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개혁 국토종단에 나선 전주출신 한의사
언론개혁 국토종단에 나선 전주출신 한의사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03.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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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아 임진각까지 / 해남, 강진, 영암, 나주, 광주를 거쳐 24일 전주도착./ 지역감정 극복과 안티조선 홍보를 위해 국토종단에 나선 이가 있어 화제다. 땅끝마을에서 임진각에 이르는 700여km 대장정을 홀로 감행한 전주의 한의사 한일수(39) 씨가 그 주인공이다. 민중의료와 노동자를 위한 산재직업병 전문 한방병원을 세우는 것이 그의 꿈. '우리모두'(안티조선 사이트)에서 건강상담방의 운영을 맡고 있기도 한 그는 지난 18일 해남의 땅끝마을에서 '언론바로세우기를 위한 국토대종단 출정식'을 갖고 일주일여를 걷고 있다. 땅끝마을을 출발해 해남, 강진, 영암, 나주, 광주를 거쳐 24일 전주에 도착한 그는 25일 가족 및 동료, 그리고 전국에서 그의 국토종단을 격려하는 이들과 함께 집회를 가질 예정이다. 이달 15일 '우리모두'에 개설된 '국토종단실'에는 25일 현재 130여개의 격려글이 오르는 등 네티즌들의 관심과 후원이 계속되고 있다. 홀홀단신으로 출정을 준비하는 그를 위해 안티조선 연대의 김동민 교수와 노혜경 시인을 포함, 전국에서 활동중인 우리모두의 동지들이 땅끝마을을 찾아가 출정식에 함께 했다. 일주일이 지난 지금은 후원계좌가 만들어졌고, 전주와 옥천, 서울에서는 집회도 준비되고 있다. 부인과 두 아들의 격려도 그에게는 더없이 큰 힘이다. 특히 큰아들 한두류(12) 군은 지난해 12월 아버지의 권유로 부산에서 서울에 이르는 국토종단을 먼저 경험한 선배(?). 아버지와 아들이 나누는 애정 넘치는 대화는 읽는 이에게 웃음과 함께 잔잔한 감동을 준다. 한편, 한일수 씨는 '국토종단실'에 하루동안 걸으면서 보고 느끼는 단상을 정리해 매일 올리고 있다. 그가 쓰는 도보통신에는 봄내음 가득한 꽃소식과 함께 문학지망생이었던 한씨의 솔직담백하고 넉넉한 삶의 태도가 그대로 녹아난다. 5월 1일 개원하는 새 한의원을 위해 우석대 부속 한방병원장을 사임한 그는 해남에서 쓴 도보통신 첫 번째 글을 통해 국토종단의 이유를 밝히고 있다. "어설픈 먹물로 살아온 이십여년이었다. 실천도 생각도 말과 사고도 모두 다 어설프고 서툰 나날이었다. 주체적으로 주접을 떨던 그 시간을 그러나 지울 수는 없다. 이제 나의 생으로 허여된 얼마간의 시간을 또 지난 날들처럼 보낼 수는 없다. 더 이상 어설픈 먹물로 살아서는 안된다. 그것은 나 자신에 대한 죄이다. 업보다. 악이다. 그리하여 내 몸뚱아리로 할 수 있는 일을 찾은 것이다. 그것이 국토종단인 것이다. 오로지 내 두 발로 뚜벅뚜벅 걸어갈 수 있는 끝까지를 가보고 싶다. 그것뿐이다..." 개인적인 여망으로 시작했지만 그의 출정의 동기가 이 사회의 현실과 무관하지 않음을 다음 대목에서 보여준다. "조선일보여 나는 네가 불쌍하다. 네 어릿광대짓이 네 허풍스러움이 네 허접한 주접스러움이 나는 못견디게 불쌍하다. 그러나 네가 네 분수에 걸맞지도 않게 큰 힘을 가져 뒷골목의 불량배로 어슬렁거리는 꼴은 더 이상 봐주지 못하겠다. 