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희·오윤환씨 교사 부부의 농익은 연기 지도 ‘큰 힘’
예술적 끼와 재능이 있는 학생은 그 분야 스승을 제대로 만나야 발군의 실력과 기량을 맘껏 발휘할 수 있다.
광주 운리초등학교 6학년 최유주양이 그런 케이스다.
최 양은 7살 때부터 무용을 시작했다.
세 자매의 첫째로 자란 최 양은 무용이 무엇인지 제대로 모른 채 아빠의 손에 이끌려 학원을 찾게 됐다.
당시 무용을 배우려고 하기 보다는 취미 삼아 학원에 첫발을 내디뎠던 최 양은 매일 선생님을 만나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면서 재롱 피우기에 바빴다.
어떤 때는 수업이 끝난 후 선생님의 무릎에 앉아 두손으로 선생님의 허리를 꼭 잡고 얘기하는 게 신바람 났던 최 양이었다.
그렇지만 최 양은 배움에 있어서 만큼은 유독 눈을 반짝거리며 성실함을 무기로 선생님을 열심히 따라 배우는 제자로 성장했다.
그런 '연습벌레' 최 양이 농익은 연기의 고지를 향해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건 5학년 때였다.
말하자면 발레에서 여성 무용수들의 신발인 토슈즈를 신은 뒤 부터다.
품안의 자식이라고 항상 어리게만 여겼던 아빠는 균형잡힌 채로 춤을 추는 딸의 모습을 보고 대견해 하면서 자질과 재능을 있음을 뒤늦게 깨닫고 적극적인 관심과 함께 지원에 나섰다.
아빠의 각별한 배려에 최 양은 지난 4월 몽골의 울란바트르에서 개최된 WORLD BALLET GRAND PRIX 콩쿠르 대회에 출전했고, 프리쥬니어 부문에서 영예의 그랑프리를 수상하는 쾌거를 일궈냈다.
최 양은 클레식 발레 ‘돈키호테’라는 작품 중 3막 결혼식에서 여자 주인공인 키트리바리에이션을 맡아 정확한 점프와 포지션을 구사했다.
어린나이에도 불구하고 작품을 완벽하고 당당하게 소화함에 따라 심사위원들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일반인에겐 다소 생소하지만 월드 발레 쿵쿠르는 2017년도 유네스코국제무용콩쿠르연맹 총회를 통해 설립돼 뉴욕, 싱가포르, 도쿄, 상하이, 로마, 마드리드, 오슬로 등 13개 지역 예선을 거쳐 모스크바에서 결선을 치르는 세계적인 페스티벌 대회다.
특히 예술적 재능과 음악적 소양, 연극 요소 등을 두루 갖춘 어린 무용수들에게는 세계 유명 발레학교의 장학혜택과 연수,무용수 선발 등의 특전을 받을 수 있는 등용문이다.
물론 최유주 양의 영광 뒤에는 초등 2학년 때 첫 무대을 시작으로 전국 콩쿠르에서 입상을 했음에도 자만하지 않고 연습에 매진한 결과가 켜켜이 쌓여있다.
올들어 최 양의 수상 경력을 보면 사)대한무용협회 시장배콩클-특상 / 프로발레협회-금상 / 조선대학교콩클– 최고상을 받은 게 이를 방증하고 남음이 있다.
그렇다면 최 양을 지도한 선생님은 누구일까? 궁금하다.
전 광주시립발레단 주역무용수로 활동했던 박선희 씨와 그의 남편 오윤환 씨다.
무용을 하면서 서로 만나 짝꿍이 된 이들 부부는 서구에 광주로얄학원을 차리고 후학양성에 매진했다.
그동안 25년 역사와 전통을 오롯이 지켜오면서 광주 최고의 발레교육기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실제로 로얄학원을 거쳐간 학생들은 한국예술종합학교,이화여대,세종대,한양대,경희대 등 대한민국 유수의 대학으로 진학하고 있다.
특히 박선희 씨는 전국무용제에서 광주가 대통령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안겨준 안무자로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