러한 논란에 대해 인사권자인 시장은 크게 개의치 않는 것 같다는 점이다. 그러니 외척을 두고 ‘시장 위의 시장’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을 만들지 않았겠는가? 최소한의 원칙과 기준없이 행해진 인사의 참담한 결과를 여실히 보여준 2년이었다. 윤장현 시장은 이제라도 인사에 대한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인사시스템을 정비하고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인사 혁신하기를 바랐다.
▲ 리더십 부재
민선 6기 도시철도 2호선 결정 과정에서 윤장현 시장이 보인 태도는 리더십 부재의 현주소다. 2조 원대 사업방식을 결정하는, 그것도 10여 년간 지역사회의 이해관계가 충돌되어 있는 현안에서 정책결정 책임자인 단체장은 입장 표명도 없이 시민과 시민사회에 그 결정을 떠넘겨 버렸다. 명분은 시민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것이었으나 애초 이 문제는 시민의 호불호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었다. 그래서 결과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시민사회를 들러리 세웠다라는 비판은 당연한 것인지 모른다. 더구나 시민사회의 결정을 존중하겠다고 해놓고는 막상 시민사회가 시와 다른 안을 제시하자 ‘다시 원안 추진’을 발표했다. 결국 두 번의 전면 검토, 두 번의 ‘다시 원안 추진’ 과정에서 시장의 리더십은 사라져 버렸다.
▲ 시정혁신의 부재
민선 6기 2년이 지난 지금까지 시민들은 ‘시민시장’이 이전의 단체장들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시민의 시대’가 이전과 어떻게 다른 것인지 전혀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 시정혁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민선 6기 시정혁신을 목표로 참여혁신단을 만들었지만 애초부터 혁신에 대한 철학과 비전, 방향이 없었다. 또한 윤장현 시장은 관료사회를 만만하게 보고 라이브하게 접근했다. 결국 시장의 철학과 전략 부재에 의지 부족, 관료조직에 대한 안이한 판단이 더해져 나타난 결과다. 시민의 시정은 구호와 선언만으로 실현될 수 없고, 시민들이 가장 먼저 체감한다. 윤장현 시장은 지금이라도 전국 광역 자치단체장 업무능력 평가에서 최하위를 면치 못하는 이유를 곱씹어보라고 조언했다.
▲ 실체가 없는 ‘광주형일자리’
윤장현 시장의 1번 공약은 독일 ‘슈투트가르트 모델’을 광주에서 실현하는 ‘광주형일자리’다. 이것은 현재 62만대 수준인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에 38만대의 친환경 자동차 생산설비를 추가 조성해 100만대 생산기지를 만들고, 이를 통해 임금 4000만원 수준의 일자리 1만개를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광주형일자리는 실체가 불분명하고 실현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윤장현 시장은 광주형일자리를 ‘슈투트가르트 모델’에서 가져왔다고 했지만, 사례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일자 폴크스바겐이 노사 합의를 통해 볼프스부르크주에 설립한 독립법인 ‘아우토(AUTO) 5000’을 벤치마킹한 것이 광주형일자리의 모델이라고 말을 바꿨다. 또한 그간 광주형일자리의 싱크탱크 역할을 해왔던 사회통합추진센터는 광주형일자리의 실체가 없고 시의 실현 의지도 희박하다며 사업을 반납했다. 또 한쪽에서는 시가 작년 6월에 자동차 100만대 생산기지 조성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고, 현대자동차와의 교섭은 포기한 상태라고 말하고 있다. 윤장현 시장은 이 정책이 실현가능하다면 납득할 수 있는 비전과 청사진을 제시하고 시민들을 설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홍보만 난무한 청년정책
민선 6기 윤장현 시장은 후보시절부터 청년을 강조하며 청년문제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표방해왔다. 전국 최초로 청년전담부서를 설치하고, 청년정책기본조례를 통과시키는 등 청년정책을 자신의 중점 추진사업으로 의제화했고 취임 초기에는 일정 부분 효과를 거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취임 2년이 지난 현재, 윤장현 시장의 화려한 청년정책은 총체적인 부실과 무능으로 점철되어 있다. 실효성 있는 정책은 보이지 않고 홍보만 난무한 상황이다. 청년복지와 사회적 안전망은 일자리 실적에 밀려 버려졌다. 허울 좋은 청년전담부서는 자기 자신조차 가름하지 못한 채 좌충우돌하며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청년정책에 대한 비전과 로드맵도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 이제라도 윤장현 시장의 청년정책이 광주 청년의 삶을 돌보기는커녕 오히려 청년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허탈함과 박탈감을 느끼게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 긍정적인 성과는 없었는가?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참여자치 21은 시정철학과 가장 부합된 성과를 거둔 사업을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으로 꼽았다. 윤장현 시장이 민선 6기 시정철학으로 ‘더불어 사는 광주’를 제시하면서 사람의 생명, 사람의 가치, 사람에 대한 존중을 우선하는 행정을 추구하겠다고 밝혔다. 광주광역시는 2015년부터 본청과 산하기관에 근무하는 비정규직을 단계별·시기별로 정규직화해 올 3월 1일 현재 총 743명(83%)을 직접 고용했다. 우리 사회가 갈수록 고용이 불안해지는 현실에서 시가 선도적으로 비정규직을 줄인 것에 대해 높이 평가한 것으로 본다. 앞으로 정규직화가 100% 이루어지고, 이런 효과가 민간부문에도 파급될 수 있도록 시의 적극적인 노력을 기대했다.
-주민참여예산제
시민 협치의 자치시대를 표방하면서 실시한 주민참여예산제 역시 민선 6기 또 하나의 성과로 평가했다. 윤장현 시장은 취임 100일을 맞아 ‘더불어 사는 광주 4개년 계획’을 발표하면서, “이제 관이 주도가 되어 시를 운영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선언하며, “관 중심에서 시민과 함께 하는 협치 모델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통과 참여, 협치의 자치시대를 그린 것이다. 진정한 소통과 참여, 협치는 행정의 기획에서부터 추진, 평가에 이르기까지 모든 단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이제 시작이지만 실질적인 주민참여예산제가 시행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것은 인정받아 마땅하다고 평가했다.
-인권도시
윤장현 시장은 취임 후 아시아를 대표하는 세계 속 인권도시 실현을 목표로 ‘아시아재해긴급구호협의회’을 발족하고 실제 네팔 대지진 피해지역에 ‘긴급구호단’을 파견했으며, 캄보디아에 ‘광주진료소’를 설립해 지원하고 있다. 이 사업들은 80년 5월 광주와 그 후 민주화 투쟁에서 우리가 경험했던 국제연대의 필요성을 이제 세계시민사회와 나누는 것으로 광주만의 특색있는 인권사업이다. 이러한 윤장현표 인권시책이 더욱 계발되고, 그러한 프로그램에 시민들도 직접 참여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으로 기대했다.
이 밖에도 하계 유니버시아드대회 개최, 인사청문회 도입, 광주·전남 상생발전과 에너지, 자동차밸리 조성을 위한 노력 등도 긍정적 성과로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