네 손에 들린 것은 장난감칼이 아니란다. 그것은 사람을 베고 사회를 베며 역사를 베는 진검이란다." 매일 아침 7시쯤 출발해 저녁 6시무렵까지 30여km씩 발걸음을 옮기는 그의 국토종단은 지난해 부산인사모 '김동호' 씨의 전국도보일주에 이어 '우리모두'와 '안티조선'을 결속시키는 큰 힘이 되고 있다. '낡은 의자'(편안한 느낌이 좋아 택했다는)라는 아이디를 '걷는 의자'로 바꾼 그의 도보일정은 다음달 1일게 충북 옥천을 지나, 다음달 9일 서울, 12일에 임진각을 끝으로 마무리될 예정이다. 목적지를 향한 내딛는 그의 발가락엔 하루가 다르게 물집이 잡힌다. 그러나 즐겁다. 그의 하루를 지켜보고 있는 전국의 동료들이 있고, 힘겨울 때 가슴 한켠에서 생긋 웃으며 지켜줄 가족이 있으며, 봄기운 무르익는 자연이 있다. "즐겁게 끝까지". 그의 핸드폰 초기화면에 적힌 문구다. ▲출정식 고사문 유세차 신사년 이월 스므 나흐레(양력 삼월 열 여드레) 전주 효자동에 사는 의생 한일수는 전남 해남군 송지면 갈두리 땅끝마을 토지신과 앞으로 걸어나갈 국토 곳곳에 계신 신령님들과 민주화와 통일, 민족의 자주를 위해 산화하신 민주영령들께 삼가 고하나이다. 어즈버, 신령님들이시어. 태초에 하늘이 열리고 국조 단군이 신단수 아래 나라를 새운 이래 어진 백성이 한반도에서 살아왔나이다. 그러나 국운이 쇠하고 간악한 도적이 나라를 강탈하매 치욕의 식민시절의 보냈으니 참으로 피를 토하며 부끄러워 할 일입니다. 다행이 광복을 맞았으나 다시 강토는 둘로 나뉘고 동족이 상잔하는 전화를 겪어야 했습니다. 이후로 남한에서는 차례로 독재자들이 권력을 쥐고 이 땅의 민중을 간농하고 탄압해 온 지 어언 오십여년, 수많은 희생과 눈물이 투쟁과 산화가 잇따랐습니다. 이제 해방 후로 벌써 오십 오년을 보냈지만 아직 통일은 멀기만 하고 이 땅의 진정한 민주화는 요원하기만 합니다. 저희가 한마음으로 뜻을 모와 독재권력과 싸운 끝에 거대권력의 독재는 스러졌으나 사회 부분마다 스미어 이윽고 강고해진 저 그릇된 기득권 세력들은 갈수록 그 힘이 강성해지고 있나이다. 그 중에서도 언론권력을 잡은 자들이 불의를 정의로 왜곡하며 사견을 여론으로 조작하고 통일과 민주와 평등의 가치를 가리고 호도하여 타매하는 것입니다. 대전에서 나고 전주에 사는 불초 한모는 이에 그릇된 언론권력의 대표격인 조선일보의 과오를 바로잡고 제가 태어난 조국의 산하를 두루 밟아보고자 하는 일념으로 아제 국토종단에 나서고자 하옵니다. 여기 모인 이들은 조선일보의 망령된 소행을 바로잡자는 단심으로 국토 곳곳에서 떨쳐 일어나 모인 이들이오니 그 성심을 어여삐 여기사 부디 저희의 마음이 이루어지도록 도우소서. 그 뜻을 갸륵히 여겨 때가 되어 새 꽃잎이 돋듯 이 땅에 새로운 기운이 가득하게 하소서. 이 땅의 모든 이들이 언론권력의 광태를 똑똑이 깨달아 정론직필이 바로서도록 인도하소서. 하시어 마침내 가고 오는 길에 탈 없이 안전하게 끝까지 걷도록 도와주소서. 이제 저희 모두의 정성을 모아 바치는 술 한 잔을 받으시매 갸륵히 여기소서, 이루게 하소서. 상향 *후원하고자 하는 사람은 우리모두 재정소위의 후원계좌를 이용하면 된다. (외환은행 126-18-36544-0 예금주:배인수(재정소위)) 최성욱 기자 killusa@hanmail.net 기사제공: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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