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족의 정도를 어느 수준으로 측정하면 좋을까. 일반적인 측정방법은 있지만 사람들마다 느끼는 감동을 만족으로 표현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결국 주관의 객관화라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대체적인 정도를 파악하는 데는 유용할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설문조사 결과치인 만족도가 높다고 해서 정말 만족하고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간다. 이 설문조사는 전시관 출입구에서 비엔날레 방문객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일단 비엔날레에 대한 높은 관심도를 가진 사람들이 응답을 했다. 전시에 관심이 없는 일반 시민들, 또는 광주시민들이 아니라는 것이다.
광주비엔날레는 1995년에 시작되어 올해까지 12회 행사를 치렀다. 비엔날레를 찾은 관람객의 전체적인 만족도를 보면 올해 70.4%로 2010년 48%, 2012년 56%, 2014년 66.6%, 2016년 66.8%에 이어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광주비엔날레가 밝힌 조사결과를 간단하게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2018광주비엔날레 행사 기간인 9월 7일부터 11월 11일까지 전시관을 찾은 19세 이상 성인 관람객 1,150명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내국인은 1,000명, 외국인은 150명이다. 매년 이 정도 인원을 조사하고 있다.
비엔날레측이 밝힌 광주비엔날레 관람만족도가 상승하는 이유는 매 전시마다 새로운 전시기획을 시도하고 현대미술 담론을 다양하게 제시하면서 관람객 개선 의견 등을 수렴하는 모습이 긍정적으로 비춰진 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내국인 관람객의 관람 만족도는 69.6%, 외국인은 75.9%로 나타나면서 광주비엔날레가 지닌 국제적 위상과 가치가 높다고 했다. 국제미술 전시회로서 가치가 있는가에 대한 국제미술전시회 가치 만족도는 74.6%였다. 내국인관람객은 73.7%, 외국인관람객은 80.7%로 외국인 관람객들이 광주비엔날레에 대한 가치를 높이 평가했다. 외국인의 경우 비엔날레 관계자 내지는 미술 관련 종사자들이 많았던 때문으로 풀이된다.
메인 전시장이 2곳으로 펼쳐진 이번 행사에서 광주비엔날레 본전시관 관람객 만족도 69.0% 보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만족도가 74.0%으로 더 높았다. 메인 전시장이 1995년에 지어져 노후화된 건물이고 아시아문화전당은 신 건물이기 때문이라는 해석으로 비엔날레 전시관의 재건축에 대한 필요하다는 식으로 보도자료를 내놓았다.
물론 1995년 당시에 너무 급하게 건물을 지는 탓에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관람만족도를 갖고 전시장의 재건축이 필요하다고 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따른다. 그렇더라도 중요한 것은 비엔날레 전시장의 재건축 내지는 공간의 규모 확대가 필요한 것만은 사실이다.
광주비엔날레 만족도 조사는 전시행사 당시의 만족도도 중요하지만 평상시 일반 시민들에게 느껴지는 만족도는 어떠한지에 대한 조사가 보완되어야 할 것이다. 위의 결과치는 관람객을 대상으로 한 것일 뿐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광주비엔날레는 국제적인 미술행사이긴 하지만 지역의 경제와 관광 효과를 더불어 가져올 수 있는 것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많은 이들이 지적하는 것처럼 광주비엔날레가 미술인들의 잔치로만 받아들여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이런 부분이 우리 지역의 고민이다.
광주비엔날레측은 2007년과 2013년 광주비엔날레발전방안 보고서와 2015년 광주비엔날레 재도약을 위한 발전방안(안)을 스스로 내놓은 바 있다. 이 때의 발전방안을 재검토하고 광주 지역사회에 뿌리내릴 수 있는 지역밀착형 비엔날레로서 기능을 보완했으면 한다. 여기서 몇 가지만 지적한다.
2015년 자료에 나타난 SWOT분석에서 약점(W) 7가지 가운데 도시의 관광유인요소 및 관련 인프라 부족이 눈에 띈다. 광주가 문화관광요소가 부족한 것만은 사실이지만 역지사지로 광주비엔날레는 광주에 관광인프라가 될만한 장치들을 했는가 질문하고 싶다. 지역 탓을 할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지역관광에 상시적으로 기여하는 비엔날레의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관람객 입장수입 및 핵심수익사업 미흡도 약점으로 지적했는데 스스로 문화상품에 대한 개발 및 마케팅 부족을 탓해야 할 것이다.
위협(T) 6가지 가운데 국내 및 인접국의 신생비엔날레 약진이 있다. 일본의 에치코츠마리트리엔날레나 세토우치트리엔날레 그리고 영국 리버풀비엔날레가 장소성과 지역주민과의 연계를 통한 전시행사를 마련하는 것에 비하면 우리는 예술감독과 작가들이 전시공간에 갇힌 비엔날레만 그동안 해왔다. 이런 한계를 벗어나는 노력이 광주비엔날레의 생존가치를 높일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