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석 시조시인
천한(天寒)코 설심(雪深)한 날에 님 찾으러 천상으로 갈 제
신 벗어 손에 쥐고 버선 벗어 품에 품고 님뵈곰뵈 곰뵈님뵈 천방지방(天方地方) 지방천방(地方天方) 한번도 쉬지 말고 허위허위 올라가니
각별이 벗은 발은 아니스리되 념의온 가슴이 산득산득하여라
@ 천한(天寒)코 설심(雪深)한 날에: 날씨는 차고 눈은 깊은 날에.
@ 산득산득: 갑자기 사늘한 느낌이 자꾸 드는 모양.
* 이 시조는 참으로 마음 사늘하게 하는 시조다. ‘산득산득하여라’에서는 그만 마음 내려앉는다.
궁금증은 ‘천상(天上)’에 집중된다. 그저 ‘고산(高山)’이나 ‘고봉(高峰)’ 같은 높은 곳이라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이 시어를 ‘죽은 님이 가 있는 곳’ 곧 ‘저승’이 아니겠는가 하고 추리해 본다.
그리하여 이 시조는 읽는 이의 마음을 사뭇 애잔하게 만든다. 아마도 시적 화자는 님 보고픈 마음에 실신하듯 에도는 마음을 지니며 살았던 사람이 아니었을까 짐작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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