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질의 최소 단위는 원자다. 모든 우주의 물질은 원자로 이루어져 있다. 원자를 더 잘게 쪼개면 원자핵과 전자가 나오고, 이것들을 더 부수면 쿼크가 나오고…. 그걸 더, 더, 쪼개면 진동하는 초끈이 나온다고 한다. 고대 그리스 사람들도 물질의 최소 단위가 원자라고 주장했다. 대단한 상상력이다.
나는 이 대목에서 새로운 주장을 하고 싶어진다. 원자를 쪼개고 부수고 분석하면 마지막에 진동만이 남는다는 설이 나를 공상으로 이끈다. 이에 빗대어 모든 물질은 바이러스로 이루어진 것이 아닐까 하는 주장을 하고 싶어진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는 그 어디에나 바이러스가 있다. 최근 대유행한 코로나 바이러스는 600만 명의 생명을 앗아갔다. 과학이 발달했다고 해도 바이러스에 대해서 인류는 아직 모르는 것이 많다.
코로나 같은 대재앙을 몰고 오는 바이러스가 보통 5-7년만에 한번 나타난다고 하는데 앞으로는 이 시기가 더 빨라져 평균 3년마다 나타날 수 있다는 설도 있다. 내가 왜 물질은 바이러스로 이루어져 있다는 얼토당토않는 말을 하고 싶은가 하면 우리 인류가 사는 곳, 공기, 물, 음식은 물론 대자연의 어디에나 바이러스가 없는 곳이 없기 때문이다.
잇몸이 부어 치과에 가면 의사는 바이러스가 뭉쳐 있다고 말한다. 피부에 무엇이 도톰이 나서 피부과에 가면 바이러스가 일으킨 것이라고 한다. 당신이 만일 길을 걷다가 보도블럭이 깨진 부분을 헛딛고 넘어져 무릎에 상처가 났다면 그 순간 외부에서 어떤 바이러스가 침투할 수 있다.
심지어는 동물, 식물, 곰팡이, 세균에도 바이러스가 쳐들어가 숙주로 삼는다. 게다가 환경이 변하면 즉각 변이를 일으켜 적응한다. 신출귀몰한 존재다. 현대의학은 어쩌면 이런 바이러스와의 끝없는 전쟁을 하는 것 같기도 하다.
바이러스는 전자 현미경으로 봐야 보일 정도로 눈에 안 보이는 작은 생명체이지만 항상 인류의 방어를 앞선다. 바이러스가 먼저 생겨나고 뒤늦게 인간이 대항력을 개발한다. 지난 4년 동안 지구를 휩쓴 코로나 바이러스가 대표적인 사례다. 바이러스는 독감, 감기, 대상포진, 에이즈, 메르스 같은 병을 일으킨다.
바이러스는 인류의 입장에서 볼 때 공공의 적 1호다. 그러나 바이러스가 다 나쁜 것이냐 하면 그렇지도 않다. 놀랍게도 항생제를 개발하기 위한 내성균과 싸우는 바이러스도 있고, 암을 치료하는 데 쓰이는 바이러스도 있다. 그러나 그런 것은 극히 미미하다.
바이러스는 대체로 인류에 해를 입히는 존재임은 틀림없다. 그런데 왜 무엇 때문에 자연은 이런 바이러스를 내놓는 것일까. 지구 생명체의 균형과 다양성을 위해서라는 설이 있다. 내 식으로 해석한다면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는 늙고 병든 인간을 숙청하기 위해서 나타난 것으로 본다.
코로나에 걸려 사망한 사람은 대부분 70대 이상의 노인들인 것을 보면 짐작할 수 있다. 자연은 코로나 바이러스를 시켜 인간을 보다 건강한 생명체로 재구성하려는 것이 아니었을까.
나는 지난 3월 코로나에 걸려 한 달 동안 힘들게 지냈다. 응급실에 실려 가기도 했다. 시쳇말로 코로나는 장난이 아니었다. 호되게 당했다.
이야기를 바꾸어 그렇다면 바이러스에 시달리는 인간은 지구에서 어떤 존재인가? 만일 지구에 인간 존재가 없다면 지구는 푸른 낙원이 될 것이다. 인간은 지구를 괴롭히고 상처를 입히고 병들게 하는 존재다. 공해물질 배출, 전쟁, 자연파괴, 바다 오염, 이런 게 다 인간이 저지르는 지구 파멸 행위다.
도대체 인간은 지구를 위해서는 아무것도 한 것이 없다. 인간은 지구를 숙주로 삼아 지구를 망치는 거대 바이러스라고 해도 될성싶다. 지구는 인간이라는 악성 바이러스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으니 말이다. 바이러스는 인간을 괴롭히고, 인간은 지구를 괴롭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