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미래에 희망이 있는가 <정 담 참여자치 대표>
광주 미래에 희망이 있는가 <정 담 참여자치 대표>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03.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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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의 장래에 희망이 있는가? 이건 우문이다. 오늘날 복잡한 광주의 현실을 생각할 때 답이 간단할 리 없다. 이런 경우 실마리는 좀 다른 시야를 통해 찾아질 수 있을 것 같다. 역설적이지만 요즘 광주가 안고 있는 제반 문제들이 이대로는 쉽게 풀어질 수 없다는 현실, 때문에 민초들이 발벗고 나서고 있다는 사실이야말로 광주의 미래에 대한 희망의 단서라는 것이다. 광주는 지금 들끓고 있다. 도청이전 반대와 시도 통합 목소리가 거칠게 쏟아지고 있다. 공항이전이나 상무쓰레기 소각장, 경기침체 등에 대한 해결책은 난망해 보인다. 이런 난마처럼 얽힌 시정의 현주소는 어쩌면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른다. 여러 정책결정 과정들이 주민의사 또는 자치적 욕구에 기초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시민의견 보다는 특정 집단의 독점적 의사결정 구조가 엄존하는 현실 때문이다. 따라서 쉽게 결말이 내려지는 것 자체가 오히려 더 큰 문제일 수 있다는 관점에서 오늘의 광주를 바라보며 희망을 말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상황이 얽히고 시민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분출하고, 그래서 각계의 고민과 참여의지가 확인될 수 있는 상황, 이것으로부터 광주의 미래와 희망을 이야기할 단초를 찾아보자는 것이다. 광주전남지역 선출직 정치인 가운데 진정으로 주민의 대표임을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이들이 과연 얼마쯤 되는가? 이는 민주당으로부터 자유로운 정치인이 과연 어느 정도인가라는 질문과 맞닿아 있다.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민주주의의 핵심인 주민은 소외되어 있고 몇몇 정치인들만이 나서서 이 눈치 저 눈치 살펴가며 시대와 상황에 따라 교묘히 말을 바꿔가며 내놓은 방안들이 과연 주민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겠는가. 도대체 누구를 위한 것인가. 그 방안들이 광주시민, 더 나아가 광주 전남의 미래를 밝혀줄 대안인가. 그렇지 못하다는 사실을 간파하는 것쯤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시도통합이나 도청이전문제만 해도 그렇다. 어떤 이는 찬성하고, 어떤 이는 반대하고, 또 어떤 이들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자주적으로 의견을 모으는 노력은 보이지 않는다. 이들을 믿고 이들에게 대책을 맡기고 이들이 생산하는 정책에 따를 수 있겠는가. 불행하게도 아니라는 것을 오늘 광주의 현실은 직감적으로 보여준다. 상황이 이렇기 때문에 이제는 이 땅의 주인인 주민들이 나서서 광주의 현안들에 대해서 통론하고 인식의 지평을 확대하고, 결정이 쉽지 않을 때는 주민투표라도 해야하는 시점이 되었다. 우리들의 문제에 우리가 직접 나서지 않으면 아무도 해결해 줄 수 없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도청이전과 광주전남 통합문제를 둘러싸고 들끓고 있는 금남로는 바로 그런 증거이다. 호남은 역사적으로 가장 자주적이고 가장 민족적인 성격을 가진 지역이다. 역사이래 외세와 결탁해 반민족적 행위를 한 적이 없을뿐더러 국난을 당하거나 어려움에 처할 때는 자주적으로 분연히 일어나 저항과 희생을 마다하지 않았으며 외세에 결연히 맞서 싸웠다. 이것은 주민이 주인되는 자치의 역사와 토양에 가장 적합한 곳이 광주임을 증명하는 것이다. 여기에 씨를 뿌리고 잘 가꾸어 나간다면 광주는 경제적으로 풍요롭진 않더라도 민주적이고 인도주의적이며 자치적이며 자주적으로 발전해가지 않겠는가. 80년 오월 광주민중항쟁은 한국 현대사에서 자치의 가능성을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대동세상을 이뤘다. 그때 광주는 모든 것이 민주적이었고 모두가 참여하였다. 오늘의 광주를 돌아보며 5월을 다시 기억할 일이다. 그리하여 미래의 희망을 찾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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