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브로커'가 쥐락펴락한 광주경찰 '민낯'
'사건 브로커'가 쥐락펴락한 광주경찰 '민낯'
  • 박병모 기자
  • 승인 2023.11.17 18: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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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돈 줘야 사건 무마 또는 승진 '잘못된 관행' 횡행
광주경찰청, 북부서 등 연루 의혹 경찰...계좌추적도
연루 경찰 수사 개시 통보 후 소환, 다음 주로 연기
시민들, 철저한 수사로 브로커 발본 색원해야

광주 경찰의 민낯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광주지방검찰청 전경
광주지방검찰청 전경

경찰은 물론 검찰, 단체장까자 얽히고 설켜 수사선상에 오른 이들이 부지기수로 많다는 점에서다.  

아직도 사건 브로커가 판을 치고 여기에 경찰 수십 여명이 연루되면서 돈 없고 빽 없는 선량한 민초들은, 그래서 경찰의 공정 수사에 대한 의혹을 따갑게 지켜보고 있다. 
브로커를 수사해야 할 경찰이 자신의 진급을 위해 사건 브로커를 통해 해당 경찰청장에게 부탁을 하고, 능력 보다는 돈으로 계급장을 사는, 이른바 '경찰 조직의 부패 고리'가 만천하에 드러났기 때문이다. 

요즘 만나는 사람마다 들먹이고 있는 ‘사건 브로커’ 성모(62)씨에 대한 내막과 배경, 수사 상황 등을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문제의 성모씨 사건은 그동안 코인 투자 사기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다 올 10월 구속된 코인 업자 탁모(44)씨의 진술로 속속 드러나게 됐다. 
탁씨는 그동안 경찰 수사를 받고 구속영장이 3번 청구됐으나 번번이 기각 당했고, 이 과정에서 검찰 조사에 협조하면서 성모씨 사건의 전모가 일거에 드러나게 됐다. 

탁 씨는 경찰 인맥을 자랑하던 성 모씨에게 자신의 코인 사건 무마를 위해 고가의 자동차 등 18억5400만원을, 그러니까 2020년~21년 사이 2년간 로비자금으로 고스란히 바친 셈이다. .

이에 검찰은 구속된 성 모씨의 과거 핸드폰을 압수수색한 것은 물론 최근 성 모씨가 구속되기 전 골프회동을 여러차례 한 정황이나 현장 체증 정황도 다수 확보했다.

이렇듯 물밑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사건에 연루돼 구속되거나 수사선상에 오른 경찰의 면면을 보면 이렇다. 

최근 극단선택을 한 김재규 전 전남경찰청장(치안감)을 포함 치안감 3~4명, 이미 구속된 이를 포함 경무관 3명, 그리고 현직 경찰 간부 등 다수가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수사 강도 거세지고, 사건이 확대 되면 될수록 그 숫자는 늘어날 것이라는 게 경찰 주변의 얘기다.

테크 설치 업자인 성 씨가 경찰과 인맥을 쌓아온 것은 20년 이상이 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건 브로커 성모씨(오른쪽)가 경찰서를 들락거리며 현직 치안감 A씨와 찍은 사진 /독자제공.<br>
사건 브로커 성모씨(오른쪽)가 경찰서를 들락거리며 현직 치안감 A씨와 찍은 사진 /독자제공.

골프회동을 통해 알음알음으로 고위간부들을 소개 받으면서 철저한 관리를 해온 게 사실이다. 
최근에는 여권의 정치인에게 적극적인 러브콜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성 씨가 주선해온 골프 모임에는 광주ㆍ전남 경찰 요직을 거쳐간 경찰대 출신을 포함한 경찰 고위간부, 군수 등 기초단체장, 건설업자 등이 주로 참여한 게 그 반증이다. 
특히 수사를 받던 2~3명의 단체장들에게 수사 편의를 봐 준 댓가로 해당 지역 경찰 서장을 통해 자신이 운영해온 테크 설치 사업을 수주했으며, 실제로 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검찰 수사가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것은 아직도 여전히 돈을 줘야 사건이 무마되고, 진급이 되는 부끄러운 관행이 경찰 사회에 잔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5일 경기 하남시 야산에서 극단 선낵을 한 김 전 청장이 2021년 1월 승진 대가로 경찰관으로 받기로 약속한 총 1억500만원 중 9000만원을 수수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11월 초 구속된 전직 경감 이모씨를 통해 돈을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뇌물을 건넨 해당 경찰은 실제로 진급한 것으로 검찰은 내다보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광주지검 반부패·강력수사부(부장 김진호)가 지난 10일 광주경찰청 수사2계와 정보협력계, 광주북부경찰서 형사과, 광주광산경찰서 첨단지구대 등을 압수수색한 것은 그러한 맥락으로 추정된다. 

동시에 검찰은 사건 연루된 현직 고위 경찰에 대한 계좌추적을 벌였고, 본인에게 수사개시 통보를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검찰은 연루 의혹을 받은 수사대상 경찰관 4명을 이번 주에 소환 조사키로 했다가 다음주로 연기했다. 

경찰 뿐만 아니라 검찰 공무원도 연루된 상황이다.
검찰은 지난달 19일엔 1300만원을 받고 전남지역 지방자치단체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수사 상황을 피의자 측에 누설한 혐의로 광주지검 목포지청 검찰 수사관 심 모씨를 구속했다.
또 다른 검찰 수사관 1명을 입건한 상태다.

따라서 공정과 상식을 슬로건으로 내건 검찰총장 출신의 윤석열 정부에서 만큼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사건 브로커’가 판을 치도록 내버려 둬선 안된다는 게 대다수 여론이다. .

아직도 브로커의 로비가 먹혀든다면 검경수사권이 분리된 상황에서 애잔한 서민만 피해를 보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경우 과연 경찰 수사를 믿어야 할지 합리직 의심만 들게 할 뿐이다. 

일파만파로 번져가고 있는 사건 브로커 수사 상황이 광주를 부끄럽게 한다 하더라도 철저한 수사를 통해 경찰의 잘못된 관행을 뿌리뽑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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