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지하주차장서 9명 구조…생존 2명·심정지 7명
포항 지하주차장서 9명 구조…생존 2명·심정지 7명
  • 박병모 기자
  • 승인 2022.09.07 0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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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자 전 모씨, 14시간 사투 끝에 생존 '기적'
50대 여성 B씨, 1시간 26분 만에 또 구조돼

태풍 힌남노 폭우로 침수된 경북 포항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차를 빼러 갔다가 실종 신고된 주민 등 9명이 구조됐다. 2명이 생존했고 7명은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힌남노' 폭우로 침수된 경북 포항의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30대 전 모씨가 극적으로 구조돼 걸어 나오고 있는 모습/ 경북소방본부
'힌남노' 폭우로 침수된 경북 포항의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30대 전 모씨가 극적으로 구조돼 걸어 나오고 있는 모습/ 경북소방본부

당초에는 실종 신고자 수를 기준으로 7명이 실종된 것으로 추정됐지만 소방당국이 배수 작업과 수색 작업을 벌여 현재까지 9명을 발견했다.

7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6일 오후 8시 15분부터 이날 2시 15분 사이 구조된 9명 가운데 39세 남성 전 모씨에 이어 52세 여성 B씨가 1시간 26분 만에 생존한 상태로 구조돼 기적이 일어났다.
이로써 지하 주차장에서 생명에 지장이 없는 채로 구조된 인원은 총 2명이다.

구조된 이들은 의식은 명료한 상태였으나 여성 B씨는 저체온 상태였다. 이들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그러나 70세 남성 1명, 65세 여성 1명과 68세 남성 1명, 신원 미상의 50대 남녀 각 1명, 20대 남성 1명, 10대 남성 1명 등 7명은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사고가 난 지하주차장은 태풍으로 폭우가 쏟아진 6일 오전 7시 41분께 포항시 남구 인덕동 이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차를 빼러 갔는데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신고가 소방당국에 잇따라 접수되면서다.
침수된 지하 주차장은 길이 150m, 너비 35m, 높이 3.5m 규모로 차량 120여 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극적으로 살아난 전 모씨는 배수 작업이 40%를 넘어가던 이날 오후 8시 15분쯤 지하주차장 천장 배관을 잡고 에어포켓에서 14시간 넘게 버티고 있다 구조됐다.
구조 당시 전씨는 배수 작업으로 물이 빠진 틈을 이용해 주차장 입구까지 헤엄쳐 나왔다. 이후 구조대의 도움을 받아 스스로 걸어서 주차장을 빠져 나온 뒤 병원으로 이송됐다.

구조 직후 전씨 부인에 따르면 침수 당시 전씨는 주차장 바닥에 물이 차오르면서 자동차 문을 열지 못했다. 하지만 차량 안에 있지 않았던 것이 오히려 생존에 도움이 됐다. 소방당국은 "곡선으로 둥글게 이어진 지하주차장 진출입로에 있었기 때문에 생존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또 진출입로 위쪽 벽면이 울퉁불퉁해 물이 차지 않은 에어포켓이 만들어진 게 전씨 생존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아파트 단지 1차와 2차에 사는 이들 주민은 6일 오전 6시 30분께 지하 주차장 내 차량을 이동 조치하라는 관리사무실 안내방송 후 차량 이동을 위해 나갔다가 지하 주차장에 물이 거세게 들어차면서 실종된 것으로 보인다고 소방당국은 밝혔다.

소방당국은 늦어도 이날 오전 중에는 관련 작업을 마치고 수색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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