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번기, 파종 등 농촌 일손 구하기 전쟁
쌀값 폭락·생산비 폭등 시름도
영농철을 맞아 전남 농ㆍ어민들의 시름이 깊어만 가고 있다.
농사철에 마땅히 있어야 할 물이 최악 가뭄으로 인해 공장가동은 물론 농사짓기 마저 버겁기만 하다. 먹는 물조차 없어 제한급수를 해야할 실정이다.
호남 지역 최대 상수원인 전남 순천 주암댐 저수율이 18.1%로 예년 수준의 절반에 불과한 상태다.
지난해 11월 35%, 12월 30%가 무너진 이후 봄 가뭄이 지속될 경우 바닥을 드러낸 상수원을 바라만 봐야 할 처지다.
화순 동복댐도 마찬가지다. 저수율이 19%에 불과하다.
이러한 봄철 가뭄은 올 들어 전남지역에 내린 강우량은 93㎜로 평년 대비 73%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최근 6개월간의 누적 강수량 176㎜로 평년 323㎜의 54.5%에 그치고 있다.
저수율도 평년보다 낮은 상황이다.
도내 3208곳 저수지의 저수량은 4억1346만8000톤으로,저수율 54.7%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71%에 비해 16.3%p 낮고, 평년(64.8%) 대비 84.3%에 불과하다.
특히 농업용수로 사용하는 전남 4대호(나주호·담양호·광주호·장성호)의 저수율은 37.9%로 나타났다.
장기간 가뭄으로 인해 저수율이 떨어지면서 영농철에 농업용수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전남도는 현재 밭작물의 경우 간간히 내린 비로 아직까지 피해 신고가 이뤄지지 않지만 논농사의 경우 모내기까지는 현재의 낮은 저수량에 가뭄이 지속되면 많은 피해가 우려된다.
도는 5월까지 강우가 없을 경우 수리답은 모내기 문제가 없겠지만 6월부터는 용수부족이 예상된다.
또 평년 대비 50%의 강우시 농업용수 600만톤이 확보되지만 수리답의 경우 7월부터 용수가 부족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다 보니 파종 시기를 앞둔 농민들의 마음은 타들어가고 있다.
일부 농산물들은 가격 폭등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본격적인 농번기를 맞아 농촌 들녘 일손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어렵다.
전남 지자체들은 지난 3년간 코로나19 여파로 입국하지 못한 외국인 계절근로자들이 올해부터 입국 하게 되면서 농가들의 인력난 해소를 위해 발벗고 나서고 있다.
전남도는 올해 상반기 법무부에서 22개 전남 지자체에 배정한 외국인 계절근로자는 총 2274명이다고 밝혔다. 배정된 모든 인원이 입국하지는 못하지만 최소 1500여명의 입국이 예상된다는 것이 전남도의 설명이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전남의 각 지자체들은 외국인 계절근로자 수급에 사활을 걸고 있다.
고흥군은 필리핀 2개 지방정부와 MOU를 맺어 올해 225명의 인력을 배정받았다.
특히 나주와 고흥 등 전국 19개 지자체에서 올해 처음으로 농림축산식품부의 ‘공공형 계절 근로’사업도 시행돼 새로운 모델로 정착시켜 나갈 계획이다.
하지만 도내 지자체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영농철에 농촌 인력이 대거 필요한 만큼 전체 농가가 이용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더욱이 쌀값폭락·생산비 폭등도 농민들을 깊은 시름으로 몰아넣고 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와 전남 농민회는 기자회견을 통해 고물가 상황에서의 농민생존권 보장대책 마련을 정부에 촉구하고 나섰다.
현 정부가 쌀값 폭락과 생산비 폭등이라는 이중고에 허덕이는 농민들을 외면하고 있다고 말이다.
그러면서 정부는 쌀 최저자격제를 도입하는 등 양곡관리법을 전면 개정해달라는 요구를 수렴하기는 커녕 자동시장 격리제가 포함된 개정안에도 거부권 행사를 운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