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석 시조시인
마음이 어린 후이니 하는 일이 다 어리다만중운산(萬重雲山)에 어느 님 오리마는
지는 잎 부는 바람에 행여 긘가 하노라
- 서경덕 (1489~1546)
@ 어린: 어리석은.
@ 만중운산(萬重雲山): 겹겹이 둘러싸인 아주 깊고 높은 산중.
* 점잖은 기다림의 시조다. 그러나 그 속은 부산하다. 바짝바짝 마른다. 이러한 자신의 마음속은 스스로도 어찌하지 못하여 '지는 잎'에도 '부는 바람'에도 대구 들썩거린다. 인기척으로 착각하는 것이다.
황진이를 은근히 기다리며 쓴 시조로 알려져 있다. 사람을 기다리는 일이 이처럼 애타는 일이라는 것은 역으로 사람에게 다가가는 일이 그만큼 쉽지 않다는 것을 말해준다고도 볼 수 있다.
/김주석 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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