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석 시조시인
비는 온다마는 님은 어니 못오는고 물은 간다마는 나는 어이 못가는고
오거나 가거나하면 이대도록 그리랴
* 비의 ‘온다’는 속성과 물의 ‘간다’는 속성을 재치 있게 님과 나의 이별 상황에 잇대어놓았다.
‘온다’는 것은 님이 내게로 가까이 이르기를 바라는 소극적인 자세로서의 ‘기다림’이고 ‘간다’는 것은 나로부터 떨어져 있는 님이 있는 먼 곳을 향해 내가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것일 텐데 이 시조에서는 이도저도 아니다.
오지도 못하고 가지도 못하니 결국 커져만 가고 더해만 가는 것은 ‘그리움’이리라. 오늘날 우리의 분단 상황도 바로 이런 것은 아닐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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