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보, '농암(聾岩)에 올아보니'
이현보, '농암(聾岩)에 올아보니'
  • 김주석
  • 승인 2006.05.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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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석 시조시인
농암(聾岩)에 올아보니 노안(老眼)이 유명(猶明)ㅣ로다
인사(人事)이 변한들 산천(山川)이야 가샐가
암전(岩前)에 모수모구(某水某丘)이 어제 본 듯 하예라

- 이현보 (1467~1555)

@ 농암: 이현보의 고향 경상도 예안군 분강(汾江)가에 있는 바위. 귀머거리바위. 이현보의 호이기도 함.
@ 유명: 오히려 밝음.
@ 모수모구: 이 물과 저 언덕.


* 우리 시조를 보면 자연과 인간이 대비되는 가운데 자연은 영원한 것으로 인간은 유한한 존재로 표현되는 작품들이 꽤 있다. 이 작품도 바로 그런 예작 중의 한 편이다.

우리의 본향은 '자연'이었다. 그리하여 인간이 돌아갈 곳은 '자연'이었으며 이때의 자연은 '애초 변하기 이전의 순수한 상태', '욕심없던 상태', '세상칼날에 휘둘려 베이지 아니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이현보 역시 관직을 거절하고 고향 예안으로 내려와 자신의 유년 시절을 담담히 떠올리며 자신의 마음을 추스르고자 이 시조를 지어낸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김주석 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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