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오프 토론방>시민운동가 정치참여 어떻게 생각하나-
<온&오프 토론방>시민운동가 정치참여 어떻게 생각하나-
  • 시민의소리
  • 승인 2003.02.15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크고 작은 선거를 치를 때마다 단연코 화두는 '참여'이다. 특히 금년에는 새로 출범하는 노무현 정부도 '참여정부'로 그 얼굴을 정한다고 하니, 바야흐로 '참여의 계절'이 봄보다 먼저 다가온 듯하다. 그 중에서도 가장 논란거리가 되는 것이 '시민사회단체'의 선거참여, 정치참여일 것이다.

요즘 새정부 출범을 앞두고 서울, 부산, 광주 등 많은 지역에서 정당민주화, 인적청산 등을 중심으로 한 정치개혁에 대한 요구와 개혁의 주체세력을 만들기 위한 정치참여에 대해 논의가 활발히 전개되고 있는 것을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내년 총선을 통해 정치인의 '개혁적 물갈이'가 앞으로 5년의 개혁의 성패를 가름할 것이라는 절박함이 앞으로 시민사회단체의 정치 참여에 대한 논란을 더욱 격화시킬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시민사회단체의 정치참여에 대한 논의가 '지식인과 시민사회단체 인사들의 정권 참여'로 좁혀질 때, 국회의원 후보 추천으로 좁혀질 때 '참여'가 왜소하게 되고, 공허한 울림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높아진다. 이건 단지 우려가 아닌 지난 역사를 통해 뼈저리게 경험한 바이다.

더 이상 참여의 주체를 시민사회단체와 지식인, 명망가들이 독점해서는 안 된다. '참여'란 '시민사회'가 '국가'에 개입하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시민사회의 대변자, 대표체로서 시민사회단체의 정치참여가 정당성을 부여받는 것이 아닌가.

'정치'고민보다 시민들의
시민사회운동에의 참여를
실현하는 것이 더욱 우선


시민사회단체의 인사들의 정권참여와 정치참여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더 이상 필요에 따라 국민들에게 참여를 강요하고 동원하며, 대표를 자임하고 인정해 줄 것을 시민사회단체의 이름으로 강제하는 것이 '참여'가 되어서는 안 된다. 지난 대선에서 '국민 참여'의 폭발적 힘에 놀라고, 희망을 찾았다면 우리가 할 일은 국민 참여를 막는 사상의 굴레, 법·제도의 굴레, 불평등과 차별의 굴레를 국민과 함께 깨뜨려 가는 것이 아닐까. 더 많은 민주주의를 실현시키는 운동이 아닐까.

시민사회단체의 정치참여의 본질은 다양성과 개인의 가치가 인정되고 관용하는 다원화된 시민사회를 일구어 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민주적이고 개혁적인 정치인이 길러지는 시민사회, 생산적인 비판과 토론을 통해 주권의지가 형성되는 살아있는 시민사회를 만드는 것, 즉 국민 참여를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시민사회가 국가에 개입할 수 있는 강력한 힘을 만드는 것 말이다.

이렇게 시민사회단체의 정치참여의 요구와 역할이 높아질수록 단체의 현 모습을 확인하고 분명한 방향감각을 세우고 시민, 시민사회, 권력과의 관계를 명확히 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해야할 '당위'로 시민사회단체 현재의 모습을 가리지는 말자. 빛나는 뱃지의 탄생은 시민과의 거리를 멀게 하고, 재정의 어려움으로 가난에 힘들어하는 활동가들의 이직률은 갈수록 높아지고, 전문성과 집행력은 정체와 퇴보를 면키 힘든 게 소수의 단체의 현실은 아닐 것이다.

단체의 현실에 대한, 광주의 시민사회단체의 현실에 대한 고민과 모색, 논의가 먼저 시작되어야 하지 않을까. '정치 참여'에 대한 고민보다 더욱 우선하는 것은 시민들의 시민사회운동에 참여를 실현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시민사회의 대변자, 대표체로서 시민사회단체가 되는 것이 진정한 참여가 아닐까.

70, 80년 항쟁의 시절에 학교에서 거리에서 외쳤던 '투쟁에 동참'을 똑같은 방식으로 '정치참여'를 일방적으로 외치고 있는 것을 아닐까. 원칙과 본 모습과 관계를 다시 생각할 때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