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예선 앞두고 문체부 이어 국감까지...축협 '첩첩산중'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24일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 현안질의에서 모르쇠로 일관하다 오히려 ’화‘를 재촉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오는 문화체육관광부가 대한축구협회 감사와 대한배드민턴협회 조사 결과 발표를 한데다 앞으로 실시될 국정감사 증인으로 또 다시 출석하기 때문이다.
축구협회는 질의 내내 자신들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했다. 문체위가 열리기 전부터 국회 요구에 불성실한 자료 제출로 응답하며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의도를 내비친 바 있다.
당시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이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서 그 행태를 지적했으며, 현안 질의가 시작되기 전에도 여러 문체위원들의 입을 통해 개인 정보를 이유로 축구협회가 자료 제출을 소홀히 했음을 비판했다.
질의 시작 후에도 축구협회는 의문점을 해소하려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정 회장은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해 “위법이 없었다”고 힘주어 말했고, 그 예시를 파울루 벤투 감독으로 들며 그와 같은 방법으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과 홍 감독을 선임했다고 말했다.
특히 홍 감독은 이렇다 할 면접 절차 없이 이 이사가 면담으로, 부탁해서 데려왔음을 축구협회 측이 여러 루트를 통해 인정했다.
또한 4선 불출마에 대한 압박에도 정 회장은 침묵에 가까운 답변만 반복했다.
여러 의원이 계속해서 정 회장이 물러나야 할 시기라고 언급해도 “심사숙고하겠다”는 말로 둘러댔다.
자신에게 던져진 다른 의혹에도 정 회장은 ‘확인해보겠다’는 식의 유체이탈 화법을 이어갔다.
이와는 별도로 문체부는 두 단체를 조사해 온 조사팀이 정몽규 축구협회장, 김택규 배드민턴협회장을 조만간 만나 문답서를 받을 예정이다.
이 절차는 그동안 문체부가 조사한 내용이 맞는 지를 각 단체의 수장이 확인하는 것으로 조사를 마무리하는 최종 절차에 속한다,
문체부는 홍명보 축구대표팀 선임 과정에서 공정성 논란이 일자, 절차에 문제가 없었는지를 살피겠다며 지난 7월 중순 축구협회 감사에 착수한 바 있다.
축구협회는 지난 24일 국회에서 제대로 망신을 당했다. 홍명보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을 둘러싼 공정성 논란을 중점적으로 다룬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안질의에서 '동네 계모임보다도 못한 조직'이라는 평가를 들어야 했다.
축구협회 측 증인들은 이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의혹은 더 커졌다.
전강위원에 대한 '카톡 회유 의혹'에 휩싸인 이 기술이사는 거듭된 질의에 압박받더니 울먹거리며 갑작스럽게 사의를 표명했다.
홍 감독은 공개적인 자리에서 의원들에게 집중 난타당한 것만으로도 큰 타격이다.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홍 감독은 30일 10월에 열리는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3·4차전에 나설 선수 명단을 발표한다.
홍명보호는 내달 10일 요르단을 상대로 원정에서 3차전, 15일 이라크를 상대로 홈 4차전을 치른다.
이틀 뒤인 10월 2일 문체부가 홍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한 감사 결과를 중간발표한다. 대표팀에서 리더십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부분이다.
홍명보호는 안팎으로 매우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치러야 한다. 2연전에서 전승을 거둬도 홍 감독의 부정적 이미지는 쉽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 회장은 문체부의 중간발표 뒤 다시 국회로 간다.
10월 7일부터 25일까지 국정감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문체위는 정 회장을 22일 열릴 대한체육회 국감 증인으로 채택했다. 문체위가
홍 감독을 또 부를 가능성도 있다. 이 기술이사의 사퇴가 확정되면 후임도 물색해야 한다.
한편 지난달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금메달리스트 안세영(삼성생명)의 인터뷰로 배드민턴협회의 국가대표 선수 관리, 보조금 집행 등이 비판의 도마 위에 오르자 문체부는 8월 12일 배드민턴협회 조사를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