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작 위해 공직 마감합니다”
'엽관인사'지목 송선태위원 고별사
“새로운 시작 위해 공직 마감합니다”
'엽관인사'지목 송선태위원 고별사
  • 시민의소리
  • 승인 2003.07.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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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선태 광주시의회 전문위원 10일 공직사퇴>


지난해 9월 박광태 광주시장으로부터 '엽관주의 인사는 정치인과 함께 나가야 한다'며 '엽관인사'로서 사퇴압력을 받았던 88년 광주청문회 TV생중계 숨은 일꾼 송선태(48) 광주시의회 전문위원(4급)이 10일 사직서를 제출하고 국회보좌관 8년, 시의회 전문위원 8년 공직생활을 마감했다.

송 전문위원은 '엽관인사'에 이어 자신의 사퇴를 둘러싼 각종 설왕설래를 의식한 듯 이날 '공직을 마무리하면서'라는 자신의 입장을 밝힌 팩스를 통해 "조용히 떠나는 것이 탈연(脫然)한 도리이려니 여겼으나 외압에 의한 사퇴 또는 서울 진출, 총선 출마준비 등 불필요한 오해의 논란이 있어 몇 말씀을 기록하고자 한다"며 각종 설을 일축하고 "온전한 개인적인 결단"에 따른 사퇴임을 밝혔다.

송 전문위원은 "새로운 시작을 위해 공직을 마감하려는 것은 이 시대의 거대담론이며 시대정신인 사회개혁에 투신하기 위함이며 전진 할 수 있는 우리민족의 희망을 위해 조그마한 힘이나마 보태기 위해서"라며 이후 "분권과 참여를 통한 국민통합과 균형발전 영역에서 역할을 찾겠다"고 피력했다.

"80년 5.18 부채의식에서 벗어나 동지들과 함께 할 것"
지난해 박 시장으로부터 '엽관인사 사퇴' 압력 받기도


송 전문위원은 자신의 공직생활 중 국회보좌관 진출을 회고하며 "80년 5.18 당시 전남대 총학생회 (비밀)기획실장으로서 초기 항쟁의 총괄기획을 담담한 이후 5월 영령들과 생사를 함께 하지 못한 마음의 부채로 안고 살아왔다"며 "88년 13대 국회에서 광주특위가 설치돼 자 광주청문회 전국생중계를 통해 광주 항쟁의 진실을 전국과 세계에 공개 할 수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여의도 행을 택했었다"고 당시 광주지역 재야운동권의 조직적 결정에 따른 첫 파견을 전했다.

송 전문위원은 광주시에 대해 "대다수 공직자들이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국리민복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음에도 적절한 평가를 받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정보화, 지역분권,참여시대에 공직자들이 넘어야 할 작은 산"이라고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시의회에 대해서는 "제도와 틀은 확립됐으며 시의회 개혁을 위한 운영의 묘만 남은 것 같다"고 진단했다.

송 전문위원은 향후 거취에 대해 "아직은 아무런 계획이 없다. 5월의 부채의식이라는 차에서 내려 걸어서 민주화와 사회운동을 하고 있는 동지들과 공동보조를 맞출 것"이라며 "특정 자리를 보장 받았거나 보직을 맡을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외압, 청와대 진출, 총선출마용 사퇴는 오해"


한편 이날 박 시장은 송 전문위원으로부터 직접 사직입장을 전해듣고 "시의회 발전을 위해 계속 도와주실 줄 알았는데 이렇게 빨리 나갈 줄 몰랐다. 어디에 가더라도 광주의 발전에 큰 힘이 되어 주기 바란다"며 서운함 감정을 밝힌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송 전문위원은 전남 고흥 출신으로 75년 전남대 국문과에 입학 한 후 80년 당시 전남대 총학생회 비밀간부로 5월 항쟁을 주도하다가 80년 8월에 내란죄와 계엄법 위반으로 붙잡혀 2년여 동안 투옥되기도 했다.

출옥 후 송 전 전문위원은 5월 관련단체와, 민주헌법쟁취 광주전남국민운동본부에서 핵심간부를 맡아오다가 88년 정상용 전 평민당 의원의 보좌관으로 발탁돼 국회보좌관, 96년 광주시의회 전문위원 등으로 공직생활을 해오며 광주항쟁의 법적 제도적 장치, 광주시의회 기틀 마련 등에 힘써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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