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혁신체계와 관련, 지역언론에 대한 부정시각의 주요이유는.
▲무엇보다 언론본연의 의제설정능력에 대한 회의다. 지난해까지 광주시와 전남도를 뒤흔들었던 전남도청 이전문제만 봐도 그렇다. 결국 선거가 끝나고 아무 일 없다는 듯 조용해졌다. 도시발전과정에서 도심공동화의 문제가 있을 수 있고 언론은 그에 따른 문제를 지적할 수 있다. 그러나 광주일보가 자사이기주의에 근거한 의제설정과 이후 시도민을 혼란으로 몰아갔다는 의혹을 받는 사례를 보더라도, 지역언론에게 과연 지역미래발전의 주체역할을 맡길 수 있는지 회의가 드는 것이다.
- 최근 문화수도와 관련한 언론보도도 마찬가지인가.
▲대통령이 '문화수도'를 언급한 뒤 또다시 이 지역은 혼란이 일고 있다. 중앙정부의 한마디 한마디에 따라 지방 행정이 즉흥적으로 요동치고 이를 부추기는 게 지역 언론이었다. 특히 최근 박광태 광주시장이 전남도청사 뒤편에 퐁피두센터를 건립하겠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 광주일보가 적극 찬성하고 나선 모습 역시 지역의제의 사유화라는 혐의를 벗기 어렵다.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신문이 그렇게가니 다른 신문들이 그 뒤를 따라가고 있는 것 아닌가. 이래선 지방분권과 혁신의 설계자와 사령탑으로 설 수 없다.
지역언론이 지역혁신체계 주체될 수 있나
의제설정, 역량 등 자격 검증과정 거쳐야
- 올 들어 지역 신문들이 한국신문협회와 전국신문협의회로 나뉘었다. 이와 지역혁신체계와 관련지어 볼 수 있나.
▲당초 정부의 지역신문에 대한 지원문제만으로 시작했던 것 같지만, 현재로선 지역혁신체계 참여의 주도권을 놓고 양측이 힘겨루기로 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주목할 것은 기자협회의 주도로 최근 언론지원법안 최종안이 만들어졌는데, 지역언론발전위원회를 독립위원회가 아닌 문화관광부 직속으로 두려고 했다는 점이다. 언론의 독립성은 뒷전으로 밀리고, 오직 확실한 지원을 받기 위한 것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 지역 언론(신문)에 대한 현실진단을 한다면
▲지역민들은 지역언론을 외면하고 있다. 지역언론들은 전국지들의 독과점을 탓하지만, 이는 자초한 결과일 뿐이다.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지역언론을 외면하는 이런 역설이 어딨나. 그럼에도 지역언론들은 정면돌파를 통해 극복하려 하지 않고, 자꾸만 꼼수를 내려하고 있다.
- 결국 정부의 주요정책이기에 지역혁신체계는 구성될 것이고, 그 안에 언론의 몫은 돌아갈 것 같다. 이를 예상하고 지역사회가 할 일은 무엇인가.
▲지역균형발전은 사실 대통령의 몫이 아니다. 결국 각 지역의 사람이 중요한데, 논의의 주체가 건강한 사람으로 모여야 건강한 논의가 된다는 것이다. 나눠먹기로는 희망이 없다. 요즘보면 중앙정부에선 지역언론의 현실을 모르거나, 알면서도 부담을 우려해 건드리지 않는 것 같다. 그러나 꼭 그들이 주체가 돼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이들에 대한 점검과정을 반드시 거치도록 작은 언론이나 시민사회가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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